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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권 말소회복등기,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이 없으면 등기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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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권 말소회복등기,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이 없으면 등기가 되지 않는다 

강대현 변호사

근저당권 등기가 위조된 서류로 지워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대부분의 채권자는 지워진 등기를 되살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 같은 부동산에 후순위 근저당권이 새로 설정되었거나 소유권이 넘어가 있다면, 말소회복등기는 법원 판결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59조에 따라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이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말소가 회복 대상이 되는지, 누가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고 언제 승낙할 의무가 생기는지, 승낙을 거부당하면 어떤 절차로 넘어가는지를 판례 기준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말소회복등기란 — 등기가 지워져도 근저당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근저당권은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는 물권이지만(민법 제186조), 판례는 등기를 물권의 '효력 발생 요건'으로만 보고 '존속 요건'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저당권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되더라도 근저당권 자체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5다39526 판결). 회복등기가 마쳐지기 전이라도 말소된 등기의 명의인은 적법한 권리자로 추정되고, 그 등기의 효력을 다투려는 쪽이 무효 사유를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결국 등기부에서 지워졌다는 사실만으로 담보권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등기부만 보는 제3자에게는 그 부동산이 담보가 없는 깨끗한 부동산으로 보이므로, 말소된 기간 동안 새로운 권리관계가 쌓이고 여기서 분쟁이 시작됩니다.

말소회복등기는 어떤 등기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경우에 그 말소된 등기를 회복하여 말소 당시로 소급해 말소가 없었던 것과 같은 효과를 생기게 하는 등기입니다(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다카5673 판결). 등기관은 회복의 등기를 한 뒤 다시 말소된 등기와 같은 등기를 하는 방식으로 이를 처리합니다(부동산등기규칙 제118조). 소급효가 있으므로 회복된 근저당권은 말소 전에 갖고 있던 순위를 그대로 되찾습니다. 이 순위 회복이 채권자에게는 배당의 우열을 되찾는 일이고, 그 사이 들어온 권리자에게는 순위가 뒤로 밀리는 일입니다.

가령 피담보채권이 3억 원인 1순위 근저당권이 말소된 뒤, 소유자가 다른 금융기관에 새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어 그 금융기관이 1순위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상태에서 앞선 근저당권이 회복되면 그 금융기관은 다시 2순위로 밀려납니다. 부동산이 3억 5천만 원에 매각된다면(경매비용 등은 논외로 합니다) 회복된 근저당권이 3억 원을 먼저 배당받고, 후순위 금융기관은 남은 5천만 원만 배당받게 됩니다. 회복 여부에 따라 수억 원대의 이해관계가 갈리니, 후순위 권리자가 순순히 승낙하지 않을 이유는 충분한 셈입니다.

근저당권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되더라도 근저당권은 소멸하지 않으며, 회복등기는 말소 당시로 소급해 원래의 순위를 되찾게 하는 절차다.

회복할 수 있는 말소와 없는 말소 — 위조 해지와 자발적 해지의 갈림길

말소회복등기에서 말하는 '부적법'이란 말소등기 원인의 무효·취소 같은 실체적 이유이든 등기공무원의 착오 같은 절차적 하자이든 가리지 않고, 말소등기가 무효인 경우를 뜻합니다(89다카5673). 반대로 어떤 이유에서든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말소등기를 한 경우에는 말소회복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3974 판결). 그래서 회복 가능성은 결국 말소가 권리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이었는지에서 갈립니다. 이 한 가지가 소송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출발점이므로, 말소가 어떤 경로로 이루어졌는지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 위조된 해지증서·위임장으로 말소 — 권리자의 의사가 없는 말소로 원인무효, 회복 대상.

  • 등기공무원의 착오로 말소 — 절차적 하자에 해당해 회복 대상.

  • 권리자가 해지에 동의해 말소 — 자발적 말소로 어떤 이유든 회복 불가.

  • 말소에 쓰인 등기필증을 채무자에게 교부 — 말소가 권리자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추인될 수 있음.

  • 피담보채권이 변제·시효로 소멸 — 민법 제369조에 따라 근저당권도 소멸하므로 회복해도 실익 없음.

