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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직무유기죄, 군형법 제24조는 성립요건이 좁고 형은 형법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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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직무유기죄, 군형법 제24조는 성립요건이 좁고 형은 형법보다 무겁다 

강대현 변호사

부대에서 사고나 비위가 발생했을 때 지휘관이 마땅히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직무유기라도 지휘관에게는 형법 제122조가 아니라 군형법 제24조가 적용되고, 평시 법정형의 상한이 형법의 세 배로 올라갑니다. 다만 이 조문은 조치가 미흡했다거나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죄가 아니어서, 지휘관이 무엇을 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군형법 제24조의 적용 대상과 성립요건, 대법원이 그어 온 판단 기준, 유죄가 되었을 때 군 신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응 방향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군형법 제24조 직무유기 — 형법보다 무겁게 정한 지휘관 전용 규정

군형법 제24조는 지휘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처벌은 상황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뉩니다. 적전(敵前)의 경우에는 사형, 전시·사변 시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 그 밖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입니다. 평시 부대 운영 중에 벌어지는 사건에는 세 번째 구간이 적용됩니다. 조문에 사형까지 규정되어 있다는 점은 이 죄가 부대 전체의 안전과 전투력에 직결되는 지휘관의 책무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반 공무원의 직무유기를 정한 형법 제122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평시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징역·금고의 상한이 1년에서 3년으로, 정확히 세 배가 됩니다. 형법 제122조에는 자격정지라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이 선택지로 있지만, 군형법 제24조 제3호에는 징역 또는 금고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느 조문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선고될 수 있는 형의 범위가 처음부터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숫자 비교에 그치지 않습니다. 징역이나 금고만 규정된 죄는 유죄로 형이 선고되면 그 형이 곧 금고 이상의 형이 되기 때문에, 뒤에서 살펴볼 군인사법상 결격·제적 문제와 직접 맞닿습니다. 그래서 군형법 제24조 사건에서는 처벌 수위 못지않게 유죄 여부 자체와 선고되는 형의 종류가 군 경력의 향방을 좌우합니다.

군형법 제24조 제3호는 평시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를 정하고 있어, 상한이 형법 제122조의 세 배이고 자격정지라는 가벼운 선택지도 없다.

지휘관의 범위 —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부터 적용된다

군형법 제24조의 주체는 '지휘관'입니다. 이 용어는 군형법 제2조 제2호에서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과 함선부대의 장, 그리고 함정 및 항공기를 지휘하는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육군을 예로 들면 중대장·대대장·연대장처럼 중대급 이상 부대를 이끄는 보직이 이에 해당합니다. 계급이 높다고 자동으로 지휘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단위부대의 장이라는 보직을 맡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소대장, 분대장, 참모, 당직·위병 근무자처럼 단위부대의 장이 아닌 보직은 정의상 지휘관에 해당하지 않아 제24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들의 직무유기가 문제 되면 형법 제122조가 검토됩니다. 실제로 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1060 판결 사건에서는 감호생을 수용한 대대의 대대장은 군형법 제24조로, 위병 근무를 지휘·감독하던 소대장은 형법 제122조로 각각 의율되었습니다. 같은 부대, 같은 사태에서도 보직에 따라 적용 조문이 갈린 것입니다.

  • 지휘관에 해당 — 중대장·대대장·연대장 등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

  • 지휘관에 해당 — 함선부대의 장, 함정과 항공기를 지휘하는 사람.

  • 지휘관에 해당하지 않음 — 소대장·분대장 등 중대 미만 부대의 장.

  • 지휘관에 해당하지 않음 — 참모, 당직·위병 근무자 등 단위부대의 장이 아닌 보직.

