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비위 의혹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작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회사 이름이 먼저 알려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기업 담당자분들 중 상당수는 “사실무근이라고 한 번 발표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 “괜히 대응했다가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도가 확산되고 후속 취재가 이어지면, 준비 없이 내놓은 한마디, 개별 임직원의 인터뷰 답변이 오히려 수사기관의 진술과 배치되는 자료로 활용되거나,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언론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반론보도 청구권의 요건을 피해자의 개별적 연관성과 보도내용의 사실성 여부를 엄격히 따져 판단하는 한편, 수사 단계의 혐의 보도로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정정보도와는 별도로 사건 종결 이후의 추후보도 청구까지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수사 중 언론 보도가 나갔을 때 회사가 취해야 할 초기 대응, 정정·반론·추후보도라는 법적 구제수단, 그리고 임직원 개인의 형사책임과 회사의 민사책임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수사 중 언론 보도는 유죄의 증거가 아니지만, 회사의 성급한 대응이 오히려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내놓은 공식 입장은 나중에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헌법 제27조 제4항이 정한 무죄추정원칙은 법원의 판단뿐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언론 보도를 평가할 때도 함께 고려되는 기준입니다.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언론이 이를 받아 보도하더라도, 그 자체가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회사가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거나 “해당 임직원은 이미 퇴사했다” 등 단정적인 입장을 서둘러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후 내부조사나 수사를 통해 보도 내용의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면, 회사가 스스로 내놓은 부인 발표가 오히려 은폐 시도로 비치거나, 추후 정정보도·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보도가 사실인 것처럼 굳어지고 후속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의 핵심은 부인이나 침묵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파악해 어느 부분이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추측·과장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사실관계 확인 전의 성급한 공식 입장은 오히려 회사에 불리한 증거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2. 사실과 다른 보도에는 소송 없이도 정정보도·반론보도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정보도청구권은 언론사의 고의·과실을 따지지 않지만, 안 날 3개월·있은 날 6개월이라는 엄격한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는 해당 보도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보도가 있은 후 6개월 이내에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청구권은 언론사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14조 제3항에 따라 회사와 같은 단체는 그 대표자가 회사를 대표해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도 내용이 진실인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사안이라면 정정보도보다 접근이 쉬운 수단도 있습니다. 같은 법 제16조의 반론보도청구권은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 측 입장을 보도한 언론사를 통해 반박할 기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등이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라고 함은 그 보도내용에서 지명되거나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자로서 보도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자기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그 보도내용에 대한 정정보도를 제기할 이익이 있는 자를 가리킨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09다52649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에서 정정보도를 청구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정부부처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보도 내용과 개별적 연관성이 명백히 인정되는 단체라면 회사도 얼마든지 정정보도청구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지나면 정정보도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보도를 인지한 시점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정보도·반론보도청구권은 소송 없이 언론사를 상대로 직접 행사할 수 있지만, 기간을 놓치면 아예 청구할 수 없습니다.
3. 수사가 무혐의나 무죄로 끝나면 추후보도를 청구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추후보도청구권은 정정보도와 달리, 범죄혐의 보도 자체를 겨냥한 별도의 구제수단입니다.
같은 법 제17조는 범죄혐의가 있거나 형사상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된 자가 형사절차에서 무죄판결이나 이와 동등한 형태로 종결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언론사에 추후보도의 게재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와 동등한 형태”에는 불기소처분이나 공소권없음 등 실질적으로 혐의를 벗은 경우가 포함됩니다.
