사실관계
의뢰인은 고소인으로부터 오래전 발행된 주권 230매의 현금화를 위임받아 보관하던 중, 고소인의 반환 요구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하였습니다.
고소인은 이 주권이 진본이고, 현금화를 위해 의뢰인에게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교부하였는데 상당한 시일이 지나도 현금화가 되지 않아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의뢰인이 이를 거부하여 횡령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의뢰인은 고소인과 체결한 위임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위임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경비를 보상받기 전에는 주권을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횡령죄의 전제가 되는 '위탁관계'가 이 사건에서 성립하는지, 그리고 그 위탁관계가 형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억울하게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의뢰인은 저에게 조력을 요청하였습니다.
조영준 변호사의 조력
저는 본 사건이 횡령의 구성요건 중 ‘보호할 가치 있는 위탁신임관계’가 인정되는지를 정면으로 다투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주권 자체의 진위와 고소인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검증하는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우선 위임계약의 체결과 주권 교부, 반환 요구에 이르는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에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기준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핵심 논리를 중심으로 방어를 진행하였습니다.
- 주권의 위조 여부에 관한 객관적 자료 정리
발행회사의 신주 발행 내역상 발행된 주권번호의 범위와 이 사건 주권의 번호를 대조
주권상 주주 기재와 발행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주권이 상당수 있다는 점
구주권을 신주권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회수된 주권의 번호 범위와 이 사건 주권의 번호를 대조
- 고소인의 진본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점 지적
고소인이 이 사건 주권이 모두 진본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 고소인도 주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 소명
고소인 관련 다른 사건에서 동종 주권이 위조된 것으로 판시된 점
발행회사가 구주권은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의 안내를 게시하고 있다는 점
고소인이 주권을 이용해 금전을 빌리려 했을 뿐 현금화를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 위탁신임관계의 보호가치 부정
위조 또는 불법 유통되어 경제적 가치가 없는 주권을 매개로 한 위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신임관계로 볼 수 없다는 법리 주장
저는 위와 같은 내용을 "주권의 진위와 고소인의 인식, 위탁관계의 보호가치"라는 세 단계 구조로 정리하여 검사를 설득하였습니다.
결과
검사는 최종적으로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사는 발행 내역과 대조할 때 이 사건 주권 230매가 모두 위조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고소인이 진본임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고소인 관련 다른 판결과 발행회사의 안내, 고소인의 행동 등을 종합할 때 고소인도 이 사건 주권이 위조 또는 불법 유통되어 경제적 가치가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의뢰인과 고소인 사이에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위탁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반환을 거부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의 전제가 되는 위탁관계가 부정되어 불기소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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