이 구분은 방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사항입니다. 발령상 직책이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이 아니라면 제24조를 전제로 한 공소사실 자체가 적용 조문을 잘못 잡은 것이 되고, 형법 제122조로 조문이 바뀌면 법정형의 상한도 달라집니다. 반대로 직책이 지휘관에 해당하더라도 문제 시점에 실제로 그 부대를 지휘하는 지위에 있었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지휘관인지 여부는 계급이 아니라 보직으로 정해진다.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이면 군형법 제24조가, 그 아래 보직이면 형법 제122조가 문제 된다.

성립 요건 — 직무의 근거와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

직무유기죄는 지휘관이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76. 10. 12. 선고 75도1895 판결은 군형법 제24조의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그 직무의 내용이 성문된 법령상의 근거가 있거나, 적어도 군대 내의 특단의 지시 또는 명령이 있어 그것이 지휘관의 고유한 직무내용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지휘관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기대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조치가 그 지휘관의 직무라고 특정할 수 있는 규범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 대대장의 두 가지 부작위는 결론이 달랐습니다. 소속 부대원이 부대 안에서 소란을 일으켰는데 이를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은 점은, 제1심이 근거로 든 군인복무규율 제12조 등으로는 그러한 보고가 대대장의 고유 직무라고 볼 수 없어 직무유기로 처단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소속 대원의 탈영 사실을 보고받고도 상급부대에 탈영 보고를 하지 않은 점은, 당시 육군규정 1-1 병력보고 규정 제6조가 부대지휘관의 탈영자 보고의무를 정하고 있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보고 누락'이라도 그 보고를 지휘관의 의무로 정한 규정이 있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린 것입니다. 다만 이 판결이 인용한 규정은 당시의 것이므로, 개별 사건에서는 사건 당시 시행 중이던 규정이 해당 조치를 지휘관의 의무로 정하고 있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주체 — 군형법 제2조 제2호가 정한 지휘관.

  • 직무의 근거 — 성문 법령 또는 군대 내 특단의 지시·명령이 그 조치를 지휘관의 고유 직무로 특정할 것.

  • 행위 — 직무수행의 거부 또는 직무·직장의 유기.

  • 주관 —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

  • 정당한 사유 없음 —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만한 사정이 없을 것.

형법 제122조에 관한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도13694 판결도 같은 방향입니다. 직무유기죄는 법령·내규 등에 의한 추상적 충근의무를 태만히 하는 일체의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의 무단이탈이나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태만·분망·착각 등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휘관에게 적용되는 군형법 제24조 역시 이 좁은 범위 안에서 다투게 됩니다.

지휘관이 취해야 할 조치를 게을리한 일체의 경우가 아니라, 직무의 근거가 특정되고 그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의식적으로 방임·포기한 경우에 성립한다.

미흡한 대응과 직무 포기는 다르다 — 82도1060 판결이 그은 선

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1060 판결은 이 구분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사회보호법상 감호처분을 받은 감호생들이 수용된 대대에서 감호생들이 술을 마신 뒤 집단으로 소요를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부대 소속 중사가 사망하는 인명 피해까지 났습니다. 원심은 대대장이 후유증을 두려워한 나머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태를 방관했다고 보아 군형법 제24조의 직무유기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이 기록에서 확인한 대대장의 조치는 구체적이었습니다. 감호생들을 설득해 내무반으로 들여보냈고, 비상조치를 발령해 병력을 나누어 배치했으며, 감호생 두 명이 위병소를 벗어나자 병력과 차량을 보내 격리했습니다. 헌병대에 지원을 요청하고 연대 상황실의 5분 대기조에 출동을 명했으며 사단 주번사령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연대 지원병력이 도착한 뒤에는 감호 중대를 포위해 난동을 부리는 감호생을 붙잡아 헌병대로 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실관계라면 대응이 미흡하고 적절하지 못했더라도 과오로 비난받는 것은 별문제이고, 지휘관으로서 직무를 버린다는 주관적 인식이나 직무를 유기하는 객관적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읽어야 할 핵심은 판단의 초점이 결과가 아니라 '무엇을 했는가'에 있다는 점입니다. 직무집행의 내용이 적정하지 못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직무유기가 성립하지 않고, 사태를 알면서도 아무 조치 없이 방관한 경우에 비로소 성립합니다. 예를 들어 부하 간 폭행 사실을 알게 된 중대장이 규정상 상급부대에 보고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서식을 착각하거나 다른 긴급 업무에 밀려 하루 늦게 보고했다면 태만·분망에 가까워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알면서도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면 의식적인 방임·포기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두 경우를 가르는 것은 결과의 크기가 아니라 당시의 경위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록입니다.

