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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전세 계약을 했는데 누구 책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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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전세 계약을 했는데 누구 책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임대차 계약을 꼼꼼히 확인하려는 임차인이 늘면서, 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개사가 임대인 확인 없이 독단적으로 계약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에는 “중개사가 알아서 다 처리해줬으니 문제없겠지”,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혀 있으니 정상적인 계약일 것”이라 믿고 보증금을 지급한 뒤에야, 임대인으로부터 “나는 그런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최근 법원은 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진행한 계약에서 임대인에게 계약의 효력이 미치는지, 그리고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계약 체결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엄격히 나누어 판단하고 있어, 같은 유형의 사건이라도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중개사가 임대인 동의 없이 전세 계약을 진행한 경우 계약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임대인·중개사·임차인 중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임대인 동의 없이 체결된 계약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대리권 없는 자가 맺은 계약은 임대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임대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중개사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지위에 있을 뿐, 별도로 대리권을 받지 않는 이상 임대인을 대신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중개사무소가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 관리를 폭넓게 위임받았다는 사정을 이용해, 또는 아예 아무런 위임도 없이 임의로 임대인 명의 계약서를 작성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민법 제130조는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임대인 이름으로 도장까지 찍어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임대인이 사후에 그 계약을 인정(추인)하지 않는 한 그 계약은 임대인에게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문제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서와 도장까지 갖춘 정상적인 계약처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미 보증금을 지급하고 입주까지 마친 뒤에야 임대인이 계약 체결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 임차인은 계약의 유효성부터 다투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체결한 계약은, 임대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2.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임대인이 책임질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계약 체결 당시의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그 사람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본인이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임대인이 중개사에게 시설 관리나 월세 수금 정도의 권한만 준 상태에서, 중개사가 그 권한을 넘어 전세 계약까지 체결한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이 정당한 이유는 폭넓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26조에서 말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대리인으로 자칭하는 사람이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거나 대리의사를 가지고 권한 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그 사람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 존재하는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6828 판결).

실제로 수원지방법원은 중개보조인이 임대인 몰래 위조한 전세계약서로 임차인을 속인 사건에서, 계약서에 임대인의 인감도장이 아닌 막도장만 찍혀 있었던 점, 임차인이 위임장을 제시받지 못한 점, 임차인이 비교적 거액인 보증금을 계약당사자인 임대인이 아니라 중개인 개인 계좌로 송금한 점 등을 근거로 표현대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1. 10. 6. 선고 2020나74337 판결). 계약서에 도장이 찍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개사가 권한을 넘어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임대인 명의 확인을 소홀히 한 임차인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계약 체결과 자금 관리까지 맡겨온 임대인은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평소 계약 체결과 보증금 수령까지 맡겨온 정황이 있다면 임대인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표현대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임차인이 기댈 수 있는 또 다른 근거가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입니다. 임대인이 중개사무소에 임대차 계약 체결, 보증금 수령, 임대 기간 중 수리 업무까지 폭넓게 맡겨왔다면, 그 관계에서 지휘·감독관계가 인정되어 임대인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수원지방법원 사건에서도, 임대인이 문제의 중개사무소를 통해 여러 차례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왔고 월세 역시 임대인 본인이 아닌 중개보조인 계좌로 받아 왔다는 정황, 그리고 해당 중개보조인이 수사 과정에서 “임대인들이 모두 저에게 계약 체결과 보증금 수령을 위임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임대인의 사용자책임이 인정됐습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피고는 소외 2 등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고, 소외 2 등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임대차계약 체결과 그 관리 등에 관한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소외 2 등의 사용자로서 이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수원지방법원 2021. 10. 6. 선고 2020나74337 판결).

다만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임대인이 손해 전액을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임차인 역시 임대인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위임장 확인도 소홀히 한 채 계약을 체결했으며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중개인 계좌로 송금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임대인의 배상 책임 비율을 손해액의 60%로 제한했습니다.