정정보도청구가 ‘보도 내용이 애초에 진실하지 않았는지’를 다투는 것과 달리, 추후보도청구는 보도 당시에는 수사 진행 상황을 정확히 전달한 것이었더라도 그 이후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를 알릴 것을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직원에 대한 혐의 보도가 있었던 언론사를 상대로, 수사·재판이 종결된 뒤 그 결과를 같은 매체에 알리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이 기간 역시 3개월로 짧다는 점입니다. 수사나 재판이 장기화되는 사이 담당자가 바뀌거나 사건 진행 경과를 놓치면, 정작 무혐의·무죄가 확정되고도 추후보도 청구 시기를 넘겨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명예를 회복할 방법은 있지만, 그 역시 시기를 놓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4. 임직원 개인의 형사책임과 회사의 민사책임은 원칙적으로 별도로 움직입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가중처벌은 행위자 개인을 겨냥하지만, 회사는 이사의 책임이라는 별개의 리스크에 노출됩니다.
보도의 소재가 된 혐의가 업무상횡령·배임이라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됩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은, 이 가중처벌 규정에는 법인 자체를 함께 처벌하는 별도의 양벌규정이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법의 양벌규정은 재산국외도피죄(제4조)에 한정되어 있어, 임직원 개인의 횡령·배임 혐의만으로 회사가 곧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회사가 형사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 제399조는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401조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제3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보도를 계기로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나면, 형사 결과와 별개로 이사·감사를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청구로 번질 수 있습니다.
임직원 개인의 형사책임과 회사·경영진의 민사책임은 서로 다른 궤도에서 움직이므로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5. 언론 보도 이후 수사부터 재판까지, 대응 창구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대응 창구를 하나로 모아두지 않으면 임직원 개별 발언이 오히려 불리한 증거가 됩니다.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혐의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수사 개시 또는 고소장 접수 → ②관련 임직원에 대한 참고인·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각 단계마다 언론의 취재 요청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회사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대응 체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도된 내용을 사실·의견·추측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사내 자료와 대조해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확인합니다.
법무팀과 외부 변호인으로 대응 창구를 일원화하고, 개별 임직원이 언론에 임의로 답변하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정정보도·반론보도·추후보도 중 어느 구제수단이 적용되는지, 그 기한이 언제 도래하는지를 확인해 기한 안에 청구합니다.
수사·재판 단계별로 대응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형사절차와 언론 대응을 함께 조율할 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회사와 임직원 모두에게 유리합니다.
마치며
언론 보도가 나가면 회사도, 혐의를 받는 임직원 개인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무팀이 따로 없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보도로 피해를 본 회사 입장에서는 사실관계를 신속히 정리해 정정보도·반론보도의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임직원 입장에서도 회사의 공식 입장과 개인의 진술이 서로 어긋나면 수사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회사와 임직원의 대응 방향을 맞추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저는 임직원의 횡령·배임 혐의를 방어하는 쪽과, 반대로 그 혐의로 피해를 입은 회사를 대리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언론 보도 시점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 형사·민사 절차의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도가 나간 직후일수록 성급한 발표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 판단이 필요한 순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정보도를 청구하면 언론사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언론사가 거부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정정보도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Q. 보도가 나간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방법이 있나요?
A. 정정보도청구는 6개월이 지나면 어렵지만, 수사 결과가 무혐의·무죄로 나왔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추후보도를 청구할 수 있고, 별도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회사가 공식 입장을 내면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요?
A. 표현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단정적으로 부인하거나 인정하기보다,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절차에 협조하고 있다는 취지로 전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임직원 개인이 언론 인터뷰에 직접 응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개별 발언이 이후 수사기관 진술과 배치되면 불리한 정황으로 쓰일 수 있어, 대응 창구를 법무팀·변호인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회사 자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나요?
A.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가중처벌 규정에는 횡령·배임에 대한 별도의 양벌규정이 없어, 임직원 개인의 혐의만으로 회사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부통제 부실이 확인되면 이사·감사에 대한 별도의 민사책임 문제가 남습니다.
Q. 정정보도청구권과 반론보도청구권 중 어느 것을 먼저 검토해야 하나요?
A.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 자체를 다툴 수 있다면 정정보도청구를, 진실 여부를 다투기 어렵거나 회사 입장을 추가로 전달하고 싶다면 반론보도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두 청구는 함께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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