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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가 몰래 협조했는지 어떻게 밝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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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가 몰래 협조했는지 어떻게 밝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이 대표이사나 동업자 같은 자금 집행 권한자를 통해 빠져나간 사건에서, 그 흐름을 실제로 서류로 만들어 낸 경리 직원이 단순 실무자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사정을 알고 도운 공범이었는지가 사건 전체의 향방을 가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경리 직원이 “저는 시키는 대로 서류만 처리했을 뿐입니다”라고 해명하면, “경리한테는 죄가 없을 테니 그냥 넘어가자”고 안심하며 실행행위자만 고소하고 마무리하려는 사업주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경리가 처음부터 거래의 이상함을 알고도 눈감아 준 정황, 심지어 전표나 세금계산서를 손질해 준 정황까지 드러나 뒤늦게 추가 고소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모관계의 성립을 두고,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정황을 통해 순차적·암묵적 상통에 의한 의사연결을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리처럼 자금을 직접 보관하는 지위가 없는 사람이라도 실행행위자와 공모했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가담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경리 등 회계 담당 직원이 다른 사람의 자금 유용에 몰래 협조했는지 여부가 왜 문제되는지, 그리고 이를 밝히기 위해 어떤 절차와 자료가 필요한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경리도 단순 심부름꾼이 아니라 형사책임의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가담 형태에 따라 경리는 공동정범이 될 수도, 방조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32조는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 자를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경리가 자금 관리 업무를 실제로 맡아 계좌나 시재금을 직접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그 자체로 업무상횡령죄의 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자금에 대한 보관자 지위 없이 전표 작성, 세금계산서 발행, 이체 승인 절차만 처리한 경우라도, 실행행위자와 사전에 역할을 나누어 그 서류를 만들어 냈다면 공동정범이, 사정을 알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편의를 봐준 정도에 그쳤다면 방조범이 문제됩니다.

결국 회사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그 흐름을 서류로 만들어 낸 사람이 경리라면, 그 서류가 누구의 지시로,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가 공범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경리가 자금에 직접 접근하지 않았더라도, 실행행위자와 역할을 분담해 서류·절차를 도왔다면 공동정범으로, 사정을 알고도 소극적으로 편의를 봐주었다면 방조범으로 책임질 수 있습니다.


2.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해명은 공모 인정을 막지 못합니다

공모는 명시적 합의가 없어도 정황을 통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경리가 자신의 가담을 부인할 때 가장 많이 내세우는 논리가 “위에서 시키니까 한 것뿐, 짜고 한 적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모관계의 성립에 반드시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모의가 있어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070 판결).

따라서 경리와 실행행위자가 한자리에 모여 “같이 하자”고 말을 맞춘 적이 없더라도, 통상적이지 않은 지시를 별다른 이의 없이 반복해서 처리했는지,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나 낯선 거래처에 대해 확인 절차를 생략했는지, 문제가 불거진 뒤 장부를 서둘러 정리하거나 자료를 폐기한 정황이 있는지가 공모 인정의 단서가 됩니다.

명시적으로 말을 맞춘 적이 없어도, 이례적인 지시를 이의 없이 반복해서 처리한 정황만으로 공모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신분이 없는 경리라도 업무상횡령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중신분범 법리에 따라 비신분자도 공동정범이 되지만 형은 단순횡령죄 수준으로 처단됩니다.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는 ‘업무상 보관자’라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그런데 경리가 자금을 직접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면, 신분 없는 사람이 신분 있는 대표이사·동업자의 범행에 가담한 셈이 되어 처벌 여부가 문제됩니다.

형법 제33조는 이런 경우를 위해 “공범과 신분”이라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처럼 신분관계로 인해 형의 경중이 달라지는 범죄에 비신분자가 가담한 경우를 다음과 같이 처리합니다.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에 있는 자와 공모하여 업무상횡령죄를 저질렀다면, 신분관계 없는 자에게도 일단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신분범인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고, 다만 과형에 있어서는 같은 조 단서에 따라 무거운 형이 아니라 단순 횡령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취지).

즉 보관자 지위가 없던 경리라도 대표이사·동업자와 공모했다면 업무상횡령의 공동정범으로 죄책은 인정되지만, 실제 선고형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이 정한 단순횡령죄의 법정형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범위 내에서 정해집니다.

