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차량 운행 중 발생한 인적 피해 사건에서, 의뢰인이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재판까지 가는지 여부입니다. 이 판단은 과실의 크기나 합의 금액이 아니라 조문의 적용 범위에서 먼저 갈립니다. 아래에서 그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1. 근거 규정의 층위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기본 규정
특례법 제3조 제1항 교통사고로 위 죄를 범한 경우의 5년 이하 금고형 등
특례법 제3조 제2항 피해자 의사에 따른 소추 제한, 면하게 하는 장치
특례법 제4조 제1항 보험 가입에 따른 소추 제한, 면하게 하는 장치
앞의 두 줄이 처벌의 근거이고 뒤의 두 줄이 그 처벌을 비켜 가게 하는 통로입니다.
특례법이라는 명칭은 뒤쪽에서 나온 것입니다.
2. 통로의 폭
제3조 제2항 본문이 지목하는 죄는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중과실치상죄, 그리고 도로교통법 제151조 위반입니다.
상해에 그친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제4조 제1항은 독자적인 범위를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상을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로 지시하고 있을 뿐이어서, 앞 조문의 폭을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결국 두 통로 모두 입구가 상해 사건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사망이라는 결과는 문언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3. 사망 결과가 가져오는 차이
피해자가 사망한 사안은 애초에 특례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납니다.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 보험 가입 사실 어느 것도 형사소추를 저지하지 못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거론되는 이른바 12대 항목 역시 상해 사건에서의 통로를 닫기 위한 예외입니다.
사망 사건에서는 통로 자체가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검토할 실익이 없습니다.
4. 상해 사건에서 통로가 닫히는 경우
상해 사건이라고 하여 언제나 특례가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3조 제2항 단서는
구호 없이 이탈한 경우, 유기 후 이탈한 경우,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각 호에 열거된 위반으로 사고를 낸 경우를 제외하고 있습니다.
보험 특례에는 하나가 더 붙습니다.
피해자에게 생명의 위험, 불구, 불치나 난치의 질병이 발생한 이른바 중상해 사안에서는 가입 사실이 있어도
형사소추를 막지 못합니다.
5. 합의가 놓이는 자리
형사소추를 저지하지 못한다는 말이 합의의 효용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치가 바뀔 뿐입니다.
피해 회복의 정도와 유족의 처벌 의사는 형을 정하는 단계에서 비중 있게 검토되는 사정입니다.
기소 여부를 가르는 국면에서 형량을 가르는 국면으로 이동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소추 제한이 적용되는 상해 사건이라면 시한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에는 고소 취소와 같은 시한이 준용되어,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만 효력이 있습니다.
맺으며
교통사고의 형사 절차는 결과의 무게에 따라 전혀 다른 경로로 나뉩니다.
보험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사건이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안을 앞두고 계시다면, 피해의 정도가 조문의 어느 범위에 놓이는지 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 지점에서 이후의 절차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검사로 12년을 근무하며 공판과 형사 사건을 다루어 왔습니다. 김혜주 변호사입니다.
혜검 법률사무소 · 수원 광교
광고책임변호사: 김혜주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