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가해자가 형사사건에서 형사공탁을 하였고 피해자가 해당 공탁금을 받아갔는데, 피해자가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피해자가 형사공탁금을 출급한 경우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판례가 있어서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검토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금원을 공탁하고, 피해자 측이 이를 출급하였다면, 그 금원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원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재산상 손해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금원을 직접 지급하지 아니하고 형사상의 처벌과 관련하여 공탁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가단105123 판결).
나. 공제
1)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수사 과정이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고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 그 합의 당시 지급된 금원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대법원 1988. 5. 24. 선고 87다카3133 판결, 1991. 4. 23. 선고 91다5389 판결, 1994. 10. 14. 선고 94다14018 판결 등 참조), 이 점은 가해자가 형사합의금을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형사상의 처벌과 관련하여 금원을 공탁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참조).
2) 갑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불법행위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를 위하여 합계 1,330만 원을 공탁한 사실(이하 위와 같이 공탁된 돈을 ‘이 사건 형사공탁금’이라 한다), 원고가 2024. 10. 4. 이 사건 형사공탁금을 출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 법리를 토대로 앞서 본 사실관계에 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이 사건 형사공탁금을 출급함으로써 이 사건 불법행위에 따른 재산적 손해의 일부가 전보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재산적 손해액 1억 2,300만 원에서 이 사건 형사공탁금 상당액인 1,330만 원을 공제하여야 한다. 결국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원고의 재산적 손해액은 1억 970만 원(= 1억 2,300만 원 - 1,330만 원)이다.
특히 대법원은, 원심이 형사공탁금의 출급 여부에 관하여 충분한 석명 없이 막연히 "원고들이 위 공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제 주장을 배척한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1다79426 판결) 이는 공탁금 출급 여부가 손해배상액 산정의 핵심 사항임을 대법원이 분명히 확인한 것입니다.
원심은, 피고가 원고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800만원을 공탁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들이 위 공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공탁금은 이를 공제하거나 위자료 산정시 참작할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수사 과정이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 그 합의 당시 지급받은 금원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원은 손해배상금(재산상 손해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53942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위 공탁금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 재산상 손해금을 계산한 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하면서 망인의 과실비율을 다투었을 뿐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다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공탁금의 출급 여부에 관하여 석명을 하거나 입증을 촉구한 다음 공탁금의 공제 여부에 관하여 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만연히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공제 주장을 배척하고만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원고 A에게 지급을 명한 4,800,000원(800만원 × 3/5) 부분과 원고 B에게 지급을 명한 3,200,000원(800만원 × 2/5)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3. 결어
저는 피해자가 형사공탁금을 수령하였음에도 이러한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손해배상액이 산정된 사안에 대하여 항소이유서를 작성하여 드린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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