실제 소송에서 이 갈림길은 입증의 문제로 나타납니다. 전세권 말소회복 사안인 2000다63974에서 원고는 소외인이 해지증서와 위임장을 위조해 말소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권리자의 의사에 반한 불법 말소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근저당권 사안인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다12785, 12792 판결에서는 권리자가 말소 이후 다른 권리자에게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자신들은 새로 2순위 근저당권을 마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이 적법하게 말소된 것을 전제로 채권계산서를 제출했으며, 상당 기간 위조를 이유로 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종합 고려되어 위조 주장이 배척되었습니다. 여기에 권리자가 등기필증을 채무자에게 교부한 이상 말소는 권리자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추인된다는 원심 판단도 대법원이 수긍했습니다. 말소 사실을 알게 된 뒤의 행동 하나하나가 훗날 '말소를 받아들인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이 갈림길 때문에 말소 경위를 가리는 일이 소송의 출발점이 됩니다. 위조 여부를 다투려면 말소 신청 때 제출된 해지증서의 서명·인영, 위임장, 등기필정보의 전달 경로처럼 권리자의 의사 개입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권리자가 실제로 해지에 동의한 적이 있다면 회복등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그 경우에는 해지의 의사표시 자체를 기망 등을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 — 부동산등기법 제59조가 요구하는 것

부동산등기법 제59조는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제3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등기를 신청할 때에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을 증명하는 정보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이 있음을 증명하는 정보를 첨부정보로 제공해야 하고(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3호), 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등기관은 신청을 각하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 앞서 본 판례들이 다룬 구 부동산등기법 제75조는 말소된 등기의 회복 신청 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도록 한 규정이었고, 그 내용이 현행법에서는 이 조문들로 이어져 있으므로 판례의 법리는 현재에도 기준이 됩니다.

승낙을 요구하는 이유는 회복등기의 소급효에 있습니다. 회복되는 근저당권은 말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원래 순위를 되찾으므로, 그 사이 등기부에 올라온 권리자는 순위 하락이나 부담 증가라는 불이익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스스로 승낙하거나, 승낙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는 재판이 있어야 회복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자 입장에서는 회복등기 판결만 확보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승낙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판결이 있어도 등기부는 그대로입니다.

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받으면 승소한 등기권리자는 그 판결로 등기를 단독 신청할 수 있습니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 그러나 이것이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까지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3항이 집행력 있는 판결을 등기원인으로 삼을 때 생략해 주는 것은 제1항 제2호의 정보, 즉 등기원인에 대한 제3자의 허가·동의·승낙 정보뿐이고,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 정보(제1항 제3호)는 생략 대상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회복등기 판결과 함께 승낙서 또는 승낙을 명하는 재판이 짝으로 갖춰져야 신청이 수리됩니다.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는 말소회복등기는 회복등기 판결만으로는 부족하고, 제3자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이 함께 있어야 신청할 수 있다.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범위 — 회복등기 시점에 순위가 밀리는 사람

판례가 말하는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란 말소회복등기를 함으로써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서, 그 우려가 기존 등기부의 기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입니다(89다카5673, 95다39526).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는지 실질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등기부 기재만 보고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지는 제3자가 권리를 취득한 시점이나 말소 시점이 아니라 회복등기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별합니다. 이 기준 시점 때문에 말소 이후 등기부에 새로 올라온 사람들이 승낙을 구해야 할 상대의 중심이 됩니다.

근저당권 회복 사건에서 실제로 승낙을 구하게 되는 상대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말소 이후 설정된 후순위 근저당권자 — 회복되면 순위가 뒤로 밀리므로 승낙 상대가 됨(2000다12785 사안이 후순위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한 승낙 문제).

  • 말소 이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 — 회복되면 근저당권의 부담을 떠안게 됨. 판례는 가등기 회복 사안에서 말소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를 이해관계인으로 봄(95다39526).

  • 말소 이후 가압류등기를 마친 채권자 — 회복되면 그 가압류보다 앞서는 근저당권이 되살아나 배당 순위가 밀림.

  • 회복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등기의 명의인 — 이해관계인이 아니라 회복의 전제로 말소되어야 할 대상(2003다35567).

근저당권은 같은 부동산에 여러 개를 설정할 수 있어 회복되더라도 뒤 순위로 공존하지만, 지상권처럼 같은 토지에 중복해 설정할 수 없는 권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35567 판결은 지상권설정등기의 말소회복을 구하면서 그 뒤에 마쳐진 다른 지상권자를 상대로 승낙을 구한 사안인데, 말소회복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등기는 회복의 전제로서 말소의 대상이 될 뿐이고 그 명의인은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 경우 회복을 구하는 쪽은 승낙이 아니라, 상대 등기에 무효 사유가 있다면 그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해야 합니다. 상대를 잘못 고르면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부적법한 청구가 되어 소가 각하될 수 있다는 점이 이 판결의 실무적 교훈입니다.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지는 회복등기 시점에 등기부 기재만으로 형식적으로 판단하며, 회복과 양립할 수 없는 등기의 명의인은 승낙 상대가 아니라 말소 대상이다.