지휘관의 직무유기는 조치가 미흡했다는 결과 평가가 아니라,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필요한 조치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죄다.

죄명의 경계 — 제27조 수소 이탈, 제35조 근무 태만, 업무상과실과의 관계

지휘관의 직무 방기가 문제 되는 사건에서 적용 조문이 제24조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군형법 제27조(지휘관의 수소 이탈)는 지휘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부대를 인솔하여 수소(守所)를 이탈하거나 배치구역에 임하지 아니한 경우를 처벌하며, 평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입니다. 직무 일반을 포기한 경우를 다루는 제24조와 달리, 정해진 장소와 배치구역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구성요건의 핵심입니다. 같은 지휘관의 부재라도 부대를 이끌고 이탈했는지, 지휘 직무 자체를 내던졌는지에 따라 조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35조(근무 태만)는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으로 훨씬 무겁지만 구성요건이 특정 상황에 한정됩니다. 지휘관 또는 이에 준하는 장교가 적과의 교전이 예측되는 경우에 전투준비를 게을리한 경우, 장교가 부대 또는 병원(兵員)을 인솔해 임무를 수행하다 적을 만나거나 그 밖의 위난에 처해 정당한 사유 없이 부대 또는 병원을 유기한 경우 등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 요건을 갖추지 못한 평시 부대 관리·사고 대응 사안에서는 제35조가 적용되지 않고, 쟁점이 제24조 또는 형법 제122조로 넘어갑니다.

  • 제24조 직무유기 — 직무수행 거부·직무 유기. 평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 제27조 수소 이탈 — 정당한 사유 없이 부대를 인솔해 수소를 이탈하거나 배치구역에 임하지 않음. 평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 제35조 근무 태만 — 교전 예측·위난 등 특정 상황에서의 근무 태만.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

  • 형법 제122조 — 지휘관이 아닌 보직의 직무유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

사고로 부하가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형법 제268조)과 직무유기가 함께 문제 되기도 합니다. 두 죄는 구성요건이 전혀 다릅니다. 업무상과실은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결과를 발생시켰는지를 보고, 직무유기는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했는지를 봅니다. 따라서 직무유기가 인정되지 않아도 과실 책임은 별도로 다투어지고, 반대로 과실 책임이 없다고 해서 직무유기 판단이 자동으로 정리되지도 않습니다.

죄명이 달라지면 구성요건과 법정형이 함께 달라지므로, 공소사실의 적용 조문이 사실관계에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재판은 어디서 —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의 갈림길

현역 군인이 범한 죄는 원칙적으로 군사법원이 재판합니다.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은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 범한 죄에 대해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군사법원은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중앙지역군사법원과 제1지역부터 제4지역까지의 군사법원으로 구성되며(제6조), 군사법원 재판에 대한 항소는 서울고등법원이 심판합니다(제10조). 지휘관 직무유기 사건도 원칙적으로 이 경로를 따릅니다.

