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은커녕 폭언과 금전 요구로 부모의 노후를 힘들게 해 온 자녀를 상속에서 빼고 싶다며 유언장부터 쓰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필로 '아무개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다'고 적어 두는 것과 민법 제1004조의2가 정한 상속권 상실 유언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026. 3. 17. 개정 민법으로 이 제도는 직계존속뿐 아니라 자녀와 배우자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넓어졌고, 공정증서로 유언을 남기면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게 됩니다. 다만 유언만으로 상속권이 사라지지는 않으며, 가정법원의 선고가 확정되어야 상속과 유류분이 함께 막힙니다. 이 글에서는 공정증서 유언의 요건, 법원이 상실 여부를 가르는 기준, 유언집행자와 증거 준비, 선고 확정 뒤 유류분과 대습상속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상속권 상실 유언의 구조 — 유언은 의사표시, 박탈은 가정법원 선고
민법 제1004조의2 제1항은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될 사람에게 두 가지 사유 중 하나가 있으면 제1068조에 따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첫째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이고, 둘째는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피상속인의 직계혈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이 조항은 이어서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그 사람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언에서 '상속권을 상실시킨다'고 밝히는 것은 상실 그 자체가 아니라, 사후에 상실을 청구하라는 의사표시입니다.
구조를 시간 순서로 보면 두 단계입니다. 먼저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로 유언을 남기고, 유언은 제1073조 제1항에 따라 유언자가 사망한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그다음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청구를 받아들이는 선고가 확정되어야 그 사람이 상속권을 잃습니다. 고의 살해 등을 이유로 제1004조가 정한 상속결격은 별도 재판 없이 법률상 당연히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제도인 반면, 제1004조의2는 법원의 선고를 거친다는 점이 다릅니다. 제1004조의2 제1항 제2호가 괄호로 '제1004조의 경우는 제외한다'고 적어 둔 것도 두 제도의 적용 영역을 가르는 표시입니다.
적용 대상은 신설 이후 한 번 넓어졌습니다. 2024. 9. 20. 법률 제20432호로 제1004조의2가 신설될 때는 직계존속인 상속인만 대상이었는데, 2026. 3. 17. 법률 제21454호가 제1항과 제3항을 고쳐 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넓혔습니다. 개정 민법 부칙 제2조는 이 규정을 2024. 4. 25.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정했고, 이 내용은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다219693 판결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판결은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유류분 반환 사건에도 구법 조항이 아니라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아, 원고들의 패륜적 행위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구법을 이유로 배척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상속이 이미 개시된 사건도 신법의 틀로 다시 판단받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사망 시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권 상실 유언은 상실을 청구하라는 의사표시이고, 상속과 유류분이 실제로 사라지는 시점은 가정법원의 선고가 확정된 때다.
공정증서 방식 — 자필 유언장으로는 상속권 상실 의사표시가 되지 않는다
유언은 제1060조가 정한 대로 법이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생기지 않고, 유언의 방식은 제1065조에 따라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구수증서 다섯 가지입니다. 제1004조의2 제1항은 이 가운데 제1068조의 공정증서만을 지정합니다. 그러므로 자필증서나 녹음으로 '이 자녀의 상속권을 상실시킨다'고 남겨도 이 조항이 정한 상속권 상실의 의사표시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자필증서가 유효한 방식을 갖췄다면 재산을 특정인에게 유증하는 효력은 별개로 남을 수 있지만, 그 경우 제외된 자녀는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제1068조가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를 구수(口授), 즉 말로 전달해야 합니다.
공증인이 유언자의 말을 필기하고 낭독해야 합니다.
