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을 가족에게 건넨 의사, 마약류관리법 위반부터 자격정지까지
졸피뎀을 가족에게 건넨 의사, 마약류관리법 위반부터 자격정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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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을 가족에게 건넨 의사, 마약류관리법 위반부터 자격정지까지 

강대현 변호사

진료실 밖에서 가족이 며칠째 잠을 못 잔다고 하소연하면, 의사인 본인이 처방받아 둔 졸피뎀 몇 알을 나눠주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습니다. 정식 처방전 없이, 무상으로, 단 몇 정을 건넨 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졸피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이고, 의사라 해도 처방전에 따르지 않고 이를 타인에게 제공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처남에게 졸피뎀 7정을 건넸다가 벌금형이 확정되고 이어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의사가 가족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넸을 때 어떤 형사책임과 행정처분이 뒤따르는지, 그 판단기준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졸피뎀을 가족에게 건넸다면 — 마약류관리법이 보는 '제공' 행위

졸피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라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사용·수수·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의사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서 마약류취급자에 해당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목적으로나 향정신성의약품을 다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5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라도 그 업무 외의 목적으로 제4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 즉 소지·수수·제공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별도로 규정합니다. 자신이 처방받아 보관하던 졸피뎀을 진료 목적이 아니라 가족의 불면을 덜어주려고 건넨 행위는 바로 이 '업무 외 목적의 취급'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마약류취급자가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하면 제61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무상으로 건넸는지, 몇 정을 건넸는지는 처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정식 처방전을 발급하지 않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넘겨줬다는 사실 자체가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를 건네받은 가족 쪽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정당하게 처방받아 소지하는 경우는 제4조 제2항이 예외로 인정하지만, 처방전 없이 넘겨받아 소지·복용했다면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제4조 제1항 제1호 위반으로 같은 제61조 제1항 제5호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에 해당해, 마약류취급자인 의사가 업무 외 목적으로 이를 제공하면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본인이 처방받아 보관한 약이라도 — 자가처방 자체가 별개의 위반

가족에게 건넨 졸피뎀이 의사 자신이 스스로에게 처방한 것이라면 문제는 한 겹 더 쌓입니다. 마약류관리법 제30조 제2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중독성·의존성을 현저하게 유발할 우려가 있는 총리령 지정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자신을 위해 처방전을 발급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2025년 2월 7일부터 시행된 이 규정에 따라 졸피뎀을 포함한 다수의 의존성 유발 향정신성의약품이 자가처방 금지 대상에 포함되었고, 위반 시 제61조 제1항 제11호에 따라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즉 '내가 나에게 처방한 약을 가족에게 나눠준' 상황이라면 자가처방 금지 위반과 업무 외 목적 제공 위반이 함께 문제 되어 경합범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법원이 실제 사건에서 짚은 지점도 비슷합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의사가 가족을 상대로 형식적으로나마 증상을 물어보고 약을 내준 정황에 대해, 1회적으로 문진을 하고 약물을 제공한 것에 불과하더라도 이는 진찰 및 처방으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식 진료기록이나 처방전 없이 구두로 증상만 확인하고 약을 건넨 것도 '진찰 없이 약을 내준' 문제를 피해가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취지입니다.

가족 이름으로 처방전을 발급했다면 — 의료법상 대리처방의 한계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은 의사가 직접 진찰한 환자에게만 처방전을 교부할 수 있고, 직접 진찰을 받지 않은 사람은 그 처방전을 수령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제17조의2 제2항은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 또는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상병에 대해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해, 직계존속·비속·배우자·배우자의 직계존속·형제자매 등 대리수령자가 처방전을 대신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며칠 잠을 못 잔다는 호소만으로는 이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가족 명의로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대신 받게 하면 제17조의2 제1항 위반이 되고, 제89조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서 본 마약류관리법 위반과는 별개의 죄로, 실제로 가족 명의로 여러 차례 반복해서 처방전을 발급한 정황이 드러나면 두 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리수령이 허용되는 경우 —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 상병으로 장기간 동일 처방이 이어질 때.

  • 단순 불면·통증 호소 1회성 요청은 대리수령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

  • 요건 미비 상태로 가족 명의 처방전을 발급·교부하면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위반.

실제 사례 — 처남에게 졸피뎀 7정을 건넨 의사, 벌금형과 자격정지

서울행정법원 2022. 4. 14. 선고 2021구합63495 판결은 이 문제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정형외과 의사가 처남이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처방받아 보관하던 졸피뎀 7정을 처방전에 따르지 않고 건넨 사안입니다. 이 행위로 형사재판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형과 몰수형이 확정되었고, 이를 근거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리자 의사가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행한 졸피뎀 안전사용 기준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 시 하루 10mg을 초과해 처방해서는 안 되는데, 7정이면 통상 70mg 이상에 해당해 안전 기준을 크게 넘어선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졸피뎀은 의료인이 아니면 취급할 수 없는 향정신성의약품이고, 처방·교부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이상 교부 장소가 자택이었는지, 가족에게 무상으로 건넨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무상·소량·가족 간이라는 사정이 처분을 가볍게 만드는 근거가 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형사처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 의료법상 자격정지 처분

