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채무 독촉이나 개인적인 다툼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신상 공개, 폭로, 위해를 암시하는 협박 메시지를 받고 겁에 질려 곧바로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일단 시키는 대로 보내고 나중에 신고하면 그때 가서 돌려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협박에 응해 송금부터 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고하려 하면 상대방은 “빌려준 돈을 받은 것뿐이다”, “정당한 대가를 받은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하고, 이미 돈이 여러 계좌를 거쳐 빠져나간 뒤라 회수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명시적인 협박 문구가 없더라도 위세를 이용한 간접적인 언동만으로 공갈죄의 해악의 고지를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협박에 의해 송금된 돈은 정당한 채권 변제가 아니라 돌려받아야 할 피해금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협박에 못 이겨 송금한 돈이 어떤 경우에 공갈 피해금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그 돈을 실제로 돌려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실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협박에 못 이겨 보낸 돈도 정당한 대가가 아니라 공갈 피해금입니다
겁을 먹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송금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처분이 아니라 공갈죄의 피해 결과입니다.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는 사람을 협박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죄입니다. 핵심은 피해자가 스스로 원해서 재산을 내준 것이 아니라, 겁을 먹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처분했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계좌이체라는 외형입니다. 본인이 직접 은행 앱을 눌러 송금했다는 이유로 “내가 자발적으로 보낸 돈이니 돌려받기 어렵겠다”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갈죄가 성립하면 그 재산 이전은 겁을 먹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법률상 정당한 원인이 없는 이전으로 취급됩니다.
특히 상대방이 실제로 존재하는 채권을 근거로 독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촉의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 협박에 이르렀다면, 채권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그 방식 자체의 위법성 때문에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겁을 먹은 상태에서 이뤄진 송금은, 형식이 자발적 이체처럼 보이더라도 돌려받아야 할 피해금입니다.
2. 겁을 먹을 만한 해악을 고지받고 송금했다면 공갈죄가 성립합니다
명시적인 협박이 아니라 위세를 이용한 간접적인 언동만으로도 해악의 고지는 인정됩니다.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상대방의 의사결정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드시 “다치게 하겠다”는 식의 명시적인 표현일 필요는 없고, 언어나 거동으로 상대방에게 해악을 인식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야기하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즉 문자메시지나 메신저로 “가만두지 않겠다”, “주변에 다 알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낸 경우, 물리적인 위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겁을 먹을 만한 정황이었다면 공갈죄의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권리 행사와의 경계도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실제 받을 돈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고, 요구의 방식이 사회통념을 넘어섰는지가 관건입니다.
명시적인 협박 문구가 없었더라도, 상대방의 지위나 태도로 겁을 먹게 했다면 공갈죄의 해악의 고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피해금은 지급정지 신청과 형사·민사 절차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빠른 길은 지급정지 신청이고, 그 다음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취소·반환청구입니다.
협박이 전화, 문자, 메신저 등 전기통신을 이용해 이루어지고 그 결과 계좌로 송금했다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법 제2조제2호는 전기통신을 이용해 사람을 기망할 뿐 아니라 공갈하여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한 행위도 전기통신금융사기로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돈을 송금한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곧바로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3조제1항).
형사 절차로는, 공갈죄로 고소하면 수사·기소를 통해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범죄로 취득한 재산은 형법 제48조에 따라 몰수·추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라 형사재판 절차 안에서 별도 민사소송 없이 배상명령을 신청해 피해금 반환을 함께 받아낼 수 있습니다. 공갈죄는 이 조문이 정한 배상명령 대상 범죄군(형법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에 포함됩니다.
민사 절차로는, 협박에 의한 송금은 민법 제110조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할 수 있고, 취소 후에는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민법 제741조)하거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는 강박의 정도가 단순한 불법적 해악의 고지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의사표시자로 하여금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한 상태이어야 하고,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다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한 것에 불과하다면 그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는 것에 그친다(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다41528, 92다41535 판결).
