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연인간에 관계 영상 촬영을 몇번은 동의받고 촬영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동의받지 않고 촬영한 경우, 헤어졌음에도 이미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전연인의 주거지에 침임한 경우, 연인의 카카오톡이 열려있음을 기화로 무단으로 열람한 경우 등의 사안은 범죄가 성립할 수도 있는바, 아래에서는 불법촬영, 주거침입, 통신 무단열람을 처벌한 판례를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검토
가. 불법촬영 처벌 판례
법원은 나체 또는 성행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은 영상의 고정성과 연속성, 복제 및 변형 가능성, 유출 및 전파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어 본질적으로 인격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명시적인 사전 동의에 따라서 촬영이 개시되었거나, 과거에 이미 동의에 기초하여 촬영이 이루어진 경험이 있고 그 동의 의사가 현재도 지속될 것으로 추단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촬영에 대하여 촬영 대상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하고, 촬영 전·후에 촬영 대상자가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섣불리 촬영 대상자의 묵시적 동의 의사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4노3285 판결).
2) 구체적 판단
가) 촬영의 대상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함으로써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자신의 신체나 성행위 장면을 상대방이 촬영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촬영 즉시 영상이 완성되고 저장되는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휴대폰 등)가 일반화되고, 영상 파일의 저장 및 복제, 전달 및 유포 기술도 발전함에 따라, 허락에 의하여 촬영되었더라도 한번 그러한 영상이 촬영된 이상 촬영을 허용한 사람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영상이 영구히 저장되거나 반복적으로 복제되고, 인터넷 등을 통하여 급속히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는 위험이 상시로 존재하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하여 위와 같은 저장, 복제, 전달 및 유포가 이루어지고 나면, 사후에 그 범위를 파악하여 이를 완전히 회수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촬영 대상자는 끝없이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촬영에 내재된 위와 같은 강한 위험성을 고려하면, 그러한 위험 등에도 불구하고 촬영 대상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자신의 나체나 성행위 장면 등의 촬영에 동의하였다는 사정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나체나 성행위 장면 촬영을 원하지 않는다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명시적인 사전 동의에 따라서 촬영이 개시되었거나, 과거에 이미 동의에 기초하여 촬영이 이루어진 경험이 있고 그 동의 의사가 현재도 지속될 것으로 추단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촬영에 대하여 촬영 대상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하고, 촬영 전 · 후에 촬영 대상자가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섣불리 촬영 대상자의 묵시적 동의 의사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무단침입 처벌 판례
법원은 교제 당시 알게 된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관계가 종료된 상황에서 새벽에 침입하는 행위를 주거침입죄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9. 28. 선고 2020고정622 판결).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0. 3. 14. 21:28경 대구 달성군 B에 있는 피해자 C(여, 56세)의 주거지에서, 미리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시정 장치를 해제하는 방법으로 현관문을 열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위 피해자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C의 법정진술
1. C, D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주거지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과 이혼하였다가 이 무렵 다시 만남을 가지면서 때로 피해자의 주거에서 만나는 일도 있었으나, 피고인은 매번 피해자의 연락을 받고 허락을 받아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던 점, 공소사실 기재 일시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과 술을 마시다가 술집에서 피고인과 다투고 피고인에게 ‘다시는 보지 말자’고 말하고서는 피해자의 집에 혼자 먼저 들어갔던 점, 피해자가 이와 같이 화를 내면서 자리를 뜬 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몇 차례 전화하였으나 피해자는 전화를 받지 않는 상태였던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는바, 피해자가 당시 피고인에게 기존에 알려준 도어록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은 채 술에 취해 집에서 잠들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것으로 판단되고, 주거침입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자동 로그인된 카카오톡 무단 열람 처벌 판례
자동 로그인된 타인의 계정에 별도의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았더라도,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계정의 기능을 이용하여 사진·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하거나 캡처한 행위는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동 로그인된 메신저 대화창을 제3자가 무단으로 열람한 사건에서, 법원은 대화내용이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되는 사적 정보이고, 접근권한 없는 제3자가 이를 확인한 행위는 비밀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5. 1. 15. 선고 2024고정192 판결). 자동 로그인 상태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라도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이를 확인하고 열람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49조의 비밀 침해행위 및 형법 제316조 제2항의 비밀침해죄를 구성합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 노동조합의 홍보섭외부장이고, 피해자 C는 같은 노동조합의 교섭부장이다.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23. 11. 8.경부터 2023. 11. 15.경 사이에 포항시 남구 D에 있는 B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피해자가 평소 사용하던 태블릿 PC 카카오톡 PC버전 프로그램에 피해자의 아이디로 로그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가 B 본사에서 근무하는 회사측 직원들과 골프를 치고, 노동조합 위원장을 미행하였다는 내용의 피해자와 다른 지인들 간의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을 열람한 뒤, 그 무렵 위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B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E, 부위원장인 F에게 알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피해자의 비밀을 침해하고 누설하였다.
2. 판 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적시된 구체적인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① 피고인의 열람행위는 '타인의 비밀'에도 해당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공용태블릿의 사용자를 찾아주기 위한 '정당한 권한 내의 접근'이므로 타인의 비밀을 '침해'한 것도 아니어서(정당한 권한 내의 접근이라는 주장을 위와 같이 선해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위반죄의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거나, ② 피고인이 대화내용을 누설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무죄다.
나. 구성요건해당성에 관한 판단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서 정한 '타인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뜻하고,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하게 취득한 타인의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행위에 한정되지 않으며, 사용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등의 행위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도1522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공소사실 기재 대화내용은 피해자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을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여 '비밀'로 볼 수 있고, 피해자가 태블릿으로 카카오톡에 로그인을 하여 이를 실행시켜 둔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있는 대화내용을 접근권한이 없는 다른 사람이 확인하고 열람한 행위는 '침해행위'가 되며, 이를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에게 보고한 행위는 누설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정보를 침해, 누설한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사용자를 찾아주기 위해 열람한 것이라도 하더라도,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는 대화내용을 열람한 것이 정당한 접근권한 내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어
저는 불법촬영, 주거침입, 카카오톡 무단열람 등의 피해를 당하신 분에 대하여 법률적인 조력을 제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바, 유사한 사안으로 법률적인 조력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응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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