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당직 간호사가 몰래 빼돌린 프로포폴이 뒤늦게 재고 차이로 드러났을 때, 병원 입장에서는 "직원 개인의 일탈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직원의 절도·횡령과는 별개로, 병원이 마약류를 도난당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했는지를 독립적으로 따집니다.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 별개로, 병원은 저장시설 관리와 종업원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직원의 절도가 왜 병원의 행정책임으로 이어지는지, 처분을 피하거나 줄이려면 평소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프로포폴 도난, 책임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이유
병원에서 프로포폴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법적으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절차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하나는 훔친 직원 개인에 대한 형사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마약류를 보관하고 있던 병원 자체에 대한 행정책임입니다. 두 책임은 요건도 다르고 책임을 지는 주체도 다릅니다. 직원의 형사책임은 그 사람이 실제로 절취·횡령·부정사용을 했는지를 따지는 것이고, 병원의 행정책임은 병원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관리의무를 다했는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병원 쪽이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해고 조치까지 마쳤으니 병원은 더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관할청 입장에서는 직원의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애초에 그 직원이 프로포폴에 손댈 수 있었던 관리 체계의 허점 자체를 별도로 심사합니다. 직원이 구속되고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병원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 둘을 분리해서 보지 않으면, 형사 대응에만 집중하다가 행정처분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직원의 형사책임과 병원의 행정책임은 근거 법조문과 판단 대상이 다른 별개의 절차이며, 하나가 끝났다고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직원이 지는 형사책임 — 절도인지 업무상횡령인지부터 갈린다
훔친 직원의 죄명은 그 직원이 프로포폴에 대해 어떤 지위에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사로서 마약류관리자로 지정되어 프로포폴을 조제·수수·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던 사람이 자신이 보관하던 약품을 빼돌렸다면, 이는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에 해당합니다.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타인(병원)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로, 단순횡령보다 무겁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반면 프로포폴 관리 권한이 전혀 없는 직원이 잠긴 보관함이나 다른 사람이 관리하는 장소에서 몰래 가져갔다면, 타인의 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형법 제329조의 절도죄가 성립하고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프로포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어, 마약류취급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를 소지·소유·사용·관리하는 행위 자체가 별도의 범죄입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사용·관리·수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제6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즉 프로포폴을 훔친 직원은 절도 또는 업무상횡령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실체적으로 경합해 함께 처벌받는 구조입니다.
마약류관리자(약사) 등 보관 권한이 있던 사람 —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보관 권한이 없던 직원 — 절도(형법 제329조),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공통 — 무자격자의 향정신성의약품 취급(마약류관리법 제4조제1항·제61조제1항제5호),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병원이 원래 갖췄어야 할 관리의무 — 저장시설부터 종업원 감독까지
병원의 행정책임을 따지는 근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3항입니다. 마약류취급자는 의료용 마약류의 도난 및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그 구체적 내용은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의2에 나열되어 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잠금장치가 설치된 장소에 저장해야 합니다. 둘째, 저장시설은 마약류취급자 또는 지정된 종업원 외에는 출입시켜서는 안 되고, 주 1회 이상 점검해 점검부를 작성·비치하고 이를 2년간 보존해야 합니다. 셋째, 종업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 도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세 번째 의무, 즉 종업원 지도·감독 의무가 바로 이번 사안의 핵심입니다. 직원이 프로포폴을 훔쳤다는 사실 자체가, 뒤집어 보면 그 병원의 종업원 감독 체계에 구멍이 있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잠금장치가 형식적으로만 설치되어 있었다거나, 특정 직원에게 비밀번호나 열쇠가 사실상 상시 노출되어 있었다거나, 점검부가 실제 점검 없이 사후에 일괄 작성되었다면, 관할청은 이를 관리의무 위반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접근권한을 최소 인원으로 제한하고, 점검부를 실제로 주 1회 이상 작성해 왔으며, 정기적으로 직원 교육을 실시해 왔다는 기록이 있다면 관리의무를 다했다는 유력한 항변 자료가 됩니다.