위 판결에서 자격정지 처분의 근거가 된 것은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의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와, 그 범위를 구체화한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2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입니다. 법원은 처방전 없이 가족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넨 행위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평가했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를 근거로 1년 범위 내에서 자격정지 기간을 정할 수 있는 재량을 행사했습니다. 해당 사안에서는 1개월이 부과됐지만, 교부량이 많거나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정지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완전히 별개의 절차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형사재판에서 벌금형이 확정된 뒤에도 보건복지부는 별도로 자격정지 여부와 기간을 심사하며,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어도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유한 자격정지 권한 행사에 절차적 하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형사사건이 벌금형으로 비교적 가볍게 끝났다고 해서 행정처분까지 가볍게 끝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처방전 없이 향정신성의약품을 가족에게 건넨 행위는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2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평가되어, 형사처벌과 별개로 최대 1년 범위의 자격정지 처분 대상이 된다.

자격정지에서 면허취소로 번지는 경우와 처분 시효

이번 사례들이 모두 자격정지에 그친 것은, 마약류 중독자로 판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료법 제8조 제2호는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를 의료인 결격사유로 정하고,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이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합니다. 1회적으로 가족에게 약을 건넨 사정만으로는 중독자 판정과 직결되지 않으므로 통상 자격정지 처분에 머물지만, 반복적인 오남용이 확인되거나 중독 진단을 받는 상황까지 가면 면허취소라는 더 무거운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처분에도 시효는 있습니다. 의료법 제66조 제6항은 자격정지 처분을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그 사유로 형사소송법상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공소 제기일부터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의 기간은 시효 계산에서 빠집니다. 형사재판이 오래 걸릴수록 행정처분의 시효도 그만큼 함께 늦춰진다는 뜻이므로, 형사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자격정지 위험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지켜야 할 처방 원칙

가족이 불면이나 통증을 호소할 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자신이 직접 처방·투약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식으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도록 안내하거나, 부득이 본인이 진료해야 한다면 진료기록을 정식으로 남기고 정상적인 처방전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대리수령자 제도를 활용하려는 경우에도 의료법 제17조의2 제2항이 정한 요건, 즉 환자의 의식불명 또는 거동 곤란과 장기간 동일 처방이라는 두 요건을 명확히 갖췄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본인이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가족에게 나눠주지 않을 것.

  • 가족의 증상은 구두 확인이 아니라 정식 진료기록으로 남길 것.

  • 대리수령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가족 명의 처방전 발급을 피할 것.

  • 이미 형사절차가 시작됐다면 형사대응과 별개로 행정처분 대응도 함께 준비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에게 무상으로 소량만 건넸는데도 처벌되나요?

A. 네. 마약류관리법은 유상·무상, 수량을 불문하고 처방전에 따르지 않은 제공행위 자체를 금지합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졸피뎀 7정을 무상으로 건넨 사안에서 유죄가 인정되고 자격정지까지 이어졌습니다.

Q. 본인이 정당하게 처방받은 약을 나눠준 것도 위반인가요?

A. 네. 정당하게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이라도 처방전 명의자 본인 외의 사람에게 제공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입니다. 2025년 2월 7일부터는 의료인의 자가처방 자체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별도 위반이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가족 이름으로 처방전을 발급해주는 것은 괜찮나요?

A.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의료법 제17조의2는 직접 진찰한 환자에게만 처방전을 교부하도록 하고, 대리수령은 환자의 의식불명이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장기간 동일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등 제한된 경우에만 허용합니다.

Q. 형사처벌을 받으면 의사면허는 자동으로 취소되나요?

A. 아닙니다. 마약류 중독자로 판정되는 등 의료법 제8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곧바로 취소되지는 않고, 통상 의료법 제66조에 따른 자격정지 처분으로 처리됩니다.

Q. 자격정지 처분에 불복할 수 있나요?

A. 처분의 위법·부당을 다투는 행정소송이 가능합니다. 다만 졸피뎀처럼 의료인만 취급 가능한 향정신성의약품을 가족에게 제공한 사안은, 무상·소량·가족 간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법원이 재량권 일탈·남용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오래전 일인데 지금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처분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사유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시효 진행이 정지되므로, 형사절차가 길어지면 행정처분의 시효도 함께 늦춰집니다.

맺음말

의사가 가족에게 졸피뎀을 건네는 행위는 진료실 밖 사소한 호의처럼 보이지만, 마약류관리법상으로는 처방전 없는 향정신성의약품 제공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처방한 약이라면 자가처방 금지 위반이 함께 문제되고, 가족 명의로 처방전을 끊어준 것이라면 의료법상 대리처방 요건 위반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평가되어 별도의 자격정지 처분이 뒤따르고, 이 처분은 형사판결과 별개로 보건복지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무상으로 소량을 건넸다거나 가족 사이의 일이었다는 사정은 처분 수위를 낮추는 근거로 잘 인정되지 않습니다. 수원지검이나 안산 등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조사받는 의료인 사례가 드물지 않은 만큼, 형사대응과 행정처분 대응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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