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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배상책임보험으로 배임 손해를 메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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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배상책임보험으로 배임 손해를 메울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 유용이나 부당한 특혜 제공으로 배임 혐의를 받는 임원들이 늘면서, 회사가 미리 가입해 둔 임원배상책임보험(D&O보험)으로 그 손해를 메울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원분들 중 상당수는 “회사가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뒀으니 이런 문제가 생겨도 보험사가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배임 혐의로 고소·수사가 시작되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고의로 저지른 행위라 면책 대상이다”라며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임원배상책임보험 면책약관에서 정한 ‘고의’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해 미필적 고의까지 포함시키는 판단을 내놓는 한편, 보험사가 면책조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조항 자체를 주장할 수 없다고도 판시하는 등, 사안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임원배상책임보험으로 배임 손해를 메울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원배상책임보험은 배임으로 인한 형사처벌까지 대신 막아주지 않습니다

보험이 보장하는 것은 임무위배행위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지, 징역·벌금 같은 형벌 자체가 아닙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임원이 업무수행 중의 부당행위로 인해 회사나 제3자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됐을 때, 그 손해를 보험사가 대신 보상해 주는 책임보험입니다. 상법 제719조가 정한 책임보험의 본질도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의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배상할 책임을 진 경우”를 보상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배임죄로 처벌받는 것은 국가에 대한 형사책임이고, 회사나 주주에게 손해를 배상하는 것은 상법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제401조(제3자에 대한 책임)에 따른 민사책임입니다. 두 책임은 근거와 성격이 전혀 다른 별개의 트랙입니다.

따라서 배임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선고된 징역형이나 벌금형, 추징금 자체는 애초에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이 아니어서 보험금 청구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보험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은 임원의 임무위배행위로 회사나 제3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임원 개인이 물어줘야 하는 민사상 금액에 한정됩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이 메워주는 것은 배임으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지, 징역·벌금 같은 형벌 자체가 아닙니다.


2. 배임은 고의범이라 보험약관의 고의 면책조항에 걸리기 쉽습니다

법원은 면책사유인 ‘고의’를 계획적인 고의로 좁게 보지 않고, 미필적 고의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성립합니다. 임무위배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의사, 즉 불법이득의사가 있어야 하는 고의범이라 단순 과실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임원배상책임보험 약관이 “고의 또는 범죄행위로 인한 손해”를 면책사유로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배임이 고의범인 이상, 유죄가 확정되면 이 면책조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처음부터 매우 높습니다.

보험자가 면책사유로 정한 ‘고의’의 의미를 오로지 계획적인 고의로 한정해야 할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자신의 행위에 따라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미필적 고의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8다304014 판결).

이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임원이 임무위배행위 당시 결과를 확정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손해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계속했다면 면책사유인 ‘고의’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여지가 커집니다. 배임죄의 성립요건 자체가 인식과 의사를 요구하는 만큼, 형사상 유죄 판단과 보험상 고의 면책 판단이 함께 맞물려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임죄가 고의범이라는 점 자체가, 보험사에게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3. 보험사가 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조항으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 위반은 면책조항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반격 수단입니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약관에 담긴 중요한 내용, 특히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면책사유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를 집니다. 거래상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면, 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조항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습니다.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다277200 판결).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임원배상책임보험이 보상하는 ‘클레임’에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뿐 아니라 임원이 업무상 행위로 형사상 기소를 당한 경우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아, 무죄가 확정된 임원을 위해 회사가 지출한 변호사비용도 보험사가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배임 혐의로 기소되었더라도 결과적으로 무죄가 확정된다면 방어비용 보상을 다퉈볼 여지가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유죄가 확정되어 손해배상책임까지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보험사가 배임·횡령 관련 면책조항을 계약체결 당시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설명이 부족했다면 그 면책조항 자체를 근거 없는 주장으로 몰아 다툴 수 있습니다.

면책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조항이 제대로 설명됐는지가 실제 지급 여부를 가릅니다.


4. 배임 이득액이 커질수록 형사처벌과 보험금 분쟁이 함께 무거워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어서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 구간이 통째로 바뀝니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저지른 업무상배임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무거워집니다.

여기서 임원이 취득했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커질수록 회사가 임원에게 구상하는 손해배상액도 함께 커지기 마련이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가 커지는 만큼 고의 면책 주장을 더 적극적으로 펼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구간부터는 형사 변호와 보험금 청구 소송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배임 사건 수사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절차를 놓치면 불리해집니다

사고 통지 시점과 방어비용 사전동의 여부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와 별도로 임원배상책임보험금을 받으려면 약관상 통지의무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하고, 방어비용 지출에 보험사의 사전 서면동의를 요구하는 약관도 많아 이를 지키지 않으면 이미 지출한 변호사비용조차 손해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배임 혐의를 인지했거나 고소·수사가 시작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와 약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회사가 가입한 임원배상책임보험 약관에서 배임·횡령 관련 면책조항과 고의 면책의 범위를 먼저 확인합니다.

  2. 고소·수사가 시작된 즉시 보험사에 서면으로 사고 통지를 했는지, 통지가 늦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3. 방어비용 지급에 보험사의 사전 동의가 필요한 약관인지, 동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비용 인정이 거절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임원배상책임보험 자문과 배임 사건 형사변호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대응과 보험금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손해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임원 배임 사건에서는 “회사가 보험에 가입해 뒀으니 알아서 해결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임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변보다, 문제된 행위가 왜 고의가 아니었는지, 보험사가 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했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임원의 배임행위로 손해를 입은 회사 입장에서도, 그 임원과 보험사 양쪽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보험금을 함께 검토해야 실질적인 회수가 가능해집니다.

저는 임원배상책임보험 관련 자문과 배임 사건 형사변호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고라도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구성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와 형사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 변호사 선임비용도 보험사가 내주나요?

A.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대법원은 임원배상책임보험의 보상대상인 ‘클레임’에 형사 기소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고, 특히 무죄가 확정되면 방어비용 보상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사전 동의 조항이 있다면 그 절차부터 지켜야 합니다.

Q. 무죄 판결을 받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임원을 위해 회사가 이미 지출한 변호사비용에 대해서는, 면책조항이 계약 내용으로 유효하게 편입되지 않았다면 보험사가 이를 보상해야 한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Q. 회사가 저 대신 손해배상금을 물어준 뒤 저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면 보험으로 막을 수 있나요?

A. 그 구상금 자체가 임원의 임무위배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보험금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임 행위에 고의가 인정된다면 면책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Q. 보험사가 고의를 이유로 면책을 주장하면 무조건 못 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사가 계약체결 당시 그 면책조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명시·설명의무 위반을 근거로 면책조항 자체가 계약 내용이 아니라고 다툴 수 있습니다.

Q. 벌금이나 추징금도 임원배상책임보험으로 보장되나요?

A. 보장되지 않습니다. 책임보험은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지는 배상책임을 보상하는 것이고, 국가에 대한 형벌인 벌금·추징금은 애초에 그 보상 대상이 아닙니다.

Q. 이득액이 크면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나요?

A.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 구간 자체가 무거워지고, 보험 가입 여부는 형사처벌 성립이나 양형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초기 대응과 자료 확보는 형사·민사·보험 세 갈래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Q. 보험사에 통지하는 것을 깜빡했는데 그래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통지가 늦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험금을 못 받는 것은 아니지만, 통지의무 위반이 보험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줬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서면으로 통지 여부와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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