유언자와 증인이 그 내용이 정확함을 승인해야 합니다.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구수' 요건입니다.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75019, 75026 판결은 공증인이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유언의 취지를 작성하고 그 서면에 따라 유언자에게 질문하여 진의를 확인한 다음 필기된 서면을 낭독해 주었고,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의사식별능력이 있으며 유언의 내용이나 경위로 보아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유언취지의 구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유와 재산 배분을 정리한 문안을 미리 준비해 공증인의 질문에 유언자가 직접 답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유언자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만 했거나 유언자의 진의가 아닌 문안이 그대로 낭독된 경우에는 방식 위반이나 유언무효확인의 다툼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상속권 상실 유언은 해당 자녀가 사후에 가장 강하게 다툴 유언이므로 이 요건을 갖추는 데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증인과 유언능력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1072조 제1항은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 그리고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을 증인이 되지 못하게 하므로, 유언으로 재산을 받게 될 자녀나 그 배우자를 증인으로 세울 수 없습니다. 공정증서에는 공증인법상 결격자도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제1072조 제2항). 유언자는 제1061조에 따라 17세 이상이어야 하고, 피성년후견인이라면 제1063조에 따라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 한해 의사가 심신 회복의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하고 서명날인해야 유언할 수 있습니다. 고령의 유언자라면 유언 무렵의 진료기록이나 인지기능 검사 결과를 함께 남겨 의사능력을 뒷받침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권 상실 의사표시는 제1068조의 공정증서로만 남길 수 있다 — 자필증서나 녹음은 이 조항이 정한 방식을 채우지 못한다.
상실 사유 — 부양의무 중대 위반과 심히 부당한 대우의 판단 기준
제1004조의2 제1항이 정한 사유는 두 가지입니다. 제1호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입니다. 부양의무는 제974조에 따라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사이에 인정되지만, 제975조는 부양을 받을 사람이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부양의 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므로 피상속인이 충분한 자산과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었다면 자녀가 생활비를 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중대한' 위반이라 주장하기는 어렵고, 피상속인이 병환이나 고령으로 자력이 없던 시기에 자녀가 알면서도 방치한 사정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제2호는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피상속인의 직계혈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유언에 따른 청구(제1항)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직계혈족에 대한 행위까지 포함하지만, 유언이 없어 공동상속인이 청구하는 경우(제3항 제2호)는 피상속인 본인에 대한 행위로 한정됩니다. 예를 들어 재혼한 배우자에게 반복적으로 폭행이나 협박을 가한 자녀는, 유언에 그 사유를 적어 두면 청구 원인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같은 행위가 제3항 제2호의 문언에는 들어 있지 않으므로 유언 없이 사망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제1004조가 정한 살해·상해치사 등은 별도의 결격사유이므로 이 항목에서는 제외됩니다.
사유가 있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상실을 선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5항은 법원이 상실을 청구하는 원인이 된 사유의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그 밖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수년간 연락을 끊었더라도 그 전에 피상속인이 먼저 자녀를 학대하거나 유기했다는 사정이 드러나면, '경위'와 '관계' 요소가 자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이 그 자녀가 함께 일군 사업체나 부동산이라면 '상속재산의 형성 과정'에서 자녀의 기여도 함께 검토됩니다.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아 축적된 선례가 많지 않으므로, 이 요소들을 사실관계로 채워 두는 것이 준비의 기준이 됩니다.
부양의무 위반 — 피상속인이 자력으로 생활할 수 없던 시기에 부양을 방치했는지가 중심입니다.
중대한 범죄행위 — 피상속인·배우자·직계혈족에 대한 폭행, 협박, 재산 침해 등이며 형사 처벌 기록이 있으면 입증이 수월합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 — 범죄 성립 여부와 별개로 지속적인 폭언·학대·유기처럼 정도가 심각한 행위를 뜻합니다.
고려 요소 —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을 종합합니다.
상실 사유가 있어도 인용은 자동이 아니다 — 법원은 제5항의 경위·정도·관계·재산 형성 과정을 종합해 인용 또는 기각한다.
유언집행자 지정 —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사람을 미리 정해 둔다
제1004조의2 제1항 후단은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청구의 주체가 유언집행자이므로, 유언에서 집행자를 정해 두지 않으면 사망 직후 누가 청구할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없으면 제1095조에 따라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되는데, 제2항은 상실의 대상이 될 사람은 유언집행자가 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어 결국 나머지 상속인들이 나서거나 제1096조에 따라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유언집행자 선임을 청구해야 합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흐르고 상속재산이 움직일 수 있으므로 유언에서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유언집행자는 유언으로 지정할 수 있고, 지정을 제3자에게 위탁할 수도 있습니다(제1093조). 다만 지정받은 사람은 유언자 사망 후 지체 없이 승낙하거나 사퇴할지를 상속인에게 통지해야 하므로(제1097조 제1항), 사퇴할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 집행자를 함께 지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한능력자와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은 제1098조에 따라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재산을 받을 자녀를 집행자로 지정하면 상실 대상 자녀와의 갈등이 곧바로 청구 절차로 옮겨 붙기 쉬우므로, 이해관계가 없는 변호사나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지정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유언집행자는 취임을 승낙하면 지체 없이 임무를 이행해야 하고(제1099조), 유언이 재산에 관한 것이면 재산목록을 작성해 상속인에게 교부해야 합니다(제1100조). 집행자가 임무를 해태하거나 적당하지 않은 사유가 있으면 상속인이나 이해관계인의 청구로 법원이 해임할 수 있습니다(제1106조). 청구가 지연되는 동안 상속재산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가정법원이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로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거나 보존·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는 제7항이 안전장치가 됩니다. 유언의 집행에 드는 비용은 제1107조에 따라 상속재산에서 지급됩니다.
