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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까지 났는데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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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까지 났는데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부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 있는 땅이나 주택을 매매하면서, 허가가 나올 때까지 몇 달을 기다렸다가 막상 잔금을 치르려는 순간 매도인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사례를 최근 자주 상담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시세가 오르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런 매도인들은 흔히 “돈을 안 받으면 계약이 없던 일이 되는 거 아니냐”, “허가는 났어도 등기를 넘기고 안 넘기고는 내 마음이다”라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잔금 날짜에 연락을 끊거나, 계좌 문제를 핑계로 수령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매수인을 물색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매매계약이 임의로 벗어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신임관계에 놓이고 이를 저버리면 배임죄까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잔금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만으로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아래에서는 허가까지 난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부할 때 법률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매수인이 단계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이상 계약은 처음부터 유효했던 것으로 확정됩니다

허가 전 유동적 무효였던 계약도, 허가가 나면 소급해서 완전히 유효해집니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은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채권적 효력조차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매수인도 대금지급의무가 없고 매도인도 등기이전의무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유동적 무효는 계약 자체가 없는 것과는 다릅니다. 허가를 받으면 계약은 처음 체결된 시점으로 소급해서 유효한 계약이 되고, 반대로 불허가가 되면 그때 비로소 무효로 확정됩니다. 대법원도 오래전부터 이 점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거래계약은 허가받기 전의 상태에서는 아무런 효력이 발생하지 않지만, 일단 허가를 받으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유효한 계약이 되고 이와 달리 불허가가 된 때에는 무효로 확정되므로, 허가를 받기까지는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 판결).

즉 허가가 난 시점부터 매도인은 “아직 허가 전이라 계약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항변을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대로 소유권을 이전하고 잔금을 받을 의무가 완전히 살아나는 것입니다. 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허가 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허가가 난 순간부터 매매계약은 처음부터 유효했던 것으로 확정되고, 매도인은 계약 내용대로 이행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 매도인이 받지 않겠다고 버텨도, 이행을 제대로 제공했다면 책임은 매도인에게 넘어갑니다

잔금을 준비해 수령을 최고했다면, 그 순간부터 지체책임은 매도인이 집니다.

부동산 매매에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서류 교부의무와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습니다(민법 제536조). 그래서 매수인이 먼저 잔금을 준비했다고 해서 저절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고, 채무 내용에 따라 실제로 이행을 제공해야 합니다.

민법 제460조는 변제는 원칙적으로 현실제공으로 해야 하지만, 채권자가 미리 변제받기를 거절하는 경우에는 변제준비를 완료했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수령을 최고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도인이 잔금 날짜 전부터 연락을 끊거나 수령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이행의 제공이 있었는데도 매도인이 받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민법 제400조에 따라 매도인이 채권자지체 책임을 집니다. 실무적으로는 잔금 지급기일에 은행 잔고증명이나 자기앞수표를 준비해 둔 사실, 그리고 내용증명으로 준비완료와 수령 최고 의사를 통지한 사실을 남겨 두는 것이 이후 절차 전체의 증거가 됩니다.

잔금을 준비해 이행을 제공하고 수령을 최고했다면, 그 다음부터 지체책임은 매도인에게 넘어갑니다.


3. 그래도 받지 않으면, 변제공탁으로 매수인의 의무를 끝내고 이행청구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공탁을 마치면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는 확정적으로 끝나고, 매도인의 동시이행항변권도 사라집니다.

내용증명으로 최고까지 했는데도 매도인이 계속 수령을 거부한다면, 민법 제487조에 따라 매수인은 잔금을 관할 공탁소에 변제공탁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아니하거나 받을 수 없는 때에는 변제자가 목적물을 공탁해 채무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 조문의 내용입니다.

공탁을 마치면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는 그 시점에 확정적으로 소멸합니다. 그러면 매도인은 더 이상 “잔금을 받지 못했으니 등기를 넘길 수 없다”는 동시이행항변권 뒤에 숨을 수 없게 되고, 매수인은 곧바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매도인이 시세 상승을 노리고 있다면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제3자에게 목적물을 넘겨버릴 위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공탁과 동시에, 또는 그 직후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등기부상 처분을 막아 두는 것이 실무상 필수적인 절차입니다.

