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인이나 사건·사고의 피해자를 향해 근거 없는 소문이나 험담을 퍼뜨리는 게시물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이 정도 말한다고 뭐가 문제냐”, “고인은 말이 없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댓글이나 게시글을 남겼다가, 유족이 이를 발견하고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뒤늦게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자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를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지만, 근거 없는 구체적 사실을 덧붙이는 순간 형사처벌 위험이 커집니다.
아래에서는 죽은 사람에 대한 험담이나 욕설이 어떤 경우에 사자명예훼손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아닌지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단순한 욕설만으로는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욕설이 아니라 구체적인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는지로 판단합니다.
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고인을 나쁘게 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주장하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 인성이 정말 최악이었다”, “죽어도 싼 사람이었다” 같은 표현은 감정적 평가나 경멸적 의견에 해당할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그 사람이 회삿돈을 횡령하다 걸려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지어내 말한다면 이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표현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보지 않고, 게시글이나 댓글 전체의 맥락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주장하는지를 따집니다. 욕설과 함께 특정 사건·정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면, 욕설 부분만으로는 처벌되지 않더라도 함께 적시된 사실 부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만으로는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그 안에 구체적인 사실 주장이 섞여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 진실을 말했다면 아무리 불명예스러워도 사자명예훼손이 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8조는 오직 ‘허위의 사실’만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은 형법 제307조에 따라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고인에 대해서는 형법 제308조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는 애초에 사자명예훼손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미 세상을 떠난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문제 된 사건에서도,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 대상이 사자(死者)라 하더라도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는 형법 제308조가 규정한 사자의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8411 판결).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드라마의 특정 장면이 실제 있었던 사건인 것처럼 묘사됐더라도 그것이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로 볼 수 있는지를 엄격히 따져야 한다며,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즉 ‘아마 그랬을 것’이라는 식의 암시나 과장된 표현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고인에 대해 아무리 불명예스러운 이야기라도 그것이 진실이라면 사자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지만, 허위 사실을 지어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3. 한 사람에게만 말했어도 퍼질 가능성이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공연성은 실제로 퍼졌는지가 아니라 퍼질 가능성이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다수가 볼 수 있는 SNS 게시물에 험담을 남기는 경우는 물론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문제는 단체 대화방이 아니라 특정 1인에게만 메시지를 보낸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에도 ‘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비록 개별적으로 한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
예를 들어 고인의 지인 한 명에게 개인 메시지로 근거 없는 소문을 전달했더라도, 그 지인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공연성 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밀을 지킬 것이 분명한 관계, 예컨대 변호사와의 상담 과정에서 언급한 내용이라면 전파가능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단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했더라도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히’ 요건은 충족될 수 있습니다.
4. 유족이 6개월 안에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여서, 정해진 사람이 정해진 기간 안에 고소해야 수사와 처벌이 가능합니다.
형법 제312조 제1항은 사자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해자 측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고소가 없으면 수사기관이 인지했더라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명예를 훼손당한 당사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27조는 고인의 친족 또는 자손이 고소할 수 있다고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자녀·부모·형제자매 등 가까운 친족이라면 고소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고소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습니다. 게시물을 뒤늦게 발견했다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시점부터 기간이 새로 진행되므로, 발견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고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자명예훼손은 친족·자손이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이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처벌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수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게시물 원문과 친족관계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사자명예훼손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친족)·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인을 향한 근거 없는 험담이나 허위 사실을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된 게시물·댓글의 원문, 작성일시, 게시된 장소(URL·계정)를 캡처로 남겨 둡니다.
그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 주장인지, 단순한 욕설·경멸적 표현인지를 구분해 정리합니다.
고소권자 자격을 증명할 가족관계증명서 등 친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자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친고죄 요건과 고소기간을 놓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고인에 대한 험담이나 욕설은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인을 향한 근거 없는 소문을 접한 유족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문제 된 표현이 단순한 욕설인지 구체적인 허위사실인지를 먼저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게시물 캡처와 친족관계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둘수록 고소기간 안에 대응하기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강한 표현을 남긴 작성자 입장에서도 “그냥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적시한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 주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 그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에서 유족 측과 게시물 작성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표현 하나의 해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실 적시 여부와 공연성 판단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인을 욕하는 댓글을 남겼는데 구체적인 사실을 말한 게 아니라 그냥 욕설이었습니다. 처벌되나요?
A. 단순한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만으로는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욕설과 함께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정황을 지어내 언급했다면, 그 부분이 사실의 적시로 평가되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제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안 되나요?
A. 형법 제308조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 처벌합니다.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라면 아무리 불명예스러운 이야기라도 사자명예훼손죄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은 결국 입증돼야 하는 문제입니다.
Q. 친구 한 명에게만 개인 메시지로 이야기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상대방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Q. 돌아가신 지 오래된 분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사망 시점과 관계없이 고인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라면 사자명예훼손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친족 또는 자손이 고소해야 합니다.
Q. 고소는 누가 할 수 있나요? 먼 친척도 가능한가요?
A. 형사소송법 제227조는 고인의 친족 또는 자손이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자녀·부모·형제자매 등 가까운 친족이 통상 고소권자가 되며, 구체적인 범위는 개별 사안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게시물을 뒤늦게 발견했는데 6개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방법이 없나요?
A. 고소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 즉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된 날부터 계산됩니다. 게시물 존재를 늦게 알았거나 작성자 특정이 늦어졌다면 그 시점부터 기간을 다시 따져볼 여지가 있으므로, 발견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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