지정 대상 — 상실 대상자를 제외하고,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를 지정하면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비 집행자 — 승낙 전 사퇴에 대비해 순위를 정해 함께 지정합니다.
결격 확인 — 제한능력자·파산선고자는 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임무 명시 — 유언서에 상속권 상실의 대상자와 사유, 가정법원 청구가 집행자의 임무라는 점을 적어 둡니다.
증거 준비 — 사유를 입증할 자료는 생전에 만들어 둔다
청구를 하는 사람은 피상속인 본인이 아니라 사망 후의 유언집행자입니다. 법원은 피상속인이 무엇을 겪었는지를 본인의 기억이 아니라 남겨진 자료로 확인해야 하므로, 사유의 '경위와 정도'는 생전에 자료로 만들어 두지 않으면 입증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유언서에도 무슨 일이 언제부터 어떻게 있었는지를 일시·행위·피해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적고, 뒷받침 자료를 함께 보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사후에 해당 자녀가 반박하면 유언의 기재는 자료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갖습니다.
형사 기록 — 고소장 접수증, 사건 처리 결과 통지서, 판결문은 중대한 범죄행위를 입증하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진료·신고 기록 — 상해진단서, 112 신고 이력, 병원 진료기록으로 피해의 정도를 보여줍니다.
연락·요구 내역 — 문자와 메신저 대화, 본인이 당사자로 참여한 통화 녹음, 금전 요구 정황을 정리합니다.
부양 관련 자료 — 피상속인의 소득·자산이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자료와 병원비·간병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보여주는 이체 내역이 필요합니다.
제3자 자료 — 요양보호사·이웃·다른 가족의 진술서와 요양시설 방문 기록을 확보합니다.
부양 사유는 특히 시기와 자력을 함께 보여줘야 합니다. 제975조 때문에 피상속인이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부양의무 위반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고, 자력이 없던 시기가 언제부터였는지, 그동안 자녀가 아무 지원도 하지 않았고 연락도 끊었는지를 날짜 순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반대로 피상속인이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는지, 자녀가 일부라도 부양료를 낸 적이 있는지 같은 불리한 사정도 미리 점검해 두어야 유언의 기재가 과장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법원이 제5항에서 '관계'와 '경위'를 함께 보기 때문에, 불리한 사정을 알고도 빠뜨린 유언은 오히려 신빙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도 자료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부, 사업 자금의 출처, 상속인이 재산 형성에 기여했는지 여부는 제5항이 직접 고려 요소로 든 부분입니다. 피상속인 단독의 노력으로 형성된 재산인지 자녀의 기여가 섞여 있는지는 법원이 살피는 요소이므로, 취득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 두면 청구에 도움이 됩니다. 자료가 부족하면 법원은 제5항의 종합 판단에서 청구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선고 확정 이후 — 소급 상실과 상속재산관리인
선고가 확정되면 제6항에 따라, 상속개시 후에 확정된 경우 그 선고를 받은 사람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상속권을 상실합니다.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정리되므로 그 사람 몫으로 분배되었거나 등기된 상속재산은 다시 정리해야 합니다. 다만 소급효는 해당 선고가 확정되기 전에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상실 대상자가 선고 전에 상속등기를 마치고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했다면, 제3자가 확정 전에 취득한 권리는 소급효로도 뒤집을 수 없어 청구 기간 동안 재산을 지키는 조치가 중요해집니다.
