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리·자금 관리를 맡았던 직원이 회사 계좌에서 돈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형사 고소를 검토하는 사업주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직원이 “잘못했습니다, 곧 갚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는 이유로 “일단 자백을 받았으니 고소장만 접수하면 되겠지”라고 안심하는 사업주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직원이 진술을 번복하며 “회사 업무 목적으로 쓴 돈이다”, “구두로 허락받았다”고 주장하고, 정작 손에 쥔 자료라고는 어림잡은 장부와 기억뿐이어서 수사기관이 혐의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의 성립 요건, 특히 보관자 지위·위탁관계와 불법영득의사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원의 자백이나 막연한 정황만으로는 부족하고, 유용한 금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어 사안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직원의 회사 자금 횡령을 발견했을 때 고소 전에 어떤 법리를 확인하고, 무엇을 자료로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직원이 회사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위탁관계와 보관자 지위가 인정되어야 비로소 업무상횡령죄를 논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우선 그 직원이 문제된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어야 합니다. 경리·회계 담당자처럼 자금 관리 업무를 공식적으로 부여받은 경우뿐 아니라, 사실상 회사 계좌나 시재금을 관리·집행해 온 직원도 위탁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결제 승인을 거쳐 지급된 비용을 사후에 정산하는 업무만 담당했거나, 자금에 접근할 권한 자체가 없었던 직원이라면 애초에 ‘보관자’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 구분에 따라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이 적용될지, 다른 죄책이 문제될지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위탁관계의 존부를 계약서 문구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금을 보관하게 된 경위와 실제 업무 처리 실태를 종합해 규범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고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그 직원의 직무 범위, 결재 권한, 실제 업무 처리 내역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이후 수사기관에 보관자 지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을 논하기 전에, 그 직원이 실제로 회사 자금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부터 자료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직원이 ‘돌려주겠다’고 해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반환·변제 의사가 있었다는 항변은 이미 완성된 범죄를 지우지 못합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직원이 업무상 임무로서 자금을 보관해 온 경우라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고소를 앞둔 사업주분들이 가장 많이 듣는 항변이 “곧 갚으려고 했다”, “일시적으로 융통한 것뿐이다”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법영득의사가 인출·유용 시점에 이미 완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직원이 나중에 돈을 갚았거나 갚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정은 형사책임 자체를 없애지 못하며, 다만 합의·변제 여부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곧 갚겠다”는 말은 이미 완성된 업무상횡령죄를 지우지 못하며, 양형에서만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3. 고소 전에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할 증거 자료가 있습니다
막연한 의심만으로 고소하면 혐의없음 처분이나 무고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유용 사실과 금액을 증명해야 하는 범죄입니다. 사업주가 직접 챙겨야 할 1차 자료는 회사 명의 통장·카드의 전체 거래내역입니다. 인출 시점·금액·빈도를 시계열로 정리하면 단발적 사용인지 반복적 유용인지가 드러납니다.
여기에 회계장부, 전자결재 시스템의 승인·기안 기록, 매출·재고 대사자료를 대조해 그 지출이 실제 업무 목적이었는지, 개인 용도로 흘러갔는지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자금을 관리해 온 사람이 사용처에 대한 설명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면, 그 돈을 실제로 다른 용도로 썼다가 별도로 채워 넣었다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한 함부로 횡령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도9027 판결). 사업주 입장에서도 직원의 해명을 무시하기보다, 그 해명이 실제 자료와 맞는지를 미리 대조해 두어야 고소 이후 수사 단계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동료 직원의 목격 진술이나 CCTV, 시재금 실사 기록이 있다면 함께 확보하고, 조사 사실을 인지한 직원이 파일을 삭제하거나 회계 프로그램에 접근해 기록을 수정하지 못하도록 계정 접근 권한부터 차단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충분한 자료 없이 감정적으로 고소했다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면 오히려 직원 쪽에서 무고(형법 제156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나 명예훼손을 문제 삼는 역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준비 단계의 자료 정리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통장·회계자료로 뒷받침되지 않은 의심만으로 고소하면, 혐의없음 처분은 물론 역고소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4. 유용한 금액에 따라 적용 법조와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이득액 5억원부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업무상횡령죄는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자금 유용은 한 번에 큰 금액이 아니라 매달 소액씩 오랜 기간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반복 인출은 단일한 범의에 따른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된 이득액을 기준으로 특경법 적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발견 시점의 한 건만 보고 액수를 과소평가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업무상횡령죄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 여러 해에 걸쳐 이루어진 유용이라도 최근 인출분을 기준으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오래전 정황이 섞여 있다고 해서 고소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시효가 임박한 초기 인출분은 입증 자료를 서둘러 확보해야 합니다.
액수가 커질수록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지므로, 반복된 인출을 합산해 정확한 이득액부터 산정해야 합니다.
5. 고소장 접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직원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이르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직원의 자금 유용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법인 명의 통장과 법인카드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빈도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회계장부와 전자결재 시스템 로그, 매출·재고 대사자료를 대조해 인출된 자금이 실제 업무 목적으로 쓰였는지, 개인 용도로 흘러갔는지 확인합니다.
직원의 자백·해명이 있었다면 녹취나 확인서로 남기고, 회계 프로그램·계정 접근 권한부터 차단해 추가 인출이나 증거 인멸을 막습니다.
이런 자료를 갖춘 뒤 직원 횡령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믿고 자금 관리를 맡겼던 직원의 횡령을 확인하고도, “설마 그럴 사람이 아닌데”, “오해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사업주분들을 자주 봅니다.
자금을 도난당한 사업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어떤 자료가 보관자 지위와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장 내역, 회계자료, 결재 기록이 갖춰질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횡령을 의심받는 직원 입장에서도 “업무상 쓴 돈이다”, “허락받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 결재 절차와 지출 내역이 뒷받침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직원의 자금 유용을 발견한 사업주 쪽과, 반대로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이 이미 자백했는데도 통장 내역 같은 증거를 더 모아야 하나요?
A. 예, 모아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진술은 언제든 번복될 수 있고, 법원은 자백만으로 부족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합니다. 통장·회계자료로 자백 내용을 뒷받침해야 혐의없음 처분을 피할 수 있습니다.
Q. 횡령한 금액을 월급에서 상계(공제)하고 넘어가도 되나요?
A.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지급 원칙 때문에 사업주가 임의로 공제하면 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산은 직원과의 별도 합의서로 처리하고, 형사책임 성립 여부와는 분리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Q. 직원이 회사 자금을 개인 사업에 썼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그 설명이 실제 자료로 뒷받침되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사용처에 대한 설명과 자료가 제시되면 함부로 횡령으로 단정하지 말라고 하는 만큼, 회계자료와 지출 내역으로 실제 용도를 명확히 밝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Q. 얼마부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반복 인출은 포괄일죄로 합산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민사소송도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 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Q. 확실한 증거 없이 고소했다가 오히려 무고로 몰릴 수도 있나요?
A. 그렇습니다. 근거 없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하면 무고죄(형법 제156조)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 전 객관적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Q. 오래전 일이라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을지 걱정됩니다.
A. 업무상횡령죄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여러 해에 걸쳐 반복된 유용이라면 최근 인출분을 기준으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최근 사용 내역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