승낙의무의 유무 — 위조 말소는 선의·악의 불문, 기망 해지는 제3자의 인식이 갈림길

이해관계 있는 제3자라는 사실과 승낙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판례는 승낙이 필요한 경우라도 그 제3자가 등기권리자에 대한 관계에서 승낙해야 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2003다35567). 등기부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승낙을 강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승낙의무가 있는지는 말소가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등기신청서류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아무런 원인관계 없이 부적법하게 말소되어 그 말소등기가 원인무효인 경우에는,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권리자의 회복등기절차에 필요한 승낙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95다39526). 앞서 본 대로 말소되었어도 근저당권의 효력은 그대로인데, 이는 원인무효인 말소를 믿고 권리를 취득한 사람까지 보호하는 등기의 공신력을 우리 법이 인정하지 않는 체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예컨대 후순위 금융기관이 말소된 등기부만 믿고 대출을 실행했더라도, 말소가 위조에 의한 것이라면 그 금융기관은 회복될 근저당권의 뒤 순위라는 자기 자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권리자의 의사가 개입된 해지를 나중에 취소하는 경우는 다릅니다. 2003다35567 사안에서 채권자는 근저당권설정계약과 지상권설정계약을 해지해 말소가 이루어졌지만, 그 해지는 상대방 측이 채권자의 대리인을 기망해 이끌어낸 것이므로 해지의 의사표시를 취소한다고 주장하며 회복등기와 승낙을 구했습니다. 대법원은 후순위 권리자가 그 기망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승낙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하면서, 위조 사안의 판결들은 사안을 달리 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110조 제3항과 같은 방향의 결론입니다.

두 유형의 차이는 입증 목표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위조 유형에서는 말소가 권리자의 의사에 반했다는 점만 입증하면 후순위 권리자의 인식과 무관하게 승낙의무가 따라옵니다. 기망에 의한 해지 유형에서는 이에 더해 후순위 권리자가 그 기망을 알고 있었다는 점, 예컨대 기망에 가담했거나 그 경위를 알고 권리를 취득했다는 점까지 보여 주어야 합니다. 말소의 경위를 어느 유형으로 구성하느냐가 소송의 난이도를 정하는 셈입니다.

위조로 말소된 경우 제3자는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승낙해야 하지만, 기망에 의한 해지를 취소하는 경우에는 제3자가 그 사정을 알았는지가 승낙의무를 가른다.

승낙을 거부당했다면 — 회복등기 소송과 별도로 승낙청구 소송이 필요한 이유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승낙을 거부하면 회복등기 판결만으로는 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 2000다12785, 12792 판결은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불법 말소를 이유로 회복등기를 구하는 본안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더라도, 그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있는 경우에는 바로 회복등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후순위 근저당권자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해야 하므로, 원고로서는 후순위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승낙을 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청구는 한 소송에 묶어 제기할 수 있습니다. 2003다35567 사건이 그런 구조였는데,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은 그 토지의 공유자인 피고 회사를 상대로, 그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는 뒤에 등기를 마친 다른 피고를 상대로 함께 구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회복등기 판결과 승낙 판결이 함께 확정되어 등기 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한꺼번에 갖춰집니다. 다만 두 청구는 상대방이 다르므로 각각의 요건, 즉 말소의 부적법성과 상대방의 승낙의무를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승낙청구소송은 회복등기 소송과 별개의 소송이어서, 앞선 본안판결의 기판력이 승낙청구소송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승낙 소송에서 그 근저당권이 불법으로 말소되었는지를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본안소송에 독립당사자참가를 해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방식으로 미리 대응할 수도 있고, 위 판결은 그 참가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승낙을 구하는 쪽은 회복등기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이런 참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말소의 부적법성에 관한 증거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합니다.

소송 전에 정리할 것 — 말소 경위 서류와 피담보채권, 그리고 시간

준비의 출발점은 말소 경위를 서류로 복원하는 일입니다. 등기기록의 부속서류는 이해관계 있는 부분에 한해 열람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부동산등기법 제19조 제1항 단서), 말소 신청 때 제출된 해지증서와 위임장 같은 서류를 확인해 권리자의 서명·인영과 위임 경위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위조가 의심되면 필적·인영 감정과 형사 고소가 뒤따르게 되는데, 형사절차에서 확정된 위조 사실은 민사에서도 말소의 부적법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로 쓰입니다.

  • 말소사항이 포함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 말소일·접수번호와 그 이후 들어온 등기(후순위 근저당·소유권이전·가압류)를 시간순으로 정리.

  • 말소 신청 부속서류 열람 — 해지증서·위임장·인감증명서의 작성 경위와 서명·인영 대조.

  • 근저당권설정계약서와 피담보채권 자료 — 채권의 존속 여부와 잔액 확인.

  • 등기필정보(등기필증)의 보관·교부 경위 —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언제 넘어갔는지.

  • 말소 사실을 알게 된 시점과 그 뒤의 대응 기록 — 항의·고소·경매 참여 여부 등.

