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이혼·채권채무 분쟁이나 연인 관계가 틀어진 뒤, 상대방에게 전화나 메시지로 “너희 가족 가만 안 둔다”, “네 부모님까지 무사하지 못할 거다” 같은 말을 했다가 협박죄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나는 그 사람을 협박한 게 아니라 가족 얘기만 꺼낸 것뿐이다”, “직접 해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말 한마디인데 그게 무슨 죄가 되겠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가 들어오면 “가족을 협박한 게 아니라 본인에게 말한 것뿐이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도, 그것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이러한 제3자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아래에서는 가족을 해치겠다는 말이 어떤 경우에 협박죄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직계존속을 직접 협박하는 존속협박과는 무엇이 다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가족을 해치겠다는 말도 상대방 본인에 대한 해악의 고지가 될 수 있습니다
협박죄의 핵심은 누구를 다치게 하겠다는 말인가가 아니라, 그 말이 듣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가입니다.
형법 제283조는 사람을 협박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여기서 말하는 협박이란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고지되는 해악의 내용, 즉 침해하겠다고 밝힌 법익의 종류나 그 법익을 누리는 주체에는 원칙적으로 제한이 없습니다.
흔히 협박이라고 하면 “너를 때리겠다”처럼 상대방 본인을 직접 겨냥한 말만 떠올리기 쉽지만, “네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도 형식상으로는 가족을 향한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그 말을 듣는 사람, 즉 상대방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던져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협박죄가 보호하려는 것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입니다. 따라서 누가 다칠 것이라는 말인지보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실제로 누구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지가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가족을 향한 해악의 고지라도, 그 말을 들은 상대방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것이라면 협박죄의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대법원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한 해악 고지도 협박죄를 구성한다고 봅니다
가족처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해악 고지는 본인에 대한 협박과 같게 평가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나는 그 사람 본인을 협박한 게 아니다”라는 항변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협박죄의 성립 범위를 상대방 본인에 대한 해악 고지로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협박죄에서 협박이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고지되는 해악의 내용, 즉 침해하겠다는 법익의 종류나 법익의 향유 주체 등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피해자 본인이나 그 친족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제3자’에 대한 법익 침해를 내용으로 하는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
앞서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도 협박죄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만으로 기수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족은 피해자 본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자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경우이므로, “가족을 해치겠다”는 말은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사안에 해당합니다.
가족처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해악 고지도, 상대방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직계존속을 직접 협박하는 존속협박과는 성립 요건이 다릅니다
가족을 언급한 협박과, 가족 본인을 직접 협박하는 존속협박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형법 제283조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직접 협박한 경우를 가중처벌해, 기본형인 3년 이하의 징역·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보다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네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은 협박의 상대방이 그 가족 본인이 아니라 말을 듣고 있는 당사자라는 점입니다. 이 경우 협박죄의 피해자는 어디까지나 발언을 들은 사람이고, 성립 여부는 기본 협박죄인 제283조 제1항의 문제이지, 가족이 직계존속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존속협박(제283조 제2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가족에게 전화·문자 등으로 직접 해악을 고지했다면, 그 가족이 발언자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인 경우에 한해 존속협박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즉 누구에게 말이 전달됐는지, 그 사람과 언급된 가족의 신분관계가 무엇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과 형량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이 협박죄의 피해자이며, 그 가족이 직계존속이라 해서 자동으로 존속협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4. 표현이 구체적이고 반복될수록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단순한 말 한마디도 정황에 따라 특수협박이나 반복 범행으로 가중될 수 있습니다.
협박죄의 기본형은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형법 제283조 제1항). 다만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에서 협박했다면 특수협박(형법 제284조)이 적용되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협박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다만 이 규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지, 가해자가 “합의를 보면 무조건 없던 일이 된다”고 안심할 근거는 아닙니다. 수사·기소 이전 합의라면 불송치·불기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절차상 처리 방식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정식으로 처벌 절차가 진행됩니다.
가족을 언급한 협박이 문자·메신저·전화로 반복됐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조성 행위나 스토킹처벌법이 별도로 문제될 수도 있는데, 이는 협박죄와 별개의 쟁점이므로 실제 발언 횟수와 방식에 따라 함께 검토가 필요합니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반복될수록, 그리고 위험한 물건이나 위력이 동반될수록 처벌 수위는 무거워집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발언 당시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족을 해치겠다는 말로 인한 협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발언이 이뤄진 곳이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족을 언급하며 두려움을 느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발언이 담긴 통화 녹음, 문자·메신저 대화를 삭제되지 않도록 캡처·백업합니다.
발언 전후의 다툼 경위와 정황을 시간 순서대로 메모해 정리합니다.
발언을 듣고 실제로 느낀 두려움을 뒷받침할 사정(신고 여부, 주거지 변경, 지인에게 알린 시점 등)을 함께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협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더불어 필요한 경우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 얘기가 나왔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반대로 “그냥 말 한마디인데 무슨 죄가 되겠냐”며 억울해하다가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을 언급한 말 때문에 실제로 두려움을 느낀 쪽에서는 발언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화 녹음이나 대화 내용이 사라지거나 기억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홧김에 뱉은 말 때문에 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쪽에서도 “그냥 화가 나서 한 말이다”라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발언의 구체성, 당시 정황,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협박죄 사건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고소를 준비하는 쪽과, 반대로 홧김에 한 말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발언 하나하나의 맥락과 표현 방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가족을 언급한 말이 협박이 되는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저한테만 “네 가족 가만 안 둔다”고 했는데도 협박죄가 되나요?
A. 됩니다. 협박죄의 피해자는 그 말을 직접 들은 사람이고, 가족은 해악의 대상으로 언급된 제3자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본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한 해악 고지도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면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Q. 술김에 흥분해서 한 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협박의 고의는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로 판단하며, 발언 당시 흥분 상태였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황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가족을 직접 협박한 것과, 저한테 가족 얘기를 한 것 중 어느 쪽이 더 무겁게 처벌되나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언급된 가족이 발언자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직접 상대로 협박한 경우라면 존속협박(형법 제283조 제2항)이 적용돼 형이 가중되지만, 제3자인 본인에게 가족 얘기를 꺼낸 경우는 기본 협박죄(제283조 제1항)의 문제입니다.
Q. 실제로 가족이 다치지는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협박죄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만으로 기수에 이른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협박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수사·기소 단계 이전 합의라면 불송치·불기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절차와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빠른 대응이 중요합니다.
Q. 문자나 SNS 메시지로 가족을 언급한 경우도 마찬가지인가요?
A. 마찬가지입니다. 말로 하든 문자·메신저로 전달하든 협박죄의 성립 요건은 동일하게 적용되며, 오히려 문자·메신저는 발언 내용이 그대로 남아 증거로 활용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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