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가 일괄공제에 걸려 0원이었는데, 몇 년 뒤 그 집을 팔자 양도소득세가 크게 나온 분들이 계십니다. 세무서가 상속세 결정 때 적어 둔 상속재산 가액이 그대로 취득가액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그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으면 취득가액으로 의제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경정청구 기간 안이라면 양도소득세 단계에서 상속 당시 시가를 다시 주장하실 수 있습니다.
세무서가 적어 둔 가액이 취득가액이 되는 구조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이 0원으로 결정되어도 세무서장은 상속재산 하나하나의 가액을 재산평가명세서에 적습니다. 상속받은 자산의 취득가액은 상속개시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평가한 가액으로 보는데, 세무서장이 상속세 결정을 하면서 정한 가액이 있으면 그 가액으로 한다는 괄호가 있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
이 괄호는 2020년 2월 11일 대통령령 제30395호로 새로 들어갔고, 그날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됩니다. 상속이 그 전에 개시되었더라도 판 날이 2020년 2월 11일 이후이면 적용됩니다. 2020년 2월 11일 전에 파신 분은 이 괄호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므로 다른 쟁점으로 다투셔야 합니다.
실제 사건: 2억 1,604만 원과 7억 2,970만 원
상속인이 4억 900만 원으로 신고한 부동산을 세무서장이 개별공시지가로 2억 1,604만 원이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상속인은 2020년 9월 그 부동산을 10억 1,100만 원에 팔면서 취득가액을 2억 1,604만 원에 취득세를 더한 2억 2,599만 원으로 신고하였고, 양도소득세 2억 9,325만 원을 냈습니다.
1심: 세무서장이 정한 가액이 존재하는 이상 그 가액이 취득가액으로 의제된다고 보아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항소심: 결정이 상속인에게 통지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세무서가 쓴 개별공시지가가 상속개시일이 속한 2019년도가 아니라 2018년도 기준이라는 점을 들어 1심 판결을 취소하였습니다.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2두67357 판결: 통지를 요건으로 본 항소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상고를 기각하여, 상속인 승소로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이 본 것은 통지가 아니라 가액의 질입니다
대법원 2022두67357 판결은 세무서장이 정한 가액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인정되지 않으면 그 괄호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상속세가 0원이면 그 단계에서 다툴 실익이 없는데, 양도소득세 단계에서도 다투지 못하게 하면 두 단계 모두에서 재판받을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 근거입니다. 법원 감정인이 상속개시일 기준으로 평가한 시가는 7억 2,970만 원으로, 세무서가 적은 금액의 3.4배였습니다.
상속세 결정통지를 받지 못하셨더라도 통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기실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툼의 중심은 세무서가 적은 금액이 시가인지에 있습니다.
시가를 증명하는 방법
소급감정: 대법원 2010두8751 판결은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것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비교매매사례가액: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2025두32147 판결은 인근 유사 토지의 실제 거래가격을 시가의 근거로 삼은 사안에서, 면적이 다소 다르더라도 가액 산정에서 면적 자체가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면 유사재산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배척될 수 있는 감정: 상속개시일부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감정, 분할이나 개발로 원형이 달라진 뒤의 감정, 감정기관이 한 곳뿐인 경우, 담보 목적 감정사례를 비교사례로 삼은 경우입니다. 감정평가법인 두 곳 이상에 의뢰하시고, 평가기준일을 상속개시일로, 평가 목적을 상속재산의 시가 산정으로 명시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정당한 양도소득세는 8,654만 원이 되어 이미 낸 세금과의 차액이 2억 671만 원이었지만, 상속인이 청구한 금액이 1억 9,561만 원이어서 그 범위에서만 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청구금액을 실제 계산액보다 적게 적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금 확인하실 것
서류: 상속세 결정통지서와 재산평가명세서, 양도소득세 신고서의 양도소득금액계산명세서 취득가액란을 대조하십시오. 두 숫자가 같다면 이 판결의 쟁점이 그대로 문제되는 상황입니다. 서류가 없으시면 관할 세무서 재산세과에 과세정보 열람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기한: 경정청구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안에 하셔야 합니다(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양도소득세 확정신고의 법정신고기한은 양도한 다음 해 5월 31일입니다. 5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감정평가서가 준비되기 전이라도 경정청구서를 먼저 접수하십시오.
불복 순서: 경정청구가 거부되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고, 기각되면 결정을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행정법원에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냅니다. 국세는 심판청구를 거치지 않으면 소송을 낼 수 없습니다.
상속 직후인 분: 상속개시일부터 6개월 안에 받은 감정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의 시가로 곧바로 인정됩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감정평가를 받아 신고에 반영하십시오.
참고한 판결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2두67357 판결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두32147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8751 판결
※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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