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권 유익비, 보조금으로 공사했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세권 유익비, 보조금으로 공사했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임대차

전세권 유익비, 보조금으로 공사했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장재호 변호사

건물을 빌려 쓰며 전기·소방·냉난방 시설을 고친 비용을 나갈 때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그 공사가 건물 자체의 값을 올렸는지로 갈립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8일 전세권자가 보조금으로 공사하였더라도 유익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공사비 7억 5,337만 원 가운데 4억 1,318만 원을 인정한 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다만 영업용 시설, 떼어 갈 수 있는 기기, 원상복구 약정이 있으면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유익비는 건물의 객관적 값을 올린 비용입니다

유익비(빌린 물건을 고쳐서 그 물건의 값을 올린 비용)의 기준은 그 공사로 건물의 객관적인 값이 올랐는지입니다. 빌린 사람의 장사에 편하려고 들인 돈은 아무리 많이 들었어도 유익비가 아닙니다.

전세권자는 건물의 현상을 유지하고 통상의 관리에 필요한 수선을 스스로 하여야 하므로(민법 제309조) 필요비는 건물주에게 청구하지 못합니다.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값을 올린 부분뿐이고, 그 값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경우로 한정됩니다(민법 제310조 제1항). 실제 지출액과 남아 있는 증가액 가운데 어느 쪽을 상환할지는 소유자가 고릅니다. 임차인은 필요비도 청구할 수 있어 셈이 다릅니다.

대구 북구 사건에서 확정된 법리

사실관계와 심급의 흐름

대구 북구는 2017년 1월 13일 개인 소유 4층 건물의 1층과 2층에 전세금 45억 원, 기간 5년의 전세권을 설정하고,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기·통신·소방·냉난방 시설을 전면적으로 고쳤습니다. 총 공사비는 7억 5,337만 원이었고 재원은 국비 24억 원과 시비 16억 원으로 받은 보조금이었습니다. 계약은 2022년 4월 12일 끝났고 전세금 45억 원은 돌려받았습니다.

1심은 구청의 청구 5억 577만 원 가운데 4억 1,318만 원을 인정하였고, 대구고등법원 2025나10686 판결도 같은 금액을 유지하였습니다. 대법원 2026다200201 판결이 2026년 5월 8일 상고를 기각하여 이 금액이 확정되었습니다.

보조금으로 공사했어도 손해를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건물주 측은 구청이 자기 돈이 아니라 국가와 시에서 받은 보조금 40억 원을 썼으니 손해를 본 것이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대법원 2026다200201 판결은 민법 제310조 제1항이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 규정이므로, 유익비를 청구하는 사람은 부당이득의 요건(민법 제741조)까지 증명할 필요가 없고 개량을 위해 돈을 썼다는 점과 그 값이 남아 있다는 점만 보이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인정된 항목과 빠진 항목

  • 인정: 미장, 타일, 창호, 유리, 화장실 보수, 덕트와 오배수 배관, 전기 간선과 전등, 스프링클러 헤드와 옥내소화전 교체 등 건축·기계·전기·소방 공사. 공사 전 건물이 노후해 그 공사가 필요한 상태였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 인정: 철거비·폐기물처리비·감리비는 공사에 반드시 따라오는 비용이고, 간접노무비·일반관리비·이윤은 공사비의 구성 항목이라는 이유였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25나10686 판결).

  • 제외: 천장형 냉난방기 20대와 천정형 전기온풍기 4대는 독립된 물건이어서 떼어 가면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 제외: 설계 용역비와 석면조사 비용은 건물 자체의 값을 올리는 것과 관계가 없는 용역의 대가라는 이유였습니다.

그 결과 공사비 7억 5,337만 원 가운데 5억 3,308만 원만 유익비로 인정되었습니다. 감정은 둘이었는데, 계약 종료 직전인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한 감정은 감가상각률을 10분의 7로, 현장조사일인 2024년 11월 18일을 기준으로 한 촉탁감정은 10분의 1로 보았습니다. 법원은 촉탁감정의 기준시점이 청구권을 행사한 시점보다 2년 이상 뒤라는 이유로 앞의 것을 택하였습니다. 건물주가 공사한 곳을 철거하였더라도 실제 지출액에 물가지수 변동과 감가상각을 반영해 가치 증가액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영업용 시설과 원상복구 약정은 청구를 막습니다

대법원 94다20389 판결은 간이 음식점을 하려고 붙인 간판의 설치비를 유익비로 보지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은 「임대인의 승인 아래 개축하거나 변조할 수 있으나 넘겨줄 때에는 임차인이 일체 비용을 부담하여 원상복구한다」는 약정을 유익비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한 특약으로 보았습니다. 임대차에서 임대인이 상환할 유익비도 객관적 가치를 올린 비용을 말합니다(민법 제626조 제2항).

대구 사건의 계약서는 원상회복 범위를 「전세권자가 사용·수익을 위하여 현상을 변경하여 그 가치가 현저히 감소되었을 경우」로 좁혀 두었고, 대구고등법원 2025나10686 판결은 이를 유익비 청구의 포기로 읽지 않았습니다.

지금 확인하실 것

  • 임대차라면 건물주가 물건을 돌려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비용상환을 청구하여야 합니다(민법 제617조, 제654조). 명도한 날짜를 확정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십시오.

  • 계약서의 원상회복 조항, 수선·개량 허용 조항, 비용 부담 조항 세 가지를 확인하십시오.

  • 공사 전후 사진과 도면, 도급계약서와 내역서, 세금계산서를 한 묶음으로 보관하십시오.

  • 지출액과 감정에 따른 증가액을 함께 준비하십시오. 한쪽만 증명하면 상환 범위를 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퇴거일 전에 감정 일정을 잡아 두시면 기준시점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떼어 갈 수 있는 설비와 업종 간판·전용 설비는 유익비 목록에서 빼고 계산하십시오.

참고한 판결

  • 대법원 2026다200201 판결

  • 대구고등법원 2025나10686 판결

  • 대법원 94다20389 판결

※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장재호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