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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거부권을 안 알려줬으면 위증죄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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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거부권을 안 알려줬으면 위증죄가 아닌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사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진술 내용을 두고 위증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재판장이 신문에 앞서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언이 이루어진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재판장님이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을 한 마디도 안 해줬으니, 저는 위증죄로 처벌될 리 없다”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있다가, 정작 고소가 진행되거나 수사가 개시되고 나서야 당황해서 저를 찾아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고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해 고지 누락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계적으로 위증죄 성립 여부를 가르지 않고, 증인이 처한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과거에는 선서한 증인이 허위진술을 한 이상 고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지만, 2010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입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경우 위증죄가 어떻게 판단되는지, 어떤 경우에 예외적으로 위증죄가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위증 혐의를 받게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면 위증죄가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선서 자체가 적법 절차를 갖추지 못했다면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아닙니다.

형법 제152조 제1항은 위증죄를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라는 구성요건입니다. 단순히 선서서에 서명·날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 유효하게 이뤄진 선서여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두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증언거부권입니다. 자기나 친족(이었던 사람)이 형사소추·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고(제148조), 변호사·의사 등이 업무상 위탁으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에 대해서도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제149조). 그리고 제160조는 이런 사유가 있는 증인에게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야 한다”고 고지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2010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증인신문 절차에서 법률에 규정된 증인 보호 규정이 지켜진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선서한 증인이 허위진술을 한 이상 고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증죄가 곧바로 성립한다고 보았던 종전 판례(대법원 1987. 7. 7. 선고 86도1724 전원합의체 판결)를 변경한 것입니다.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면, 원칙적으로 그 선서는 적법한 선서로 인정되지 않아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다만 고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증인이 처한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따져 위증죄 성립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원칙을 세우면서도, 모든 고지 누락 사건을 예외 없이 무죄로 처리하지는 않는다는 기준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당해 사건에서 증언 당시 증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 증언거부사유의 내용, 증인이 증언거부사유 또는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 증언거부권을 고지 받았더라도 허위진술을 하였을 것이라고 볼 만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증인이 침묵하지 아니하고 진술한 것이 자신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증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풀어서 말하면, 법원이 실제로 살펴보는 것은 “고지서에 도장을 찍었는가”라는 형식이 아니라 “고지를 받았다면 이 증인이 실제로 침묵(증언거부)을 선택했을 것인가”입니다. 증인이 이미 증언거부 사유나 그 권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경우, 혹은 고지를 받았더라도 같은 내용을 진술했을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 뚜렷한 경우에는, 고지 누락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증죄 성립이 자동으로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고지가 없었다는 사정은 위증죄 성립을 부정하는 강한 정황이지만, 예외 없는 자동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3. 고지 없이도 적극적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미 거부 사유를 알면서도 상대방을 감싸는 진술을 했다면 진의에 의한 진술로 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고지 누락에도 불구하고 위증죄를 인정한 사례도 내놓았습니다.

전 남편에 대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전처가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채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전 남편의 변명에 부합하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한 사안에서, 선서 전에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증언거부권이 사실상 침해당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증죄의 성립을 긍정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7도6273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증인이 이미 전 남편과의 친족관계(형사소송법 제148조가 정한 증언거부 사유)를 알고 있었던 점, 고지를 받았더라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을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다시 말해 증인이 처음부터 침묵할 생각 없이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목적으로 거짓 진술을 준비해 온 정황이 뚜렷하다면, 고지 누락이라는 절차적 흠결만으로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고지가 없었더라도, 처음부터 침묵이 아니라 적극적인 허위 진술을 선택했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위증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위증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까지 가능합니다

모해 목적이 있었는지, 재판이 끝나기 전에 자백·자수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152조 제1항에 따라 위증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서 피고인·피의자·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한 경우(모해위증)에는 제152조 제2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해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다만 형법 제153조는 위증죄를 범한 사람이 그 공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고지가 없었다는 사정을 믿고 그대로 방치하기보다, 진술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에 빠르게 바로잡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고지 누락 여부, 앞서 본 종합판단 요소, 자백·자수 여부가 함께 얽히면서 사건마다 결론이 크게 갈립니다. 단순히 “고지를 못 받았으니 괜찮다”는 판단만으로 대응하면 뒤늦게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습니다.


5. 위증 고소를 당했다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인신문조서와 녹취록 확보가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위증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 ②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위증죄만으로 곧바로 구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다른 형사사건과 병합되면 신병 처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위증 혐의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증인신문조서와 법정 녹취록을 발급받아, 재판장이 실제로 증언거부권을 고지했는지, 고지 문구가 조서에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자신이 형사소송법 제148조(친족관계 등)·제149조(업무상비밀)가 정한 증언거부 사유를 갖고 있었는지, 신문 당시 그 사유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를 정리합니다.

  3. 고지를 받았더라도 같은 진술을 했을지, 아니면 침묵(증언거부)을 선택했을지를 뒷받침할 정황(진술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진술 동기 등) 자료를 모아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증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고지 누락 여부와 종합판단 요소를 검토하면, 무혐의·무죄를 다툴 수 있는 지점과 자백·자수를 통한 감경 전략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증 혐의는 “그때는 그냥 사실대로 말한 건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혹은 “고지를 안 받았으니 문제없다”는 안이한 판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인으로 나섰다가 위증 혐의를 받게 된 쪽에서는 감정적인 항변보다, 신문 당시 상황과 고지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증인신문조서, 법정 녹취록, 진술 경위에 대한 기록이 쌓일수록 위증죄 성립 여부를 다투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허위 진술로 피해를 본 쪽에서도, 고지 누락이라는 사정 하나로 상대방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침묵할 생각 없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정황이 있다면 위증죄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저는 증언거부권 고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위증 사건에서, 증인으로 나섰다가 혐의를 받게 된 쪽과 반대로 상대방의 위증을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조서 한 줄의 기재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판장이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무조건 무죄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고지 누락은 위증죄 성립을 부정하는 중요한 사정이지만, 대법원은 증인이 처한 구체적 상황과 고지받았어도 같은 진술을 했을지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므로, 고지 누락 사실만으로 자동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저는 증언거부 사유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불리한가요?

A. 오히려 유리한 사정입니다. 대법원은 증인이 증언거부사유나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를 판단 요소로 보므로, 몰랐다는 사정은 고지 누락으로 인한 장애를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증언거부권을 제대로 고지받고도 증언을 선택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하나요?

A. 고지를 제대로 받은 뒤 스스로 진술을 선택했다면 절차적 하자 문제는 없으므로, 이후 그 진술이 허위로 밝혀지면 일반적인 위증죄 성립 요건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위증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 바로잡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153조는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지 여부와 별개로 조기에 바로잡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모해위증과 일반 위증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서 피고인·피의자·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면 형법 제152조 제2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해, 일반 위증(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보다 형이 훨씬 무겁습니다.

Q. 위증 고소를 당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조사 통보를 받은 직후가 가장 좋습니다. 증인신문조서와 녹취록 확보, 고지 여부 확인이 대응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에, 초기에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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