다만 같은 법 제2조 제2항은 예외를 둡니다. 성폭력범죄, 군인이 사망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 그 원인이 되는 범죄, 군인 신분을 취득하기 전에 범한 죄는 그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까지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그래서 직무유기가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에 해당하거나, 그 원인 범죄(업무상과실치사 등)와 경합범 관계로 기소되면 일반 법원이 재판을 맡습니다. 어느 법원에 사건이 계속되어 있는지에 따라 소송 절차와 대응 방식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군형법 제1조 제5항에 따라 군 복무 중에 범한 죄는 전역·소집해제·퇴직 후에도 군형법이 적용됩니다. 전역했다고 해서 직무유기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없음이 밝혀지면 결정으로 사건을 재판권이 있는 같은 심급의 법원으로 이송하며, 이송 전에 한 소송행위의 효력은 유지됩니다(군사법원법 제2조 제3항).

유죄 이후의 군 신분 — 집행유예와 선고유예가 가르는 것

형사처벌과 별도로 군 내부 징계가 진행됩니다. 군인사법 제56조 제3호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징계권자가 징계위원회에 의결을 요구해 처분하도록 합니다.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이고 경징계는 감봉·근신·견책입니다(제57조 제1항). 직무유기죄는 직무의 의식적 포기를 요구하지만 징계사유는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까지 포함하므로, 형사에서 직무유기가 인정되지 않은 사안도 징계 절차에서는 별도로 다투게 됩니다.

형사 유죄의 효과는 더 직접적입니다. 군형법 제24조는 징역 또는 금고만 규정하므로 유죄로 형이 선고되면 그 형은 금고 이상의 형입니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제4호),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 중이거나 그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제5호)을 장교·준사관·부사관의 결격사유로 정하고, 제40조 제1항 제4호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제적한다고 정합니다. 집행유예도 군 경력이 끝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선고유예는 사정이 다릅니다. 제10조 제2항 제6호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유예기간 중인 사람을 결격사유로 두지만, 제40조 제1항 제4호 단서는 이 제6호를 근거로 한 제적을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뇌물 관련 죄, 성폭력·스토킹·마약류 관련 죄, 직무와 관련한 횡령·배임 등 열거된 죄에 한정합니다. 직무유기는 그 열거에 없습니다. 선고유예는 형법 제5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등을 선고할 경우에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없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유죄가 불가피해 보이는 사건에서도 형의 종류를 실형·집행유예가 아니라 선고유예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가 군 신분을 지키는 현실적인 분기점이 됩니다. 다만 선고유예를 받아도 징계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24조 유죄는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금고 이상의 형이어서 군인사법상 제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선고유예가 결과를 달리하는 분기점이 된다.

대응 방향 — 직무의 근거, 조치의 기록, 지휘관 요건을 하나씩 따진다

직무유기 혐의는 수사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떤 논점을 세우느냐에 따라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앞에서 본 판례의 기준을 실제 대응 항목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직무의 근거 특정 — 문제 된 조치(보고, 통제, 출동 지시 등)가 성문 법령·규정·명시적 명령상 지휘관의 고유 직무인지 검토합니다. 근거가 없다면 75도1895 판결의 논리로 직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툽니다. 사건 당시 시행 중이던 규정의 조문과 시행일을 특정해야 합니다.

  • 조치 기록의 확보 — 상황일지, 통화·무전·메신저 기록, 병력 배치와 지시 하달 내역, 상급 보고 시각을 정리합니다. 82도1060 판결에서 결론을 가른 것이 바로 이런 조치의 존재였습니다.

  • 주관적 요소의 소명 — 착각·분망·판단 착오였는지 의식적인 포기였는지가 쟁점이므로, 당시 인식과 경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 지휘관 요건과 적용 조문 확인 — 발령 직책이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인지, 공소사실의 적용 조문이 제24조인지 제27조인지 형법 제122조인지 확인합니다.