정작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가 없었던 경리라도, 보관자와 공모했다면 업무상횡령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되 처벌은 단순횡령죄의 형으로 이루어집니다.


4. 협조의 정도와 가담 시점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공동정범이냐 방조범이냐, 사후 가담까지 있었느냐에 따라 형량 구간이 갈립니다.

경리가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위에서 본 대로 단순횡령죄의 형(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범위에서 처단되지만, 실행행위자 쪽의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실행행위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분 없는 경리는 특경법 가중 구간이 아니라 단순횡령죄 형으로 처단되지만, 실행행위자의 형량이 무거워질수록 공범인 경리에 대한 양형도 함께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경리의 가담이 적극적인 역할 분담 없이 사정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편의를 봐준 정도, 즉 방조에 그쳤다고 인정되면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이는 재량 감경이 아니라 법률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요적 감경입니다.

여기에 더해 경리가 사후에 문제를 감추기 위해 전표·세금계산서를 새로 꾸미거나 통장 기록을 고쳤다면 사문서위조·변조죄(형법 제231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수사가 시작된 뒤 장부나 파일을 폐기했다면 증거인멸죄(형법 제155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어, 협조의 시점과 방식에 따라 죄책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쌓일 수 있습니다.


5. 경리의 몰래 협조, 이렇게 확인합니다

전표와 결재라인을 시간순으로 대조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경리의 공모 여부를 밝히는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고발장 접수 → ②참고인 또는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리까지 공범으로 함께 고소하느냐에 따라 수사 범위와 회수 가능한 범위가 달라지므로, 초기에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리가 몰래 협조했는지 의심된다면, 감정적으로 추궁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객관적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된 거래의 전표·품의서·세금계산서 등 서류에서 경리가 작성·검토·결재한 이력을 시간순으로 뽑아, 실행행위자의 지시 시점 및 통상 업무 절차와 대조합니다.

  2. 회계 프로그램과 전자결재 시스템의 접속 로그(아이디, 접속 시각, IP), 메신저·이메일 등 디지털 기록을 확보해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난 처리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3. 계좌 자금흐름을 추적해 경리 본인이나 가족 명의 계좌로 흘러간 돈이 있는지, 있다면 대가성 있는 이익 분배 정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자료를 갖춘 뒤 공범 성립 여부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실행행위자와 경리 양쪽에 대한 형사 고소 범위를 정확히 정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믿고 회계 업무를 맡겼던 경리가 다른 사람의 자금 유용에 몰래 협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도, “경리까지 문제 삼으면 회사 안이 너무 시끄러워질 텐데”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을 미루는 사업주분들을 자주 봅니다.

자금을 도난당한 회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추궁보다, 전표·결재 이력·디지털 기록 중 어떤 것이 공모를 뒷받침하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협조를 의심받는 경리 입장에서도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다”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로 이의를 제기했는지, 통상 업무 범위를 지켰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자금을 빼돌린 실행행위자 쪽과, 반대로 공범으로 몰린 경리·직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경리의 가담 여부를 어떻게 밝혀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리가 정말 몰랐다고 계속 주장하면 어떻게 밝혀야 하나요?

A. 진술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전표·결재 이력과 접속 로그, 메신저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통상 업무 범위를 벗어난 처리가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대조해야 합니다.

Q. 경리가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어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의 성립에는 이익을 실제로 나눠 받았을 것이 요건이 아니며, 역할 분담이나 편의 제공 사실만으로도 죄책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경리의 가담이 방조에 그쳤다면 형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A.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반드시 감경됩니다. 다만 방조냐 공동정범이냐는 역할의 적극성과 관여 정도에 따라 판단되므로 사안마다 다릅니다.

Q. 경리도 형사책임과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A. 그렇습니다. 공모나 방조가 인정되면 실행행위자와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회사가 입은 손해 전부에 대해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경리 명의 계좌로 돈이 흘러간 정황만 있으면 바로 유죄인가요?

A. 그것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돈의 성격이 급여·정산인지 대가성 이익 분배인지, 시점과 경위가 어떤지를 함께 확인해야 공모 여부가 드러납니다.

Q. 경리가 수사 개시 후 장부나 파일을 지운 정황이 있으면 어떤 책임이 추가되나요?

A.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이라면 증거인멸죄(형법 제155조 제1항)가, 서류 자체를 새로 꾸민 것이라면 사문서위조·변조죄(형법 제231조)가 공모 혐의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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