공탁을 마치면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는 확정적으로 끝나고, 매도인은 더 이상 동시이행항변권 뒤에 숨을 수 없습니다.


4. 잔금 수령을 미루다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면, 단순 채무불이행이 아니라 배임죄가 될 수 있습니다

중도금까지 받은 이상 매도인은 임의로 계약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중매매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계약금만 오간 단계에서는 당사자 어느 쪽이든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해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르면, 계약이 취소·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 단계에 이른 매도인이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신임관계에 있다고 보고, 이를 저버리고 제3자에게 이중으로 처분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법리를 전원합의체로 재확인했습니다.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고,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등기를 마쳐 준 행위는 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고, 업무상의 임무를 위배한 경우라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나아가 부동산 가액이 커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형이 무거워집니다.

중도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매도인이 마음대로 계약에서 벗어날 수 없고, 몰래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면 배임죄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5. 내용증명부터 등기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내용증명 발송 시점과 등기부 확인이 이후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잔금 수령을 거부하는 매도인을 상대할 때는 통상 ①잔금 준비완료 사실과 수령 최고를 담은 내용증명 발송 → ②그래도 거부하면 관할 공탁소(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공탁관)에 변제공탁 → ③등기부상 처분 조짐이 보이면 즉시 수원지방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 → ④본안으로 수원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청구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상 잔금 지급기일과 소유권이전등기 서류 교부 조건이 동시이행으로 되어 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2. 매도인에게 보낸 이행제공·수령최고 내용증명의 발송일자와 도달 여부를 확보해 둡니다.

  3. 등기부등본을 주기적으로 열람해 매도인 명의가 그대로인지,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 제3자 권리가 새로 설정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갖춘 상태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처분과 본안소송, 필요하다면 배임 고소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소유권 확보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허가까지 받아 놓고 매도인이 태도를 바꾸면, 매수인은 “설마 정말 안 팔겠다는 건 아니겠지”라며 결단을 미루다가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잔금을 치르려는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이행제공과 최고를 언제 어떻게 했는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세금 정산이나 이사 일정 같은 사정으로 수령이 늦어지는 매도인 입장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개인 사정이 매수인에게 불이익을 줄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저는 잔금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매수인 쪽과, 반대로 여러 사정으로 수령이 늦어져 억울함을 호소하는 매도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이행제공 기록 하나, 등기부 열람 시점 하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잔금 날짜가 지나도록 매도인이 받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서류부터 챙겨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허가 전에는 매도인이 계약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었는데, 허가 후에도 그렇게 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허가가 나면 계약은 처음 체결된 시점으로 소급해 확정적으로 유효해지므로, 매도인은 더 이상 허가 전 상태를 이유로 계약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Q. 잔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나요?

A. 잔금 준비완료 사실과 수령을 최고하는 내용을 내용증명으로 남기고, 가능하면 지급기일에 은행에서 현실제공을 시도한 사실까지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공탁은 꼭 해야 하나요, 그냥 소송만 걸면 안 되나요?

A. 공탁 없이도 이행청구 소송은 가능하지만, 공탁을 해 두면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가 확정적으로 소멸해 매도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므로 절차가 훨씬 명확해집니다.

Q.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팔아 등기까지 넘겨버리면 그 매매는 유효한가요?

A. 제3자 명의로 등기가 마쳐지면 그 거래 자체는 유효할 수 있어 소유권 회복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처분 조짐이 보이면 처분금지가처분을 서둘러야 합니다.

Q.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중도금 지급 이후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처분했다면 배임 고소와 함께 가처분·이행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소유권 확보에 유리합니다.

Q. 계약금만 주고받은 단계라면 어떻게 되나요?

A. 계약금만 오간 단계에서는 매도인이 배액을 상환하고 해제할 수 있지만(민법 제565조), 중도금까지 지급됐다면 매도인은 임의로 해제할 수 없습니다.

Q. 매도인이 세금 문제로 수령을 미루는 경우도 있던데, 이럴 때도 매수인이 불리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매도인의 개인 사정은 매수인에게 불이익을 줄 이유가 되지 못하며, 이행제공과 최고 절차만 제대로 지켰다면 지체책임은 매도인에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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