  • 정당한 사유의 주장 — 82도1060 판결의 소대장 부분에서는 술에 취한 감호생들이 위협하며 접근하면 총기를 탈취당할 우려가 있었고 위병소 병력만으로는 제지하기 어려웠으며 즉시 주번사령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어, 의식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처럼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수사기관이나 감찰 조사에서 한 진술은 이후 징계와 재판 전 과정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면 조치 시각이나 순서가 어긋나 의식적 방임으로 오해받기 쉬우므로, 기록으로 경위를 먼저 확정한 뒤 진술 방향을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유죄 판단이 예상되는 사건이라면 양형 단계에서 형법 제51조가 정한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대원 안전을 위해 취한 조치, 사후 보고와 재발방지 노력, 피해 회복 노력은 선고유예·집행유예 판단에서 참작 요소가 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선고되는 형의 종류가 군 신분과 직결되므로, 양형 자료는 형사절차 초반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대장이나 분대장도 군형법 제24조로 처벌받나요?

A. 군형법 제24조의 주체는 제2조 제2호가 정한 지휘관, 즉 중대 이상 단위부대의 장 등으로 한정됩니다. 소대장이나 분대장은 정의상 지휘관에 해당하지 않아 제24조가 아니라 형법 제122조로 검토됩니다. 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도1060 판결에서도 소대장에게는 형법 제122조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122조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Q. 사고 뒤 대응이 부족했다는 이유만으로 직무유기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82도1060 판결은 대응조치가 미흡하고 적절하지 못했더라도 직무를 버린다는 주관적 인식과 직무를 유기하는 객관적 행위가 없다면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사태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관한 경우라면 성립할 수 있고, 이때 당시 취한 조치를 보여주는 기록이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과실로 인한 책임은 직무유기와 별도로 판단됩니다.

Q. 평시 형량이 형법 직무유기와 얼마나 다른가요?

A. 평시 군형법 제24조 제3호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이고, 형법 제122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징역·금고의 상한이 세 배이고 자격정지라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적전에서는 사형, 전시·사변 시 또는 계엄지역에서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로 훨씬 무겁게 정해져 있습니다.

Q. 집행유예를 받으면 군에 계속 남을 수 있나요?

A.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유예기간 중과 그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간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5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고,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같은 법 제4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제적됩니다. 그래서 집행유예도 군 경력에는 결정적인 결과입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제40조 제1항 제4호 단서가 열거한 죄에 직무유기가 없어 제적 사유가 되지 않지만, 징계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면 징계도 받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군인사법 제56조 제3호는 직무상 의무 위반이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어,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까지 요구하는 직무유기죄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형사에서 직무유기가 성립하지 않아도 징계에서는 직무 태만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징계는 중징계인 파면·해임·강등·정직까지 가능하므로 형사 결과와 별개로 대응해야 합니다.

Q. 전역하면 처벌이나 재판을 피할 수 있나요?

A. 군형법 제1조 제5항은 군 복무 중에 범한 죄에 대해 전역·소집해제·퇴직 후에도 군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어, 전역이 처벌을 막지 못합니다. 어느 법원이 재판하는지는 군사법원법 제2조에 따라 정해지며, 사망 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와 그 경합범 관계의 죄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재판권이 없는 군사법원에 사건이 계속되면 결정으로 재판권이 있는 같은 심급의 법원으로 이송됩니다.

맺음말

지휘관의 직무유기는 군형법 제24조가 형법 제122조보다 무겁게 정하고 있지만, 대법원은 이 죄의 성립을 결과가 아니라 직무의 근거,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 그리고 실제로 취한 조치를 중심으로 좁게 판단해 왔습니다. 조치가 미흡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조치가 지휘관의 고유 직무로 특정되어야 하며, 알면서 의식적으로 방임한 것이어야 합니다.

유죄가 되었을 때의 무게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군형법 제24조는 징역과 금고만을 규정하고 있어 실형은 물론 집행유예도 군인사법상 결격·제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선고유예 여부가 군 신분의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형사절차와 징계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만큼, 조치 기록의 확보와 지휘관 요건·적용 조문의 확인은 수사 초기부터 함께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조사를 받게 되었거나 징계 회부 통지를 받았다면, 진술에 앞서 사건 경위와 관련 자료부터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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