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계좌대여, 사기방조 처벌될까? | 사기/공갈 | 로톡
보이스피싱 계좌대여, 사기방조 처벌될까?
법률가이드
사기/공갈수사/체포/구속형사일반/기타범죄

보이스피싱 계좌대여, 사기방조 처벌될까? 

김홍식 변호사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실적이 필요하다고 해서 계좌를 알려줬습니다.”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돈을 받아서 전달했는데 보이스피싱이었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된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범죄의 전체 구조를 알지 못한 채 계좌를 제공하거나 돈을 전달했다가 경찰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사실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 주장만으로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에서는 당시 어떤 제안을 받았는지, 돈을 받은 경위는 무엇인지, 평소와 다른 거래 방식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정황을 함께 확인합니다.


1. 계좌를 빌려줬다고 무조건 사기방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상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방조한 경우에는 종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현행 형법 제32조도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이스피싱 범죄에 본인의 계좌가 사용됐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사기방조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계좌를 제공하거나 돈을 전달할 당시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해당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따라서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면 단순히 “몰랐습니다”라고 반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왜 계좌를 제공하게 되었는지, 당시 상대방에게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범죄라고 의심하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수사기관에서는 어떤 정황을 확인할까요?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범죄 조직 전체의 구조를 알고 있었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상황을 종합했을 때 정상적인 거래가 아닐 가능성을 인식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어떤 경로로 상대방과 연락하게 되었는지

  • 계좌나 체크카드 등을 제공하게 된 이유

  • 상대방이 어떤 업무라고 설명했는지

  • 실제 업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대가를 제시받았는지

  • 본인 계좌로 입금된 돈을 다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했는지

  • 다른 사람 명의 계좌를 이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 업무 과정에서 비정상적이라고 느낀 상황이 있었는지

  • 상대방과 주고받은 카카오톡·텔레그램·문자 내용이 무엇인지

결국 “몰랐다”는 결론 자체가 아니라, 그 당시 정말 몰랐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3. 사기방조 외에 전자금융거래법도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 명의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사건이라면 사기방조 혐의만 살펴봐서는 안 됩니다.

통장·체크카드·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 방식에 따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여부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의 양도·양수, 대가를 약속한 대여,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한 대여·전달·보관 등의 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 는 주장과 “계좌나 접근매체를 어떤 조건과 방식으로 제공했는가” 는 별개의 쟁점으로 나누어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계좌를 빌려줬다’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구체적인 제공 경위와 방식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대화내역부터 삭제하지 마세요

갑자기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당황해서 관련 메시지나 연락처를 삭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대화가 범죄에 가담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 다음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구인광고 또는 대출광고 화면

  • 상대방과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텔레그램

  • 통화내역

  • 계좌 입출금내역

  • 돈을 송금하거나 전달한 내역

  • 상대방에게 받은 업무 지시

  • 급여·수수료·대가를 받은 내역

  •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메모

특히 상대방이 대화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없앨 가능성도 있으므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미리 보존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조사 전에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분들은 대부분 자신이 피해를 입었거나 속았다는 사실부터 설명하려고 합니다.

물론 중요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실제 경찰조사에서는 본인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정황도 질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왜 본인 계좌로 받은 돈을 곧바로 다른 곳으로 보냈나요?”

“정상적인 회사인데 왜 텔레그램으로만 지시했나요?”

“이 정도 금액을 지급한다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같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는 유리한 자료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의심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미리 찾아보고, 당시 상황을 실제 사실에 맞게 설명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 ‘몰랐다’는 말만 준비해서는 부족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결과적으로 본인의 계좌나 행동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사실과 본인이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는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할 때 먼저 계좌를 제공하거나 돈을 전달하게 된 과정부터 시간순으로 확인하고, 상대방과의 대화 및 거래내역을 함께 검토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뿐 아니라 수사기관이 의심할 수 있는 부분도 미리 짚어봐야 경찰조사에서 어떤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김홍식 변호사는 좋은 결과를 먼저 이야기하기보다, 현재 무엇이 위험한지부터 현실적으로 말씀드립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변호사와 함께 사건에 연루된 경위와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사기방조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여부 등 조사에서 쟁점이 될 부분과 대응 방향을 미리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홍식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