임대인이 평소 계약 체결과 자금 관리까지 맡겨온 정황이 있다면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수 있지만, 임차인의 확인 소홀도 책임 비율에 함께 반영됩니다.


4. 계약서 위조나 대리권 사칭이 드러나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로 사문서위조·사기 등 형사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중개사나 중개보조원이 임대인 명의 계약서나 위임장을 임의로 작성했다면 형법 제231조의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고, 이를 임차인에게 제시해 사용했다면 형법 제234조의 위조사문서행사죄까지 더해집니다. 두 죄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처음부터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보증금을 받아 가로챌 의도가 있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함께 성립합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같은 방식으로 여러 임차인을 상대로 반복해 계약서를 위조·행사했다면 죄질과 형량은 한층 무거워집니다. 실제로 앞서 본 사건의 중개보조인은 5년에 걸쳐 152회나 계약서를 위조·행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한편 개업공인중개사 본인의 고의·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별도로 발생합니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이런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업무 개시 전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해야 하는데, 그 보장금액은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4억원 이상,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는 2억원 이상입니다(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4조). 손해를 입은 임차인은 이 보증보험·공제를 통해서도 일부 회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책임 소재를 가리는 방향이 달라집니다.

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계약을 진행한 정황이 드러났다면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계약서 위조 정황이나 다수 피해자가 함께 확인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형사 고소와 별도로 임대인·중개사를 상대로 한 민사상 보증금 반환·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표현대리와 사용자책임 중 어떤 법리를 주장할지는 확보한 자료에 따라 달라지므로,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에 임대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는지, 인감증명서나 위임장이 함께 제시되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보증금을 송금한 계좌가 임대인 명의인지, 중개사·중개보조인 개인 명의인지 이체 내역으로 확인합니다.

  3. 등기부등본으로 실제 소유자를 확인하고, 해당 중개사무소의 손해배상 보증보험(공제) 가입 여부와 보장금액을 등록관청이나 협회에 문의해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임대차 관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보증금 반환·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계약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대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야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놓인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서의 도장 형태, 위임장 제시 여부, 보증금을 송금한 계좌 명의 등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억울하게 책임을 추궁당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평소 중개사에게 계약 체결과 자금 관리를 실제로 어디까지 맡겼는지에 따라 사용자책임 인정 여부와 책임 비율이 달라지므로, 위임 범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중개사고로 보증금을 잃을 위기에 놓인 임차인과, 반대로 중개사무소의 일탈로 책임을 추궁당하는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위임 범위와 확인 소홀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이 찍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책임 소재를 다투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개사가 임대인 몰래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은 무조건 무효인가요?

A. 무조건 무효는 아닙니다. 임대인이 추인하면 유효해지고, 표현대리나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면 임대인이 계약상 책임 또는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Q. 계약서에 임대인 도장이 찍혀 있는데도 표현대리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법원은 막도장인지 인감도장인지, 위임장이 제시됐는지, 보증금이 임대인 명의 계좌로 갔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도장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중개사 계좌로 보냈는데, 이게 문제가 되나요?

A. 문제가 됩니다. 계약당사자인 임대인이 아닌 중개인 개인 계좌로 거액을 송금한 사정은 임차인의 확인 소홀로 평가되어, 손해배상 청구 시 책임 비율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중개보조원이 위조한 경우에도 개업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나요?

A. 위임·고용관계가 있고 그 행위가 외형상 업무와 관련돼 보인다면, 개업공인중개사나 임대인이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업공인중개사 자신의 고의·과실이 인정되면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별도로 발생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서 위조나 사기 혐의에 대한 형사 수사 기록은 민사상 보증금 반환·손해배상 청구의 입증자료로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이 유리합니다.

Q. 중개사무소의 보증보험으로 보증금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전부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4억원 이상, 법인이 아닌 경우 2억원 이상의 보증보험·공제에 가입돼 있지만, 다른 피해자와 한도를 나눠야 할 수도 있어 실제 회수액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한 한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표현대리·사용자책임 중 어떤 법리로 접근할지,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지에 따라 이후 절차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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