말소가 부당했더라도 근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변제나 시효 완성 등으로 소멸했다면 근저당권도 함께 소멸합니다(민법 제369조). 이 경우 회복등기를 받아도 소유자나 후속 권리자가 근저당권 말소를 다시 청구할 수 있어 실익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회복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피담보채권이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그 잔액이 얼마인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시간은 회복을 구하는 쪽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관계 있는 제3자는 회복등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89다카5673), 말소를 알고도 대응을 미루는 동안 후순위 근저당권, 가압류, 소유권이전 등기가 계속 쌓이면 승낙을 구해야 할 상대가 늘어나고 소송이 복잡해집니다. 또한 앞서 본 2000다12785 사안처럼 말소 사실을 알고도 오랫동안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사정은 위조 주장의 신빙성을 깎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말소를 알게 된 시점부터 이의 제기, 고소, 회복소송 준비를 기록으로 남기며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저당권 등기가 말소되면 근저당권 자체도 사라지나요?

A. 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되었더라도 근저당권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95다39526). 등기는 물권의 효력 발생 요건일 뿐 존속 요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권리자가 자발적으로 말소한 경우에는 회복등기를 할 수 없고, 피담보채권이 소멸했다면 민법 제369조에 따라 근저당권도 소멸합니다.

Q.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있으면 회복등기 판결을 받아도 등기를 못 하나요?

A.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회복등기에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므로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이 있어야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3호). 승낙 정보가 없으면 등기관은 신청을 각하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9호).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그를 상대로 승낙을 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제기해 승소해야 합니다(2000다12785).

Q. 후순위 권리자가 말소가 위조인 줄 몰랐다면 승낙을 거부할 수 있나요?

A. 위조처럼 권리자의 의사에 반해 말소된 경우라면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승낙할 의무가 있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거부할 수 없습니다(95다39526). 반면 기망에 의한 해지를 취소하고 회복을 구하는 경우에는 후순위 권리자가 그 기망 사실을 알았는지가 승낙의무의 조건이 됩니다(2003다35567). 그래서 말소 경위를 어느 유형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먼저 정리되어야 합니다.

Q. 회복등기가 되면 후순위 근저당권은 지워지나요?

A. 근저당권은 같은 부동산에 여러 개가 설정될 수 있어 서로 양립하므로, 후순위 근저당권은 등기가 유지된 채 회복된 근저당권보다 뒤 순위가 됩니다. 지워지는 쪽은 회복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등기이며, 판례는 지상권 사안에서 그런 등기의 명의인은 승낙 상대가 아니라 말소의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2003다35567). 따라서 후순위 근저당권자에게는 등기를 지우라고 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에 승낙하라고 구하게 됩니다.

Q. 말소 이후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새 소유자도 승낙해야 하나요?

A. 근저당권이 회복되면 새 소유자는 그 근저당권의 부담을 지게 되므로, 회복등기 시점 기준으로 손해를 입을 우려가 등기부상 형식적으로 인정되는 이해관계인이 됩니다(89다카5673). 판례는 가등기 회복 사안에서 말소 이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에게 승낙의무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95다39526). 다만 승낙의무가 실제로 생기는지는 앞서 본 것처럼 말소가 위조인지 기망 해지의 취소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위조가 확실하지 않은데 일단 소송부터 제기해도 되나요?

A. 위조를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아 이해관계인의 승낙을 얻지 못한 사례가 실제로 있고(2000다63974), 등기필증을 채무자에게 건넨 사실과 오랜 방치가 위조 주장을 무너뜨린 사례도 있습니다(2000다12785). 소송 전에 부속서류를 열람해 해지증서와 위임장의 작성 경위를 확인하고, 말소 사실을 알게 된 뒤의 대응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위조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기망에 의한 해지의 취소 등 다른 구성이 가능한지도 함께 따져 보게 됩니다.

맺음말

근저당권등기가 부당하게 말소되어도 근저당권 자체는 사라지지 않지만, 그 사이 들어선 후순위 권리자나 새 소유자가 있다면 회복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59조에 따라 이들의 승낙을 거쳐야 합니다. 승낙의무는 말소가 위조처럼 권리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면 선의·악의를 가리지 않고 생기고, 기망에 의한 해지의 취소처럼 권리자의 의사가 개입된 것이면 제3자의 인식에 따라 갈립니다. 회복등기 판결 하나로 끝나지 않고 회복등기 청구와 승낙청구가 짝을 이룬다는 점, 그리고 지체할수록 이해관계인이 늘고 입증 정황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고액의 부동산 거래가 이어지는 광교·수지 인근에서는 말소 이후 권리관계가 금세 쌓이는 경우가 있는 만큼, 말소를 알게 된 시점부터 등기부와 말소 신청 서류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승낙을 구해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부터 가려 보시길 권합니다. 말소의 경위가 위조인지 해지의 취소인지에 따라 소송의 구성과 입증 범위가 달라지므로, 서류를 확인한 뒤 전문가와 함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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