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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상 회사 자산을 담보로 쓰면 왜 배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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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상 회사 자산을 담보로 쓰면 왜 배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생·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거나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자가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금융기관에서 인수자금을 빌리고 그 담보로 인수 대상 회사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내놓는 이른바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Out) 구조가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인수자·실무 담당자분들 중에는 “인수자금이니 인수한 회사 자산으로 갚아도 문제없다”, “이사회 결의만 받아두면 나중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대상회사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거나 예금에 질권을 설정해준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채권자나 소수주주가 문제를 삼으면, “정상적인 M&A 절차를 거쳤다”, “결국 회사도 정상화돼 이익을 봤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담보제공형 차입매수에서 인수자가 대상회사에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했는지를 엄격하게 따져 배임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수 절차 자체가 적법하더라도, 담보제공 당시 대상회사가 아무런 반대급부를 받지 못했다면 업무상배임죄, 나아가 이득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차입매수가 어떤 경우에 배임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문제가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상회사의 자산은 인수 절차 중에도 그 회사와 주주의 재산입니다

인수자가 지배력을 얻어가는 과정이라도, 이사는 인수자가 아니라 대상회사를 위해 자산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집니다.

차입매수는 통상 인수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고, 그 돈으로 대상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뒤, 대출금 상환 부담을 대상회사에 떠넘기는 구조로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회사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거나 예금·매출채권에 질권을 설정해주는 방식으로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갓 끝난 시점에도, 대상회사는 인수자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라는 점입니다. 대상회사의 이사는 상법상 회사와 주주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지는 사람이고, 형법상으로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인수자가 새로 이사를 선임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사가 대상회사의 재산을 인수자의 뜻대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어차피 인수가 끝나면 내 회사가 되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는 인식으로 담보제공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법원은 인수자만을 위한 담보제공이 무제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의 소유권이 여전히 대상회사에 남아 있는 이상, 그 처분은 대상회사와 주주·채권자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갓 끝났다 하더라도, 대상회사의 자산은 인수자의 것이 아니라 여전히 그 회사와 주주에게 귀속되는 재산입니다.


2. 반대급부 없이 담보를 제공하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합니다

인수자가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담보로 떠안은 위험은 고스란히 회사의 손해가 됩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이런 행위를 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형이 무거워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대상회사의 이사가 인수자를 위해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그 담보 가치만큼 인수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고 대상회사에는 담보 실행 위험이라는 손해를 발생시키는 전형적인 임무위배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담보제공형 차입매수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의 위와 같은 담보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만일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인수자 또는 제3자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게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즉 담보제공 자체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이자나 수수료, 신주대금 납입 등 등가성 있는 대가가 실제로 지급됐는지가 핵심입니다.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러한 반대급부의 부재를 메우지 못합니다.

담보제공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대상회사가 실제로 받았는지입니다.


3. 회사가 결국 정상화됐다는 사정은 배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손해 유무는 담보를 제공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사후 회복은 죄를 지우지 못합니다.

담보제공 당시 대상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나중에 인수가 성공해 회사가 정상화되거나 담보가 실행되지 않고 무사히 대출이 상환됐는지와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이상 나중에 피해가 회복되었다고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이 기준에 따르면 담보로 제공된 자산이 실제로 처분되지 않았더라도, 담보를 설정하는 순간 이미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수 이후 회사의 경영이 개선되거나 절세 효과가 생겼다는 사정은 담보제공 당시를 기준으로 한 현실적이고 등가성 있는 대가가 아니므로, 배임죄 성립을 막는 반대급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차입매수를 일률적으로 배임죄가 성립한다거나 성립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개별 행위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6634 판결). 절차적 하자 없이 대상회사와 인수자가 합병해 자산과 부채가 하나의 법인으로 합쳐지는 이른바 합병형 차입매수는, 담보를 대신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담보제공형과 달리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는 담보를 제공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사후에 회사가 이익을 봤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미 성립한 배임죄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4. 담보 가치가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됩니다

담보로 제공된 자산의 가액,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업무상배임죄는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차입매수는 통상 인수 대상 자체가 상당한 규모의 기업이고, 담보로 제공되는 부동산이나 채권의 가치도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구간에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담보로 제공된 자산의 가액 전부가 아니라, 그 담보로 담보된 채무액, 즉 피담보채무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이득액을 산정하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다만 담보 실행 여부, 대출금이 실제로 상환됐는지, 대상회사에 손해가 회복됐는지 등은 배임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담보제공 정황을 확인했다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인수금융 구조와 담보설정 경위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차입매수 관련 배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담보제공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인수금융계약서, 근저당권·질권 설정계약서와 그 무렵 작성된 이사회 의사록을 확보해 담보제공이 언제, 어떤 절차로 이뤄졌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담보제공 당시 대상회사가 실제로 받은 대가, 즉 이자나 수수료 지급, 신주인수대금 납입 등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담보 가치에 상응하는지 대조합니다.

  3. 인수자금 대출의 상환이 인수자의 고유재산에서 이뤄졌는지, 아니면 대상회사의 영업이익이나 자산 처분대금으로 이뤄졌는지 자금 흐름을 추적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입매수·인수합병 관련 배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차입매수 과정에서의 담보제공 문제는 “어차피 정상적인 M&A였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보를 제공한 대상회사의 소수주주·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담보제공 당시 어떤 대가가 오갔는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인수금융계약서, 이사회 의사록, 자금 흐름 내역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담보제공을 지시하거나 실행한 인수자·이사 입장에서도 “적법한 M&A 절차였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상회사가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는지, 그 대가가 담보 가치에 견줘 등가성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차입매수 관련 배임 사건에서 담보를 제공받은 인수자 쪽과 담보를 떠안은 대상회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반대급부의 등가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수 대상 회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담보를 제공했다면 문제없나요?

A. 이사회 결의는 절차적 요건일 뿐입니다. 대상회사가 담보제공에 상응하는 대가를 실제로 받지 못했다면, 결의를 거쳤더라도 업무상배임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Q. 합병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하면 배임 문제에서 자유로운가요?

A. 절차적 하자 없이 진행된 합병형 차입매수는 담보제공형과 달리 판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법원은 차입매수 방식을 일률적으로 배임이 아니라고 보지 않고 개별 행위별로 판단합니다. 자산이전이나 감자 절차에 위법이 있다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인수 이후 회사 경영이 좋아져 결과적으로 이익을 봤다면 참작되나요?

A. 손해 유무는 담보를 제공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사후의 경영개선이나 절세 효과는 반대급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여지는 있습니다.

Q. 이득액이 어느 정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담보로 제공된 자산의 피담보채무액 상당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Q. 저는 이사가 아니라 인수자 측 실무자인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담보제공을 실질적으로 지시하거나 그 이익을 취득한 인수자 측 관계자도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담보제공 당시 이자나 수수료를 지급했다면 무조건 문제없나요?

A. 지급된 대가가 담보로 부담한 위험에 견줘 지나치게 적다면 등가성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가의 액수와 산정 근거가 합리적이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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