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다툼을 말리다가 신체적 접촉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 측에서 다툼을 말린 것이 아니라 폭행을 한 것이다 또는 다툼을 말리려고 한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세게 밀치거나 하였으므로 폭행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폭행죄로 고소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미한 폭행이었음에도 상해를 입었다고 하면서 상해죄로까지 고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상황과 다툼을 말리기 위하여 필요한 동작이었는지, 상해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안마다 다른 판단이 나올 것이나, 아래에서는 폭행죄 성립을 부정한 판례 및 상해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례를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검토
대법원은 상대방의 몸을 잡아당기는 행위를 뿌리치는 소극적 저항 행위를 폭행으로 판단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294 판결). 또한,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말다툼을 말리기 위하여 가슴을 미는 행위를 한 사안에서, 신체적 고통을 줄 정도의 강한 힘이 없는 경우 폭행의 고의가 없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3. 3. 16. 선고 2022고정697 판결).
3. 판단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6800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행동이 불법적인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폭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① 피해자와 F은 말다툼을 하다가 몸싸움을 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고 피고인은 이를 말리기 위하여 두 사람 사이에 들어가서 양손으로 가슴을 밀어 두 사람을 떼어 놓았다. 이때 피고인이 신체적 고통을 줄 정도로 피해자를 세게 밀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한편, 판례는 “상해진단서가 주로 피해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 등에 의존하여 발급된 경우에는 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진단일자와 상해 발생 시점의 근접성,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의 신빙성, 진단 부위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과의 일치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5. 10. 17. 선고 2024노2307 판결).
나) 원심과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폭행에 의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는 2023. 10. 2. K병원 의사로부터 진단서(증거기록 115쪽)를 발급받았는데, 진단서에 병명이 '다발성 타박상(둔부 포함), 우측 손목 및 손 부분의 타박상, 우측 족부의 열상', 상해의 원인이 '다른 사람의 밀친 문에 맞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원심과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 특히 피고인이 이 법원에 제출한 동영상(증 제1, 2호)에 의하면, 피고인이 출입문을 닫음으로써 피해자의 오른팔과 오른쪽 골반이 출입문에 부딪혔을 뿐이고 오른발 안쪽은 출입문에 부딪히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병원 의사는 "피해자가 진료 당시 다른 사람이 밀친 문에 맞아 발등 부위 등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였고, 그 진술에 근거해 진단을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26, 128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달리 "오른발 안쪽의 상처는 출입문에 직접 부딪혀 발생한 것이 아니라 몸이 튕겨 나가면서 신고 있던 슬리퍼와 발 안쪽이 마찰하여 쓸려서 생긴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오른발 안쪽에 상처가 나서 피를 흘렸다. 2023. 9. 2. 범행 후 약 10분 정도 지나서 경찰이 출동하여 피해자의 오른발 안쪽 상처(증거기록 10쪽)를 촬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상처의 모양, 아문 정도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오른발 안쪽 상처는 피고인의 폭행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폭행 이전에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에는 형법상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3. 결어
저는 다툼을 말리다가 폭행으로 고소당한 사안에 대하여 피의자의견서를 작성하는 등 법률적인 조력을 제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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