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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출판물 명예훼손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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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출판물 명예훼손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내부비리, 갑질 논란, 채용 비위 등을 스스로 폭로하는 대신 언론사에 제보해 여론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보려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제보자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기사를 쓴 게 아니라 기자한테 사실을 알려준 것뿐이다”, “보도할지 말지는 언론사가 알아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취재진에게 상대방의 비위 사실을 전달했다가, 그 내용이 그대로 기사화된 뒤 상대방으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당황해서 저를 찾아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제보자가 기자에게 직접 허위의 기사 재료를 제공해 보도되게 한 경우와, 기사화와 무관한 제3자에게 알렸을 뿐인 경우를 엄격하게 구분해 형사책임 유무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보의 상대방이 누구였는지, 그 상대방이 기사화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언론사에 제보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언론사에 알린 것만으로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직접 기사를 쓰지 않았더라도, 보도의 계기를 제공했다면 명예훼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형법은 명예훼손을 두 가지로 나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07조의 일반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고, 제309조의 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을 이용해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후자는 전파력과 신뢰성이 커서 피해가 더 크다는 이유로 형이 가중되어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나는 직접 기사를 작성하거나 신문에 게재한 적이 없으니 출판물 명예훼손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명예훼손죄는 정범이 직접 표현행위를 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을 모르는 제3자, 즉 기자를 도구로 이용해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에도 간접정범 형태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보 그 자체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보 내용이 허위이고 비방할 목적이 있었으며 그것이 실제 보도로 이어졌다면, 제보자가 기사를 직접 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제보는 표현행위의 시작점일 뿐, 명예훼손 책임의 면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 기자에게 직접 허위 제보를 해 보도되게 했다면 출판물 명예훼손이 성립합니다

정을 모르는 기자를 이용해 허위사실을 기사화시켰다면 간접정범으로 처벌됩니다.

형법 제309조 제1항은 비방할 목적으로 출판물에 의해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은 그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제보자가 기자에게 직접, 사실 확인이 안 된 허위의 기사 재료를 건넨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간접정범 형태로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간접정범에 의하여 범하여질 수도 있으므로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의 기사 재료를 그 정을 모르는 기자에게 제공하여 신문 등에 보도되게 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045 판결).

즉 기사를 실제로 쓴 사람은 기자이지만, 기자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제보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상황을 제보자가 이용했다면 죄책은 제보자에게 돌아갑니다. 취재원이 기자라는 사실 자체가 “보도로 이어질 것이 고도로 예상되는 사정”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기자에게 직접 허위사실을 알리면서 보도를 유도했다면, 실제 기사를 쓰지 않았어도 출판물 명예훼손의 죄책을 질 수 있습니다.


3. 기사화와 무관한 사람에게 알렸을 뿐이라면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제보 상대가 기자가 아니라면, 기사화가 고도로 예상되지 않는 한 출판물 명예훼손 책임은 제한됩니다.

반대로 제보 상대방이 기자·언론사가 아니라 정치인, 시민단체, 지인처럼 기사의 취재·작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인 경우는 판단이 달라집니다. 앞서 본 2000도3045 판결의 실제 사안이 그렇습니다. 의사인 피고인이 의료기기 회사와의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국회의원에게 회사 비리에 관한 허위사실을 알렸는데, 그 국회의원이 국회 발언을 통해 이를 공개하면서 여러 일간지에 그대로 보도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제보자가 상대방에게 “그 알리는 사실이 기사화 되도록 특별히 부탁하였다거나” 상대방이 “이를 기사화 할 것이 고도로 예상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나중에 그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거나 기자들에게 취재되어 신문에 게재되더라도 제보자에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국회의원에게 국회 차원의 조사를 요청한 것만으로는 기사화를 특별히 부탁했다거나 기사화가 고도로 예상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다만 이 예외는 어디까지나 출판물이라는 가중처벌 사유가 빠진다는 의미일 뿐, 제보 내용 자체로 인한 명예훼손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제보 상대가 기사 작성과 무관한 사람이라면, 기사화를 특별히 부탁했거나 고도로 예상할 사정이 없는 한 출판물 명예훼손 책임은 제한됩니다.


4. 출판물 명예훼손이 아니어도 일반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기자 한 사람에게만 알렸더라도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합니다.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기자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했다고 해서 공연성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알리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이 법리는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도5622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기자는 취재한 내용을 보도할 지위에 있는 사람이므로, 기자에게 제보하는 행위는 전파가능성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앞서 본 국회의원 제보 사건도, 출판물 명예훼손 유죄 부분은 대법원에서 파기됐지만 같은 사실관계로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환송 후 다시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일반 명예훼손죄는 사실적시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제보 상대가 온라인 매체 기자여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기사가 유포된 경우라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어 허위사실 적시 시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제보 경위와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해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언론사 제보로 인한 명예훼손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허위사실 적시로 인정되고 피해 규모가 크다면 벌금형이 아니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기자에게 어떤 말을 전했는지, 그것이 사실인지 의심으로 처벌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제보 당시 상대방이 기자였는지, 아니면 기사화와 무관한 제3자였는지, 기사화를 요청하거나 예상할 정황이 있었는지 문자·통화 기록을 확인합니다.

  2. 제보한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는 진실인지,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었는지를 구분합니다.

  3. 실제로 보도된 기사 원문과 제보 내용을 대조해, 기자가 추가 취재나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출판물 명예훼손과 일반 명예훼손 중 어느 쪽이 문제되는지를 구분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언론사에 제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사실을 알렸을 뿐”이라는 생각에 정작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보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느끼는 쪽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제보자가 기자에게 어떤 말을 전했는지, 그것이 허위였는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화·문자 기록, 실제 보도된 기사 원문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언론사에 제보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쪽에서도 “보도 여부는 기자가 알아서 판단한 것”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제보 상대가 기자였는지, 기사화를 특별히 부탁했는지, 제보 내용이 진실이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언론 제보로 인한 출판물 명예훼손·일반 명예훼손 사건에서 제보로 명예를 훼손당한 쪽과 제보 후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제보 상대와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자에게 사실대로만 말했는데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이 요구되지 않는 제307조 제1항에 적용되는 것이고,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Q. 저는 제보만 했을 뿐 기사 작성엔 전혀 관여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기자에게 직접 허위사실을 제보해 보도로 이어질 것이 고도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 기사를 직접 쓰지 않았어도 간접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국회의원이나 시민단체에 알렸는데 그게 기사화됐습니다. 저도 책임지나요?

A. 기사화를 특별히 부탁했거나 기사화가 고도로 예상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면 출판물 명예훼손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일반 명예훼손 책임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온라인 언론사나 인터넷 매체에 제보한 경우도 같은가요?

A. 형법 제309조의 출판물 요건은 신문·잡지·라디오 등을 전제로 하지만, 정보통신망을 통해 기사가 유포된 경우라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별도로 적용되어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익명으로 제보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익명이었더라도 수사기관이 통신 기록 등을 통해 제보자 신원을 특정하면 형사책임은 실명 제보와 동일하게 문제됩니다. 익명성 자체가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당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실무적으로는 형사 사건에서 확인된 제보 경위와 허위성 판단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입증자료로 함께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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