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장남인 형에게만 아파트나 토지를 증여하고, 정작 다른 자녀들에게는 별다른 재산을 남기지 않은 채 돌아가시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사례들 중 상당수는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정식으로 증여받고 세금까지 다 냈으니 문제 될 게 없다”, “동생들도 그때는 다 알고 있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놓고 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상속 문제가 불거지면, “이미 끝난 증여”라던 그 안심은 유류분이라는 벽 앞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루어진 생전 증여를 유류분 산정에 시기와 무관하게 폭넓게 반영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202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26년 민법이 개정되면서 유류분의 산정 방식과 반환 방법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래에서는 형에게만 이루어진 생전 증여가 어떤 경우에 유류분 청구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최근 바뀐 법과 판례를 기준으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형에게만 증여된 부동산도 유류분 계산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정산이 끝난 별개의 일이 아니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그대로 합산됩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형에게만 부동산을 증여하고 다른 자녀들에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돌아가시면, 나머지 자녀들은 “이미 다 끝난 일 아니냐”고 체념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민법 제1112조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에게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직계존속에게는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합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재산에 대해 최소한의 비율만큼은 받을 권리를 법으로 보장받는 것이고, 이 권리는 부모가 생전에 재산을 어떻게 나눠줬는지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유류분을 계산할 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시점에 남아 있던 재산만 보지 않습니다. 민법 제1113조는 상속개시 당시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를 뺀 금액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으로 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에게 생전에 넘어간 부동산도 이 기초재산에 합산된다는 뜻입니다.
즉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남은 재산이 거의 없더라도, 형이 생전에 증여받은 부동산의 가치가 계산에 들어가는 이상 동생에게도 유류분 부족분을 청구할 근거가 생깁니다.
형에게만 이루어진 생전 증여도, 정산이 끝난 별개의 일이 아니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그대로 합산됩니다.
2. 오래전 증여라도 형이 상속인이라면 시효와 무관하게 산입됩니다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민법 제1114조의 1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시기와 무관하게 전부 산입됩니다.
실무에서 형 쪽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증여받은 지 벌써 십수 년이 지났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1114조는 증여를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간 이루어진 것만 유류분 산정에 반영하고,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끼칠 것을 알고 증여한 경우에만 1년이 지난 증여도 포함시키도록 정하고 있어, 얼핏 보면 오래된 증여는 제외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형처럼 함께 상속인이 되는 공동상속인에게 이루어진 생전 증여에는 이 1년 제한이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생전 증여에 의하여 특별수익을 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민법 제1114조의 규정은 그 적용이 배제되고, 따라서 그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당사자 쌍방이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형이 공동상속인이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008조가 정한 특별수익 제도의 취지, 즉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해 생전 증여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는 원리가 유류분 산정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부모와 무관한 제3자에게 준 증여라면 1년 제한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형처럼 함께 상속받을 자녀에게 준 증여라면 언제 이루어졌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형이 언제 증여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이 상속인인 이상, 그 증여는 시기와 무관하게 유류분 기초재산에 들어갑니다.
3. 형이 부모님을 부양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유류분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기여 보상 증여로 인정받으려면 특별한 부양·기여 사실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형 쪽에서 “내가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셨으니 이 부동산은 그 대가였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실제로 2026년 3월 17일 개정된 민법 제1008조 단서는 증여나 유증이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졌다면,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 나아가 유류분 기초재산에서도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개정은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가 기여분 규정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구법 조항에 헌법불합치를 선언한 데 따른 것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이 개선입법의 효력이 헌법불합치 결정 선고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 사건에도 소급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위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게 된 당해 사건 및 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에 비록 위헌제청신청은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위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다208261 판결).
다만 단순히 “함께 살았다”, “생활비를 조금 보탰다”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통상적인 부양의무를 넘어서는 정도의 특별한 부양·기여가 구체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 인정 범위도 전액이 아니라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로 제한됩니다. 동거 기간과 방법, 간호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상속재산 규모와 다른 공동상속인의 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만큼, 실제 소송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형이 부모님을 모셨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통상의 부양을 넘는 특별한 기여가 증명된 범위에서만 유류분에서 빠집니다.
4. 유류분 부족액 계산과 반환 방법이 2026년 개정으로 달라졌습니다
유류분 부족액은 정해진 산식으로 계산되고, 반환은 이제 원물이 아니라 금전이 원칙입니다.