이 공백을 메우는 장치가 제7항입니다. 가정법원은 상속권 상실 청구를 받으면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거나 그 밖에 상속재산의 보존 및 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고, 관리인의 직무·권한·담보제공·보수에는 제24조부터 제26조까지가 준용됩니다(제8항). 청구가 접수된 뒤에도 재판이 끝나기까지 상속인 지위가 확정되지 않으므로, 청구와 함께 보존·관리 처분을 신청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언에는 상속권 상실의 의사표시와 재산 배분을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 공정증서 한 통에 특정 자녀에 대한 상실 의사와 함께 나머지 재산을 누구에게 줄지를 정해 두면, 선고가 인용될 때와 기각될 때 각각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미리 그려 둘 수 있습니다. 선고가 인용되면 상실 대상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어 남은 상속인들이 그 몫을 넘겨받고, 유언에서 특정인에게 유증한 부분은 유언대로 이행됩니다. 다만 상실 대상자에게 직계비속이 있으면 그 직계비속이 대습상속하는데, 이 부분은 다음 항목에서 다룹니다. 선고가 기각되면 그 자녀는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므로 법정상속분과 유류분이 다시 문제 됩니다.
소급 상실 — 선고 확정 시 상속이 개시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 상속권을 잃습니다.
제3자 보호 — 선고 확정 전에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해치지 못합니다.
보존 처분 — 청구 계속 중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로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등을 명할 수 있습니다.
재량 판단 — 법원이 제5항에 따라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합니다.
유류분 — 선고가 확정되면 소멸하고, 기각되면 그대로 남는다
유류분은 제1112조가 '상속인의 유류분'으로 정하는 권리입니다.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은 3분의 1이고, 형제자매는 제4호가 삭제되어 유류분 권리자에서 빠졌습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선고가 확정되어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상속인의 지위 자체가 없습니다. 이것이 상속권 상실 유언이 유류분까지 막는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배우자 없이 자녀 A와 B만 있고 상속재산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B의 법정상속분은 5억 원이고 유류분은 그 절반인 2억 5천만 원입니다.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재산 전부를 A에게 남기고 B에 대한 상속권 상실 청구가 기각되면, B는 다른 증여나 유증을 받은 것이 없다는 전제에서 A를 상대로 2억 5천만 원의 유류분 부족액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선고가 인용되어 확정되면 B는 상속개시 때로 소급해 상속인이 아니므로 이 청구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이 유언의 실질적 효과는 공증 자체가 아니라 가정법원의 인용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대습상속입니다. 제1001조는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 제1004조 또는 제1004조의2에 따라 상속인이 되지 못한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그 사람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고 정하고, 제1118조는 제1001조를 유류분에 준용합니다. 위 예에서 B에게 자녀 C가 있다면 B의 상속권이 상실되어도 C가 B의 몫에 대한 대습상속인이 되고, C의 유류분은 B의 상속분 5억 원을 기준으로 다시 2억 5천만 원이 됩니다. 반면 제1003조 제2항은 대습상속하는 배우자를 '상속개시전에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로만 정하고 있어, 상속권을 잃은 B의 배우자는 이 규정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C에게도 별도의 상실 사유가 있다면 C에 대해 따로 유언과 청구를 준비해야 합니다.
유류분 반환은 제1115조 제1항에 따라 부족한 한도에서 재산의 가액 지급을 청구하는 방식이고, 가액의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청구권은 제1117조에 따라 상속의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유류분 소송에서 상속인의 패륜적 행위 주장이 어떤 조항으로 판단되는지에 관해서는 앞서 본 2025다219693 판결이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계속 중이던 사건에 신법 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한 바 있습니다. 상속권 상실 유언을 남겼더라도 선고가 기각될 경우에 대비해 유류분 청구를 전제로 재산 배분을 설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고가 확정되면 유류분권도 함께 사라지지만, 기각되면 유언으로 재산을 전부 넘겼더라도 유류분 반환 청구는 남는다.
유언 이후 관리 — 철회·저촉과 사후 집행 준비
상속권 상실 유언도 유언이므로 제1108조 제1항에 따라 유언자가 언제든지 그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 제2항에 따라 철회할 권리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자녀와 화해했거나 사정이 바뀌었다면 새 공정증서로 철회하거나 내용을 바꾸면 됩니다. 제1109조는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므로, 유언 후에 유언 대상 재산을 처분하면 그 부분은 유언이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화해 뒤에도 유언을 그대로 두면 법원이 제5항에서 살피는 '관계'와 배치되는 자료가 될 수 있어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사후 집행에서 공정증서 유언은 절차가 단순합니다. 자필증서·녹음의 경우 제1091조 제1항이 법원의 검인을 요구하지만, 제2항은 공정증서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언집행자는 검인 절차 없이 곧바로 집행에 착수해 상속권 상실 청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실 청구는 유언집행자가 유언의 존재와 보관 위치를 알아야 시작되므로, 유언 원본을 보관하는 공증사무소와 정본의 보관 위치를 집행자에게 알려 두어야 합니다. 이미 넘긴 증여재산은 상속권 상실 선고의 대상이 아니므로, 생전에 넘긴 재산은 이 절차와 별도로 정리 방법을 따져야 합니다.
