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이직·동업 관계 정리·소비자 분쟁 등을 계기로, 특정 회사를 겨냥해 인터넷 커뮤니티·사내 밴드·SNS에 비판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회사는 사람이 아니니까 명예훼손이 성립할 리 없다”, “내가 겪은 일을 그대로 썼을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올린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가 문제를 삼으면, “사실을 적었을 뿐이다”, “법인은 명예훼손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법인도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형사·민사 양쪽에서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개인을 상대로 한 발언이 아니라 회사를 상대로 한 비방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구체적 허위사실을 담고 있고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라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회사를 비방하는 글이 어떤 경우에 법인 명예훼손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글을 쓴 쪽과 회사 쪽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회사도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법인의 사회적 평가도 헌법과 민형법이 함께 보호하는 인격적 이익입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얼핏 자연인만을 염두에 둔 규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오래전부터 이 조문의 ‘사람’에 법인격을 갖춘 단체, 즉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도 포함된다고 보아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도 “법인 제도의 목적과 사회적 기능에 비추어 볼 때 법인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격권의 한 내용인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 등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대법원 역시 같은 취지를 반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명예’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세상으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말하고 법인의 경우 그 사회적 명성, 신용을 가리키며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
실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대부분 회사의 인사제도 운영, 재무 건전성,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등에 관한 글입니다. 이런 사항은 회사의 목적사업 수행과 직결되기 때문에, 근거 없는 비방 글 한 건으로도 거래처 이탈, 채용 차질, 투자 유치 실패 같은 구체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그만큼 법원도 보호 필요성을 무겁게 봅니다.
회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명예훼손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인도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명예훼손 피해자입니다.
2. “겪은 대로 썼다”는 말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진실을 적었더라도 비방 목적이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7조는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형량을 나눕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다만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해,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되는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어야 함은 물론, 그 목적이 특정 회사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보복 목적이 섞여 있으면 진실이라도 조각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 회사의 기술상무였던 피고는 회식 자리에서의 부적절한 행위로 감봉 처분을 받자, 회사 주주·조합원·직원 수백 명에게 “자신을 내쫓기 위해 성희롱으로 뒤집어씌워 감봉 처분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사내 커뮤니티(네이버밴드)에 같은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이 사안에서 피고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2020고정830호), 그 유죄가 확정된 뒤 회사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도 대법원까지 가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겪은 대로 썼다”, “억울해서 썼다”는 사정은 형량을 낮추는 참작 요소는 될 수 있어도, 구체적 허위사실을 적시한 이상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3. 의견을 말한 것인지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에 따라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평가·비판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구체적 사실이 섞이면 보호받지 못합니다.
“그 회사 대응이 별로였다”, “서비스가 실망스러웠다”처럼 순수하게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을 표명한 글은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죄의 대상이 아닙니다. 명예훼손죄는 ‘사실의 적시’를 요건으로 하는데, 단순한 가치판단·감상은 사실 적시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실망스러웠다”는 감상에 “대표이사가 계약금을 가로챘다”, “인사위원회에서 허위 진술서로 조작했다”처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사실관계가 섞여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글 전체의 취지와 맥락을 보고, 의견 표명에 그쳤는지 사실 적시가 포함됐는지를 판단합니다.
피고의 문자메시지와 게시물들은 원고 회사의 인사제도의 공정성에 관하여 구체적인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 회사를 비방한 행위의 결과이고, 이 때문에 원고 회사가 직접 피해자로서 명예나 신용이 훼손되었음이 형사재판을 통해 인정되기까지 하였으므로, 의견 표명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원고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어 그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치게 될 정도로 원고 회사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
한 가지 더 짚을 부분은 모욕죄(형법 제311조)와의 구별입니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법인은 자연인과 같은 명예감정을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욕죄의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 경향입니다. 그래서 회사를 겨냥한 글은 욕설·비하 표현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구체적 사실관계가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 됩니다.
단순한 불만 표출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여지가 있지만, 구체적 사실관계를 담아 회사를 비방했다면 의견 표명이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4. 온라인 게시물이면 정보통신망법이 우선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집니다
인터넷 카페·SNS·리뷰 사이트 게시물은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됩니다.
회사를 비방하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 블로그, SNS, 회사 관련 리뷰 사이트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게시됐다면,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우선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는 대신, 형량은 형법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거짓의 사실을 적시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벌금·징역 상한이 크게 올라간다는 점에서, 같은 내용이라도 어디에 올렸는지가 처벌 수위를 좌우합니다.
허위사실이 회사의 재무상태·지급능력·거래 신뢰도를 왜곡하는 내용이라면, 형법 제313조의 신용훼손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명예훼손죄와 함께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그 회사 곧 부도난다더라”, “대금을 떼어먹는다”는 식의 근거 없는 소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 회사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게시물 삭제 요청과 형사 대응은 동시에 준비해야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회사를 비방하는 글로 인한 명예훼손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허위사실 적시)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형량이 무거워, 초기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게시물을 게재한 플랫폼(인터넷 카페·커뮤니티·리뷰 사이트 운영자 등)에 직접 삭제 또는 임시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침해 사실을 소명하면 플랫폼은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장 30일의 임시조치가 가능합니다.
글을 쓴 쪽이든 회사 쪽이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된 게시물·문자메시지·댓글을 원문 그대로 캡처하고 URL·작성일시를 함께 보존합니다.
적시된 내용이 진실인지, 진실이라면 회사 비방이 아닌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구체적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게시물로 인한 거래처 이탈, 매출 감소, 채용·투자 차질 등 구체적 피해 자료(계약서·매출자료·거래내역 등)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인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게시물 삭제 요청·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회사를 둘러싼 비방 글 문제는 “그래도 사실대로 쓴 건데”, “회사가 무슨 명예훼손이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 인해 피해를 입은 회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적시된 내용이 허위인지,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어느 정도로 떨어뜨렸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게시물 캡처, 매출·거래 변동 자료가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글을 쓴 쪽에서도 “사실을 그대로 썼다”, “회사는 명예훼손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적시한 내용이 진실인지,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비방당한 회사 쪽과 글을 쓴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도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법인도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고,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면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제가 겪은 일을 사실 그대로 썼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진실한 사실이라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회사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습니다. 허위 사실이라면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Q. 회사 리뷰나 평점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남긴 비판 글도 해당되나요?
A. 순수한 주관적 평가라면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이 아니지만, “계약금을 가로챘다”처럼 구체적 사실관계가 섞이면 그 부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글 전체의 맥락을 보고 판단합니다.
Q. 익명으로 커뮤니티에 올린 글도 작성자를 특정해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플랫폼에 로그기록·가입자정보 등을 요청하거나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실형이 나올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허위사실 적시)은 7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고, 신용훼손죄가 함께 인정되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그 사실관계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서도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어, 병행 대응이 회사 측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게시물을 내리고 싶은데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A.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삭제·임시조치를 요청하면 플랫폼은 지체 없이 조치해야 하고,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장 30일 임시조치가 가능해 형사 절차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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