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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등기 전 부동산도 팔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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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등기 전 부동산도 팔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뒤, 상속세 납부 자금을 마련하거나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상속등기를 미처 마치기도 전에 부동산부터 서둘러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상속인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때 “등기는 나중에 해도 되니 계약부터 하자”, “형제들 동의는 나중에 받아도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매매를 서두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잔금을 치를 시점이 되면 상속등기가 늦어져 매수인이 계약 해제를 요구하거나, 뒤늦게 존재를 알게 된 다른 상속인이 매매 자체를 문제 삼으면서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권리관계를 판단할 때 등기 명의보다 실제로 그 부동산을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사건을 가리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속등기를 마치기 전에도 부동산을 팔 수 있는지, 공동상속인이 있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려하고 있다면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상속등기가 없어도 상속인은 사망과 동시에 소유자가 됩니다

등기는 이미 생긴 권리를 알리는 절차일 뿐, 권리를 새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이 상속이 개시된 때,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순간부터 그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등기부에 상속인의 이름이 오르기 전이라도 소유권은 이미 상속인에게 넘어가 있습니다.

이는 민법 제187조 본문에도 명시돼 있습니다.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등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 물권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만큼은 등기 없이도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는 점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등기가 안 됐으니 상속이 끝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더라도, 상속이 개시된 순간 상속인은 이미 지분 형태로든 단독으로든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등기가 없어도 상속인은 사망과 동시에 소유자가 되며, 등기는 그 권리를 공시하는 절차일 뿐입니다.


2. 다만 등기를 하지 않으면 그 부동산을 유효하게 팔 수 없습니다

매매계약은 등기 전에도 할 수 있지만, 소유권을 넘겨주려면 상속등기가 먼저입니다.

문제는 민법 제187조 단서입니다. 등기 없이 부동산 물권을 취득했더라도 이를 처분하려면 등기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상속인이 자기 명의의 상속등기를 마치지 않은 채 곧바로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도 이 조항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87조 단서가 등기 없이 취득한 부동산물권은 등기를 하지 않으면 이를 처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그 권리자가 이를 법률행위에 의하여 처분하려면 미리 물권의 취득을 등기하고 그 후에 그 법률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등기를 경료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한 것에 불과하고, 그 처분행위의 채권적 효력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0. 21. 선고 93다12176 판결).

즉 상속등기 전에 매매계약서를 쓰는 것 자체는 유효합니다. 다만 계약대로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넘겨주려면, 잔금을 받고 등기를 이전하는 시점까지는 상속인 명의의 상속등기를 먼저 마쳐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피상속인 명의에서 곧바로 매수인 명의로 등기를 넘기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속등기와 매매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순서대로 밟도록 하고 있습니다.

계약은 상속등기 전에도 할 수 있지만, 소유권을 넘겨주려면 잔금 전까지 상속등기를 반드시 먼저 마쳐야 합니다.


3. 공동상속인이 있다면 전원의 동의 없이는 부동산 전체를 팔 수 없습니다

내 지분이 있다고 해서 부동산 전체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상속재산은 민법 제1006조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의 공유가 됩니다. 이때 각자의 지분은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지만(민법 제263조), 부동산 전체를 처분하거나 변경하려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민법 제264조).

실제로 맏이나 부모님을 가까이서 모신 자녀가 부동산을 혼자 관리해 오다가, 다른 형제자매 모르게 통째로 매도해 버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형사처벌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대법원의 입장은 다소 의외입니다.

부동산에 관한 횡령죄에 있어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는 부동산을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의 유무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므로, 부동산을 공동으로 상속한 자들 중 1인이 부동산을 혼자 점유하던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그에게는 그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2000도565 판결).

형사처벌을 피해 간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상속인의 지분에 관한 매매 부분은 민법 제569조가 정한 타인 권리의 매매에 해당해, 매도인이 그 지분을 취득해 넘겨줄 수 없다면 매수인은 대금 감액이나 계약 해제, 나아가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70조, 제572조).

공유지분은 자유롭게 팔 수 있어도, 부동산 전체를 파는 것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4.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려하고 있다면 매매 자체가 그 권리를 없앨 수 있습니다

처분행위를 하는 순간, 상속을 포기할 권리는 그대로 사라집니다.

피상속인의 채무가 재산보다 많아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민하고 있다면, 상속등기 전이라도 부동산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처분행위란 등기 명의를 넘기는 것뿐 아니라,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잔금을 받는 행위까지 포함됩니다. “아직 내 이름으로 등기도 안 됐는데 처분한 게 되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승인 의제는 등기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처분행위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한 번 단순승인으로 간주되면, 이후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하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고, 결국 피상속인의 채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상속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기 전에, 피상속인의 채무 관계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상속등기 전 매매가 분쟁으로 번지면 이런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매수인이 뒤늦게 문제를 삼으면 민사와 형사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른 공동상속인의 존재를 숨기거나 상속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속여 매수인으로부터 대금을 받았다면, 단순한 민사 분쟁을 넘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상속등기 전 부동산을 사고팔 계획이 있다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족관계증명서·제적등본 등으로 공동상속인 전원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합니다.

  2.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공동상속인 전원의 서명과 인감이 갖춰졌는지 확인합니다.

  3. 등기소에 상속등기 신청이 접수됐는지 확인하고, 그 등기가 끝난 뒤로 잔금 지급 시점을 맞춥니다.

이러한 자료를 미리 갖춰 두면, 분쟁이 생기더라도 민사상 계약 해제·손해배상 청구와 필요한 경우의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속 직후에는 슬픔과 장례, 남은 가족들을 챙기는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어 등기나 공동상속인 동의 같은 절차를 제때 챙기지 못한 채 매매부터 서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처분해야 하는 상속인 입장에서는 상속세 납부 기한이나 채무 정리 때문에 시간에 쫓기기 쉽지만, 반대로 상속 부동산인 줄 모르고 계약한 매수인 입장에서도 등기가 늦어지거나 다른 상속인이 나타나면 계약금과 잔금을 모두 날릴 위험에 놓입니다.

저는 상속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하려는 쪽과, 그 매매로 뒤늦게 피해를 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상속등기와 공동상속인 관계를 미리 정리해두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등기가 아직 안 돼 있다고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이 가장 꼼꼼히 확인해야 할 시점입니다. 상속 부동산 매매를 앞두고 있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등기를 안 했는데 매매계약서를 써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 체결 자체는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유효하지만,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 전까지는 반드시 상속인 명의의 상속등기를 먼저 마쳐야 합니다.

Q. 형제들 몰래 부동산을 팔면 형사처벌을 받나요?

A. 대법원은 공동상속인이 다른 상속인 지분을 임의로 처분해도 처분권능이 없어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매수인을 속여 대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고, 민사상 계약 해제·손해배상 책임은 별도로 발생합니다.

Q. 상속인이 여러 명인데 저 혼자 지분만 팔 수는 없나요?

A. 가능합니다. 공유지분은 다른 공유자 동의 없이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전체를 파는 것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Q. 매수인인데 나중에 다른 상속인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권리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것으로 확인되면 대금 감액이나 계약 해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잔존 부분만으로는 매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계약 전부 해제도 가능합니다.

Q. 상속포기를 고민 중인데, 부동산을 먼저 팔아도 되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후에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Q. 상속등기를 생략하고 곧바로 매수인 명의로 등기할 수는 없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등기 실무는 상속등기를 먼저 마친 뒤 매매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순차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어, 피상속인 명의에서 매수인 명의로 곧바로 넘어가는 등기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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