유언 전 — 사유별 증거 정리, 상속재산 목록 작성, 대습상속인이 될 자녀의 자녀 유무를 확인합니다.
유언 시 — 공증인 앞에서 구수하고, 이해관계 없는 증인 2인을 세우며, 유언집행자와 예비 집행자를 지정합니다.
유언 후 — 정본 보관 위치를 집행자에게 공유하고, 사정이 바뀌면 제1108조에 따라 철회·변경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필 유언장에 한 자녀를 상속에서 제외한다고 쓰면 상속권 상실이 되나요?
A. 제1004조의2 제1항은 제1068조의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실 의사를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어, 자필증서만으로는 이 조항이 정한 방식을 갖추지 못합니다. 자필증서가 방식을 갖췄다면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유증하는 부분의 효력은 별개로 다투어질 수 있으나, 제외된 자녀는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권 상실까지 원한다면 공정증서로 다시 남기고 유언집행자를 지정해야 합니다.
Q. 유언을 남기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면 방법이 없나요?
A. 유언이 없었다면 제3항에 따라 공동상속인이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유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과 피상속인에게 한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로 정해져 있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공동상속인이 없거나 모든 공동상속인에게 사유가 있으면 제4항에 따라 선고 확정으로 상속인이 될 사람이 청구합니다. 6개월은 안 날부터 진행되므로 사망 후 자료부터 빠르게 정리해야 합니다.
Q. 상속권을 잃은 자녀의 자녀, 즉 손자녀는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제1001조는 제1004조의2에 따라 상속인이 되지 못한 때에도 그 직계비속이 그 사람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고 정합니다. 제1118조가 이를 유류분에 준용하므로 대습상속인이 된 손자녀는 유류분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손자녀에게도 별도의 상실 사유가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 다시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합니다.
Q. 유언을 한 뒤 자녀와 화해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제1108조 제1항에 따라 유언은 언제든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으므로, 새 공정증서로 내용을 바꾸거나 철회 의사를 남기면 됩니다. 유언 방식으로 철회하지 않더라도 유언 뒤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면 그 부분은 제1109조에 따라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저촉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화해했다면 새 유언으로 명확히 정리하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Q. 사유가 분명하면 법원이 반드시 상실을 선고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5항은 사유의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등을 종합해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관계나 경위에 비추어 상실이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기각될 수 있습니다. 기각되면 그 자녀는 상속인 지위와 유류분을 그대로 갖게 됩니다.
Q. 이미 생전에 넘겨준 재산도 상속권 상실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상속권 상실 선고는 상속인으로서의 권리를 잃게 하는 절차이고, 이미 이전된 증여재산을 회수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선고가 확정되면 그 사람은 상속개시 때로 소급해 상속인이 아니게 되지만, 이미 넘어간 재산의 반환 여부는 증여계약의 효력 등 별도의 사정을 따져야 합니다. 재산이 넘어간 시기와 방식에 따라 정리 방법이 달라지므로 자료를 갖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상속권 상실 유언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제1068조의 공정증서로 남겨야 하고,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하며, 법원이 제5항의 요소를 종합해 청구를 받아들이는 선고가 확정되어야 상속과 유류분이 함께 막힙니다. 유언은 상실을 청구하라는 의사표시일 뿐이어서 공증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그래서 준비의 무게는 유언서 문구보다 사유를 입증할 자료, 이해관계 없는 유언집행자의 지정, 그리고 선고가 기각될 경우까지 상정한 재산 배분에 있습니다. 상실 대상자에게 자녀가 있으면 대습상속으로 그 자녀에게 몫과 유류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에서 공정증서 유언과 가정법원 청구를 함께 준비하시는 경우라면, 유언 전에 사유와 증거, 재산 구성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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