유류분 부족액은 정해진 산식에 따라 계산됩니다. 상속개시 당시 남은 재산의 가액에 형에게 준 증여재산의 가액(상속개시 당시 시가로 재평가)을 더하고 상속채무를 뺀 금액이 기초재산이 되고, 여기에 자녀의 유류분 비율인 2분의 1을 곱해 개별 유류분액을 산출합니다. 이 금액에서 이미 받은 재산과 상속으로 받을 몫을 빼면 부족액이 나옵니다.
2026년 개정 전에는 유류분권리자가 부족분을 증여받은 부동산 자체의 지분으로 돌려받는 원물반환이 원칙이어서, 형과 동생이 부동산을 공유하는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개정된 민법 제1115조는 유류분권리자가 부족한 한도에서 재산의 가액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해, 반환 방식을 금전 지급으로 전환했습니다.
즉 지금은 형 명의로 넘어간 부동산의 등기 일부를 동생 앞으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그 부동산 가치 중 부족액에 해당하는 만큼을 돈으로 정산받는 방식이 원칙입니다. 청구할 때는 가액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이자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시기도 제한됩니다. 민법 제1117조는 유류분권리자가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또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실과 형에게 부동산이 넘어간 사실을 알았다면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유류분 청구는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자료 확보와 내용증명이 소송 전 단계에서 결과를 좌우합니다.
유류분 청구는 형사 고소가 아니라 민사 절차로 진행됩니다. 통상 ①상속재산과 형에게 이루어진 생전 증여 내역을 조사·정리 → ②형에게 유류분에 따른 가액 지급을 청구한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소멸시효 진행을 막고 협의를 시도 → ③협의가 되지 않으면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송을 준비 → ④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할 지방법원(예: 수원지방법원)에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실과 증여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따지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 명의로 남아 있던 재산과 상속채무 내역을 금융기관·등기부를 통해 확인합니다.
형에게 부동산이 넘어간 시점의 등기부등본과 증여계약서(또는 증여세 신고 내역)를 확보해 증여 시점과 당시 가액을 정리합니다.
형이 부모님을 특별히 부양했다고 주장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기간·방법·비용 부담 내역을 함께 정리해 기여 보상 여부를 미리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유류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부족액을 미리 계산해 보면, 내용증명 단계에서 협의로 마무리할지 소송으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형에게만 부동산을 몰아준 부모님의 뜻은 이해가 가면서도, 정작 아무것도 받지 못한 자녀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미 다 지난 일”이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류분을 청구하는 동생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서운함보다, 형이 언제 얼마짜리 부동산을 받았는지, 부모님 재산이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증여를 받은 형 입장에서도 “부모님이 주신 거니 문제없다”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특별한 부양이 있었는지, 그 기여가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유류분 분쟁에서 재산을 증여받은 쪽과 유류분을 청구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를 앞세우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에게 준 지 20년도 더 된 증여인데, 지금 와서 유류분 청구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형처럼 공동상속인에게 이루어진 생전 증여는 민법 제1114조의 1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언제 이루어졌든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Q. 형이 부모님을 오래 모셨다고 하는데, 그래도 유류분 대상이 되나요?
A. 통상적인 부양을 넘는 특별한 부양·기여가 구체적으로 증명된 범위에서만 특별수익·유류분 기초재산에서 제외됩니다(민법 제1008조 단서). 단순히 함께 살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유류분을 받으면 형 명의 부동산의 지분을 돌려받게 되나요?
A. 2026년 3월 개정된 민법에 따라 반환은 원칙적으로 금전입니다. 부동산 자체의 지분을 이전받는 것이 아니라, 부족액에 해당하는 가액을 돈으로 지급받는 방식으로 정산합니다.
Q. 유류분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A.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1117조). 시효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 발송으로 우선 진행 의사를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저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인데, 저도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제1112조 4호에 위헌 결정을 내려 해당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다만 이는 형제자매 사이의 문제이고, 이 사안처럼 부모의 자녀들끼리(직계비속) 다투는 유류분 청구와는 별개입니다.
Q. 유류분 부족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산되나요?
A. 상속개시 당시 재산 가액에 증여재산 가액을 더하고 채무를 뺀 금액에 유류분 비율(직계비속은 2분의 1)을 곱해 산출하고, 여기서 이미 받은 재산과 상속분을 뺀 금액이 부족액입니다.
Q. 협의가 안 되면 어디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나요?
A.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할 지방법원에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부족액을 확정받는 절차로 진행합니다. 소송 전에 내용증명으로 청구 의사를 밝혀 시효를 관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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