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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도 이득액을 합산해 특경법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여러 사람에게 투자금이나 대여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건이 늘면서, “피해자가 여러 명인데 이것도 특경법으로 처벌되나요”라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한 사람한테 받은 돈은 몇 천만원밖에 안 되니 5억이 안 돼 특경법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계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진행되면 검찰이 여러 피해자의 피해액을 전부 합산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사례가 있어,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기죄에서 이득액을 합산할 수 있는지는 범행 방법이 같은지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피해법익이 동일한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수가 많다고 무조건 합산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여러 명이라고 무조건 나뉘는 것도 아니어서 사안마다 죄수 판단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래에서는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 사건에서 이득액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특경법이 적용되는 경우와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사기죄는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따로 성립합니다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피해자 개인의 재산권이므로, 범행 방법이 같아도 사람 수만큼 죄가 성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기죄는 개별 피해자의 재산권을 보호법익으로 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같은 수법으로 여러 명에게 접근해 각각 돈을 받아냈다 하더라도, 그 각각의 행위는 서로 다른 사람의 재산을 침해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피해자 수만큼 별개의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범행 의도가 하나였고 수법도 똑같았으니 결국 하나의 사건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범의의 단일성이나 범행 방법의 동일성은 죄수를 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기준은 어디까지나 침해된 법익, 즉 재산권의 주체가 같은가입니다.

이 원칙은 특히 여러 명에게 투자금을 받고 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사건이나, 동일한 광고·구인 글을 보고 접근한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피해자마다 계약 경위와 지급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뭉쳐 처벌 수위를 가늠하기보다는 피해자별로 각 사기죄의 성립 여부부터 따져야 합니다.

피해자마다 독립된 재산권 침해이므로, 범행 방법이 같다는 사정만으로 하나의 죄로 묶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2. 특경법상 이득액은 경합범의 피해액을 단순히 합한 금액이 아닙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의 이득액은 단순일죄나 포괄일죄의 합산액만을 의미하고, 경합범의 이득액 합계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형법 제347조(사기) 등의 범죄로 취득한 재물·재산상 이익의 가액,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이득액”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입니다. 여러 피해자에게 각각 사기를 범한 경우, 그 각각이 별개의 사기죄(경합범)로 인정된다면 특경법상 이득액에 이 각각의 피해액을 단순히 합한 금액을 넣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에서 말하는 이득액은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혹은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의 이득액의 합산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경합범으로 처벌될 수 죄의 각 이득액을 합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는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이를 포괄일죄로 파악할 수 없고 피해자별로 독립한 사기죄가 성립된다(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즉 피해자가 10명이고 각각 1억원씩 편취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10억원을 기준으로 특경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 사기죄가 별개의 경합범으로 인정된다면, 각각은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되고 이득액을 합산한 특경법은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러 피해자의 피해액을 단순히 더한 숫자만으로 특경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3. 피해자들이 사실상 하나의 자금 공동체라면 예외적으로 합산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를 구성하는 등 피해 법익이 같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포괄일죄로 합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원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더라도, 그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동업체나 자금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 침해된 재산권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이들에 대한 사기 행위 전체를 포괄일죄로 보아 이득액을 합산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에 있어서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 피해자별로 기망행위를 하여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그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방법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별로 1개씩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를 구성하는 등으로 피해 법익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복수이더라도 이들에 대한 사기죄를 포괄하여 일죄로 볼 수도 있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769 판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예외가 아무 때나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부부 사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피해법익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가족 관계나 지인 관계처럼 단순한 인적 유대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금을 사실상 공동으로 관리·운용했는지, 투자 구조 자체가 하나의 조합이나 사업체를 전제로 한 것인지처럼 실질적인 사정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판단은 수사·재판 단계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쪽의 다툼 지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찰이 여러 피해자를 하나로 묶어 특경법으로 기소했더라도, 피해자들 사이에 실질적인 법익 동일성이 없다면 죄수 판단을 다투어 특경법 적용 자체를 깨뜨릴 여지가 있습니다.


4. 이득액 구간에 따라 형법상 사기죄만 적용될 때와 특경법이 적용될 때의 형량 차이는 매우 큽니다

죄수 판단 결과에 따라 형법상 사기죄 처벌과 특경법 가중처벌 사이의 형량 차이는 매우 큽니다.

