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법원에서 등기가 왔습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소장’이라고 적혀 있고, 내가 피고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소송을 당했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장을 받으면 바로 돈을 줘야 하나요?”
“상대방 주장이 사실과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서는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나요?”
먼저 알아둘 점은 소장을 받았다고 해서 상대방의 주장이 사실로 확정된 것도,
이미 소송에서 패소한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법원에 공식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절차가 시작된 만큼, 소장을 받은 직후부터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합니다.
1. 가장 먼저 ‘무엇을 요구하는 소송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소장을 받으면 우선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청구취지는 상대방이 법원에 원하는 재판 결과이고, 청구원인은 왜 그런 결과를 요구하는지에 관한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피고는 원고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겠습니다.
이때 5,000만 원이라는 금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상대방이 왜 내가 그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는 대여금 청구인지, 투자한 돈을 반환하라는 것인지,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인지에 따라 실제로 다투어야 할 쟁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장을 받았다면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어떤 이유로 요구하고 있는지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2. 상대방 주장을 무조건 전부 부인하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장을 읽으면서 상대방의 주장을 크게 인정하는 사실, 사실과 달라 부인하는 부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으로 나누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사실 자체는 맞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이를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사업에 투자받은 돈”이라고 주장한다면 핵심은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그 3,000만 원의 법적 성격이 대여금인지 투자금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받은 사실까지 무조건 부인하면 정작 소송에서 다투어야 할 핵심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장에 적힌 내용을 처음부터 모두 부인하기보다는 어떤 사실은 인정하고, 어떤 사실을 다투어야 하는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소장만 읽고 상대방의 주장을 파악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장과 함께 계약서, 계좌이체 내역,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영수증 등 여러 증거가 제출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내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도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서, 입금내역, 영수증,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녹취파일 등 사건과 관련된 자료가 있다면 가능한 한 원본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문자나 카카오톡은 일부 메시지만 떼어놓고 보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대화 내용의 앞뒤 맥락이 무엇인지, 언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4. 답변서는 언제까지 제출해야 할까요?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려면 원칙적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소장을 받았다면 우선 실제 송달일을 확인하고 답변서 제출기한을 계산해야 합니다.
답변서도 단순히
“억울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라고 적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원고의 청구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소장에 기재된 사실 중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부인하는지, 부인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없이 막연하게 “전부 부인한다”고만 작성하면 이후 재판에서 다시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정리해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답변서를 빨리 제출하는 것만큼 어떤 내용을 담아 제출할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5. 상대방과 합의 중이라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될까요?
소장을 받은 뒤 상대방과 합의를 논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만 지급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
“합의하면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지 않겠다.”
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 사이에서 합의를 논의하는 것과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절차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원 절차가 자동으로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상대방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법원에 소취하가 이루어졌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합의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답변서 제출기한이나 법원의 다른 절차를 그대로 넘기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부터 급하게 쓰지 마세요
저는 민사소송의 소장을 검토할 때 바로 답변서 문장부터 작성하기보다는 먼저 사건의 구조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청구하고 있는지, 어떤 사실을 근거로 청구하는지, 그중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 것인지, 양측이 각각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법원에서 받은 소장과 첨부자료 전체를 함께 살펴보고,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계약서와 입금내역, 상대방과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이메일 등도 시간순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송에서는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던 메시지나 송금내역 하나가 쟁점을 판단하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일부만 편집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원본을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장을 받으면 상대방에게 바로 돈을 지급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소장을 받았다는 것은 상대방이 법원에 청구를 제기했다는 의미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청구 내용과 근거를 확인한 뒤 대응해야 합니다.
Q. 상대방 말이 전부 거짓이라면 답변서에 ‘전부 부인’이라고만 쓰면 되나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실이 다른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과 실제로 다투어야 할 사실을 구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답변서는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나요?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 원칙적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정확한 송달일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대방과 합의하고 있는데도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나요?
합의 협의와 법원 절차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실제 소취하 등 절차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합의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원의 제출기한을 넘기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30일’과 ‘증거’부터 확인하세요
갑자기 민사소송의 피고가 됐다고 해서 이미 패소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장을 받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소장을 언제 송달받았는지 확인하고, 상대방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파악한 뒤, 인정할 사실과 다툴 사실을 구분하고 양측의 증거를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답변서 제출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소장을 받은 상태에서 오랫동안 방치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반대로 이미 30일이 지났다고 해서 무조건 모든 대응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현재 재판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부터 확인한 뒤 그에 맞는 대응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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