관리 소홀로 병원이 받는 처분 — 업무정지 1개월부터 시작
병원이 이 관리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관할 허가관청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제1호 서목에 따라 마약류 취급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정지 기간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총리령이 정하는 행정처분기준(시행규칙 별표)에서 구체화되는데, 관리의무 위반의 1차 처분은 업무정지 1개월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1개월부터"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위반의 경위와 정도, 도난된 프로포폴의 수량, 병원 측의 평소 관리 수준에 따라 정지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고, 짧은 기간 안에 같은 유형의 위반이 반복되면 처분 수위가 가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그 기간 동안 병원은 마약류 취급 업무 전부 또는 일부를 할 수 없게 되어,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수면내시경·미용시술 등 진료 자체에 차질이 생깁니다. 또한 제44조 제4항에 따라 허가관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 대한 처분 사실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해야 하므로, 처분 사실이 보험 심사 등 다른 행정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명 이상의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있는 의료기관이라면 제33조에 따라 별도로 마약류관리자(약사)를 두어야 하는데, 이 마약류관리자를 아예 두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면 그 자체로 또 다른 위반 사유가 겹쳐 처분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업무정지는 1개월에서 그치는 처분이 아니라, 도난 규모·관리 수준·반복 여부에 따라 늘어나는 출발점이다.
도난을 알게 된 순간 해야 할 일 — 사고마약류 보고의무
프로포폴 도난을 인지한 병원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절차가 사고마약류 보고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소지하고 있는 마약류에 대해 분실 또는 도난 사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해당 허가관청에 그 사유를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기한은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에 명시되어 있는데,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5일 이내에 보고서와 이를 증명하는 서류(도난의 경우 수사기관 발급 서류)를 갖춰 제출해야 합니다.
이 보고를 게을리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하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업무정지 사유가 됩니다. 제44조 제1항 제1호 차목은 제12조를 위반해 보고하지 않거나 사고 마약류를 임의로 폐기한 경우를 별도의 정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도난 자체에 더해, 도난을 알고도 늑장 보고하거나 자체적으로 조용히 덮으려 한 정황까지 더해지면 처분 사유가 두 겹으로 쌓이는 셈입니다. 직원의 절도를 인지한 순간부터 내부 조사와 경찰 신고, 관할청 보고를 병행해서 진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난을 인지한 즉시 — 수사기관에 신고해 사고 사실을 증명할 서류를 확보
안 날부터 5일 이내 — 허가관청에 사고마약류 보고서 제출
병행해서 — 재고 대장·점검부·CCTV 등 관리 실태를 뒷받침할 자료 정리
감독 소홀 여부를 가르는 기준 — 관할청이 실제로 보는 지점
같은 도난 사고라도 병원마다 처분 수위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관할청이 도난이라는 결과 자체보다 그 이전의 관리 체계를 들여다보기 때문입니다. 우선 저장시설의 물리적 요건, 즉 시행규칙 제26조가 정한 대로 잠금장치가 실제로 작동하는 상태였는지, 접근 가능한 인원이 규정대로 제한되어 있었는지를 봅니다. 다음으로 점검부가 형식적 서류가 아니라 실제 점검 이력을 담고 있는지, 재고 수량과 실물이 정기적으로 대조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고 발생 이전에 유사한 지적이나 재발 이력이 있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병원 내에서 프로포폴 관리 담당자가 사실상 한 명뿐이고 그 사람의 부재 시 접근 통제가 느슨했다면, 이는 종업원 감독 체계 자체의 허점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이중 승인 절차(사용 시 두 명 이상 확인·서명)를 운영해 왔고, 재고 불일치가 발생하면 즉시 대조하는 절차가 있었으며, 문제의 직원이 그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상당히 치밀한 방법을 썼다는 사정이 소명된다면, 병원의 관리 수준 자체는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직원이 마음먹고 훔쳤다"는 사실만으로 병원의 책임이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직원이 통제를 뚫을 수 있었던 이유가 관리 체계의 결함 때문인지 아닌지가 관건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
점검부를 형식적으로 채워 넣는 병원이 여전히 많습니다. 실제로는 주 1회 점검을 하지 않으면서 서류상으로만 매주 도장을 찍어두는 경우, 사고가 터지면 이 점검부가 오히려 허위 작성의 증거로 작용해 처분을 더 무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마약류관리자를 지정해야 하는 규모의 병원인데도 이를 두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나면, 도난 자체와 마약류관리자 미지정이라는 두 가지 위반이 함께 문제됩니다.