각 사기죄가 경합범으로 인정돼 특경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각 죄는 형법 제347조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사기죄로 각각 의율되고, 형법 제37조·제38조의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라 처단형이 정해집니다. 반면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 등으로 인정돼 포괄일죄로 합산되고 그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득액은 특경법 적용 여부를 가르는 구성요건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가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되어야 합니다.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따라서 검찰이 여러 피해자의 피해액을 뭉뚱그려 특경법으로 기소했더라도, 각 피해자별 이득액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죄수 판단 하나로 형량 구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이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피해자별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피해자별 피해 내역과 자금 흐름을 정리해두는 것이 죄수 판단과 대응 전략을 좌우합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사건 관계자 소재지에 따라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별 개별 조사 및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사건 병합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여러 피해자의 사건을 하나로 묶어 특경법으로 기소할지, 각각 별도의 사기죄로 기소할지가 정해지고, 이는 이후 재판에서 형량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피해자 입장이든 조사를 받는 입장이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피해자별로 피해 시점·금액·지급 경위를 개별적으로 정리해, 진술과 계좌 내역·계약서·문자메시지 등 증거자료를 맞춰봅니다.

  2. 여러 피해자에게 접근한 경위가 동일한 사업체·동일한 자금 계좌·동일한 모집 구조를 사용한 것인지 확인합니다(포괄일죄 판단의 핵심 자료입니다).

  3. 피해자별 이득액 합계가 5억원을 넘는지, 넘더라도 죄수 판단상 실제로 합산될 수 있는 사안인지 변호사와 함께 따져봅니다.

이러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둔다면, 죄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특경법 적용 여부에 훨씬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 사건은 “피해자가 많으니 당연히 무겁게 처벌되겠지” 혹은 반대로 “한 사람당 액수는 크지 않으니 괜찮겠지”라는 성급한 판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명에게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각자의 피해 시점과 금액, 자금 흐름을 개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른 피해자들과 피해 경위를 공유하고 정리할수록, 포괄일죄 여부와 특경법 적용 여부를 다투는 데 필요한 근거가 쌓입니다. 반대로 여러 사람에게 돈을 받은 뒤 조사를 받게 된 쪽에서도 “피해자가 많으니 다 합산되겠지”라고 지레짐작하기보다, 각 피해자와의 관계와 자금 구조를 정확히 짚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저는 다수 피해자가 얽힌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당한 쪽과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죄수 판단 하나에 따라 사건 전체의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이득액 합산 여부에 따라 형량 구간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10명이고 각각 1억원씩 편취했다면 이득액이 10억원으로 합산되어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각 피해자에 대한 사기가 별개의 경합범으로 인정되면 이득액은 합산되지 않고 형법상 사기죄가 각각 적용됩니다. 다만 피해자들이 하나의 동업체·투자조합 성격을 띠는 등 피해법익이 동일하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포괄일죄로 합산될 수 있습니다.

Q. 동일한 수법으로 여러 명에게 접근했다면 그것만으로 포괄일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범의가 단일하고 범행 방법이 동일하더라도 각 피해자의 피해법익이 독립적이면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기준은 방법의 동일성이 아니라 피해법익의 동일성입니다.

Q. 가족(부부 등)이 함께 피해를 입었다면 하나의 죄로 합쳐지나요?

A.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부부 사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피해법익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자금이 사실상 하나의 공동재산으로 관리됐는지 등 실질을 따집니다.

Q. 검찰이 여러 피해자의 피해액을 합산해 특경법으로 기소했다면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죄수 판단이 잘못됐다면 항소심·상고심에서 각 피해자별로 별개의 사기죄임을 주장해 특경법 적용 자체를 다툴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이유로 원심이 파기환송된 사례도 있습니다.

Q. 이득액을 정확히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경법 제3조는 이득액이 구성요건의 일부이므로 그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야 하고,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면 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Q. 피해자 수가 많아지면 형량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각 죄가 경합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7조·제38조에 따라 경합범 가중이 이루어져 개별 형량보다는 무거워지지만, 특경법의 무기징역·3년 이상 유기징역 같은 가중처벌 구간과는 다릅니다. 다만 피해자 수가 많을수록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Q. 수사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A. 각 피해자별 피해 시점·금액·자금 흐름을 별도로 정리하고, 동일한 사업체·계좌·모집 구조로 묶일 수 있는지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죄수 판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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