즉 겁을 먹은 정도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할 정도까지 이르지 않아도 취소는 가능하므로, 대부분의 협박 송금 사안은 취소 요건을 충분히 갖춥니다. 다만 취소권은 강박 상태를 벗어난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민법 제146조)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지급정지로 우선 돈을 묶어두고, 형사 고소와 민사상 취소·반환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방법입니다.
4. 피해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반환 여부는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공갈죄 기본형은 10년 이하 징역이지만,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형법 제350조는 공갈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협박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액수가 커질수록 이 기본 법정형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협박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반복돼 금액이 누적된 경우에는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후 피해금을 반환하거나 합의했다는 사정은 공갈죄의 성립 자체를 막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불과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해주면 이미 저지른 잘못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형사 고소를 유지하면서 배상명령이나 형사조정을 통해 반환을 공식적으로 받아내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지급정지 신청과 증거 확보를 고소장 접수 전에 마쳐두면 이후 절차 전체가 빨라집니다.
공갈 피해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나 거주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계좌 지급정지 신청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및 배상명령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협박의 정도나 이득액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협박을 당해 송금한 사실을 인지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메시지, 통화 녹음, 메신저 대화 등 해악의 고지를 뒷받침할 증거부터 캡처·저장합니다.
송금한 계좌의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송금 시점·금액·상대방 계좌 정보를 정리하고, 필요하면 즉시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신청합니다.
협박 전후 상대방과 나눈 대화에서 채권 존재 여부와 요구 금액의 근거를 확인해, 정당한 권리 행사인지 공갈인지 가려낼 자료를 모읍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갈 피해 회수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지급정지, 민사상 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협박을 당해 돈을 보낸 경우, “내가 겁을 먹고 순순히 보낸 돈이라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뜯긴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협박 정황을 뒷받침할 증거를 남기고 지급정지를 서두르는 것이 먼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이 다른 계좌로 흩어져 회수가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정당한 채권 추심이라고 생각했다가 공갈 혐의로 조사받게 된 입장에서도 “받을 돈을 받았을 뿐”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독촉의 방식이 사회통념을 벗어났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실제 오간 대화와 요구 방식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협박에 못 이겨 돈을 보낸 피해자와, 반대로 공갈 혐의로 조사받게 된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협박의 정도와 증거관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급정지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문자메시지로 협박받고 겁에 질려 송금했는데, 직접적으로 “다치게 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공갈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명시적인 표현이 아니어도 언행이나 위세로 상대방에게 해악을 인식하게 했다면 공갈죄의 해악의 고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협박의 표현 방식보다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을 만한 정황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Q. 상대방이 원래 저에게 받을 돈이 있었습니다. 그 돈을 받아간 것도 공갈이 되나요?
A.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실제 채권이 있더라도 독촉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 협박에 이르렀다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한 독촉이나 정당한 권리 행사 수준에 그쳤다면 공갈로 보기 어렵습니다.
Q. 송금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 지금도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이미 상대방 계좌에서 다른 곳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면 지급정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급정지와 별개로 형사 고소, 민사상 취소·부당이득반환청구는 여전히 가능하므로 시간이 지났더라도 서둘러 절차를 밟는 것이 좋습니다.
Q. 협박에 못 이겨 보낸 돈을 돌려받으려면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중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순서를 정하기보다 병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형사 고소는 몰수·추징과 배상명령의 근거가 되고, 민사상 취소·부당이득반환청구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진행할 수 있어 회수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습니다.
Q. 협박에 못 이겨 보냈다는 사실을 제가 직접 입증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협박 메시지, 통화 녹음, 송금 전후의 대화 내용 등이 해악의 고지와 겁을 먹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되므로, 삭제하지 말고 최대한 원본 그대로 보관해야 합니다.
Q. 상대방과 합의하면 공갈 혐의가 없어지나요?
A. 합의나 반환은 공갈죄의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하고,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일 뿐입니다. 다만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별도 민사소송 없이 반환을 함께 받아낼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피해자든 피고소인이든 초기 진술과 제출 증거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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