실제로 2026년 하반기 서울시가 프로포폴 취급 의료기관 125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획점검에서는 26곳에서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 위반, 사용기한 경과 사용, 사고마약류 폐기 규정 위반, 저장시설 점검부 작성 위반 등이 함께 적발되어 경고·업무정지·과태료·고발 등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특히 최근 2년 안에 한 번 적발된 기관 중 상당수가 재차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 번 지적받은 뒤 서류상 형식만 정비하고 실제 운영은 바뀌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재적발은 처분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요소이므로, 지적 사항이 있었다면 서류뿐 아니라 실제 절차까지 함께 바로잡아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작성된 점검부와 미지정 마약류관리자는 사고 발생 시 관리 소홀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어 처분 수위를 오히려 끌어올린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이 몰래 훔친 것인데도 병원이 책임을 지나요?
A. 직원의 형사책임과 병원의 관리의무 위반 책임은 별개입니다. 직원을 고발하고 해고했더라도, 병원이 저장시설 관리나 종업원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평가되면 그 사실만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업무정지 1개월이면 실제로 얼마나 큰 영향이 있나요?
A. 정지 기간 동안 해당 병원은 마약류 취급 업무 전부 또는 일부를 할 수 없어 수면내시경 등 프로포폴을 쓰는 진료에 차질이 생깁니다. 또한 처분 사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되어 다른 행정절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도난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조사하면 안 되나요?
A. 사고마약류 보고는 법에서 정한 의무이며, 안 날부터 5일 이내에 관할 허가관청에 보고해야 합니다. 보고 자체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하면 그 자체로 별도의 업무정지 사유가 되어 처분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직원은 절도죄인가요, 업무상횡령죄인가요?
A. 프로포폴 관리 권한을 가지고 보관하던 사람이 빼돌렸다면 업무상횡령이 성립하고, 보관 권한이 없는 사람이 몰래 가져갔다면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어느 쪽이든 무자격자의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으로 마약류관리법 위반도 함께 적용됩니다.
Q. 마약류관리자를 두지 않은 병원은 어떻게 되나요?
A. 마약류에 종사하는 의사 등이 4명 이상인 의료기관은 마약류관리자인 약사를 반드시 두어야 합니다. 이를 두지 않은 상태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 도난 자체와 별개로 마약류관리자 미지정이라는 위반이 함께 문제 되어 처분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한 번 지적받은 뒤 재적발되면 어떻게 되나요?
A. 같은 유형의 위반이 짧은 기간 안에 반복되면 처분 수위가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점검부를 서류로만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점검·교육·접근통제를 함께 정비해야 재적발로 인한 가중처분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프로포폴 도난 사고는 훔친 직원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병원은 저장시설의 물리적 통제, 주 1회 이상의 실질적 점검, 종업원에 대한 지도·감독이라는 세 가지 관리의무를 상시로 이행하고 있었는지를 별도로 심사받으며, 그 결과에 따라 업무정지 1개월부터 시작하는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고를 인지한 즉시 수사기관 신고와 5일 이내 사고마약류 보고를 병행하는 것도 처분 수위를 가르는 요소입니다.
평소 접근권한을 최소화하고 점검부를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채워왔는지, 마약류관리자를 규정대로 지정해 두었는지를 미리 점검해 두는 편이 사고 이후 소명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도난이 이미 발생했다면 형사 대응과 행정처분 대응을 함께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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