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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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임대차

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김강희 변호사


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사건 개요


공인중개사로 일하다 보면 같은 임대인이 소유한 여러 채의 빌라·오피스텔을 연이어 중개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물건을 많이 가진 손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임대인이 자기 돈 한 푼 없이 신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앞선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막거나, 애초에 매매가와 별 차이 없는 보증금을 받아 놓고 처음부터 반환할 자금도 의사도 없었던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형 전세사기의 몸통이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소에 나서면, 수사기관은 임대인 한 사람만 조사하고 끝내지 않습니다. 그 물건들을 실제로 계약서에 도장 찍게 만든 사람, 즉 중개를 담당한 공인중개사도 함께 들여다봅니다. 짧은 기간에 같은 임대인의 물건을 반복해서 중개했다는 사실, 등기부상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이 이미 시세를 넘어서는 상태였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지 않느냐는 의심이 붙기 때문입니다. 정작 중개사 본인은 계약 당시에는 정상적인 매물로만 알고 통상적인 확인·설명 절차를 거쳤을 뿐인데, 어느 날 사기죄의 공범으로 입건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개사가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자·보증금 미반환 의도를 실제로 알았거나 예견하면서도 이를 묵인·조력한 것이 아니라면, 단순히 결과적으로 깡통전세를 중개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의 공범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입건된 이상 그 '몰랐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지 못하면 상황은 얼마든지 불리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중개사에게 임대인의 사기 범의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형법상 공동정범(제30조)이든 방조범인 종범(제32조)이든, 처벌의 출발점은 언제나 고의입니다. 중개행위 자체에는 과실이 있었더라도, 임대인이 애초에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정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둘째, 수사기관이 고의를 추단하는 간접정황이 무엇인지입니다. 실무상 자주 문제되는 정황은 ①동일 임대인의 물건을 단기간에 다수 반복 중개했는지, ②등기사항증명서상 선순위 채권이나 다른 세입자의 선순위 보증금을 확인하고도 이를 신규 임차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는지(공인중개사법 제25조 확인·설명의무), ③정상적인 중개보수를 넘어서는 금품이나 리베이트를 임대인·분양대행업자 측으로부터 수수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걸리면, 단순 과실을 넘어 '알고도 눈감았다'는 평가로 옮겨가기 쉽습니다.

셋째, 만약 가담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가 공동정범인지 종범(방조)인지입니다. 사전에 임대인과 역할을 나누어 사기 범행을 계획한 정도라면 공동정범으로 정범과 동일하게 처벌받지만, 사기 범행을 어렴풋이 인식하면서도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한 정도에 그쳤다면 종범으로 형이 감경됩니다(제32조 제2항). 아울러 임대인의 사기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돼 임대인 본인은 물론 공범으로 인정된 중개사의 처단형까지 함께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도 이 사건의 무게를 가늠하는 데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몰랐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재구성하기


고의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 진술만으로는 증명도, 반박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입건 초기 단계부터 그 중개 건이 통상적인 중개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서와 기록으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합니다.

1) 확인·설명 절차의 이행 흔적을 전부 모읍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에 따라 작성·교부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그 근거로 제시한 등기사항증명서·건축물대장 열람 기록, 임대의뢰인에게 자료를 요구한 문자·통화 내역을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계약 당시 등기부상 선순위 채권이나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 액수가 실제로 확인·고지되었는지, 반대로 임대인이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축소해 알린 정황이 있었는지를 함께 밝혀,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 숨긴 것을 몰랐던 것'이라는 구도를 세웁니다.

2) 반복성·특혜성이 없었음을 대조 자료로 보여줍니다.

같은 임대인의 물건을 여러 건 중개했다는 사실 자체는 불리하게 보이기 쉽지만, 그 시기와 조건이 다른 임대인·다른 매물을 중개할 때와 다르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해당 기간의 전체 중개 실적, 다른 물건의 중개보수율, 계약 절차의 소요 시간 등을 함께 제시해 이 임대인의 물건만 유독 서둘러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확인 절차를 생략한 사실이 없음을 대조해 보여 줍니다.

3) 금전 흐름을 소명해 대가관계 의혹을 차단합니다.

공범 혐의는 결국 임대인의 사기로 중개사가 부당한 이익을 나눠 가졌는지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장 거래 내역과 중개보수 수령 내역을 확보해, 법정 중개보수 한도를 넘는 금품이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없음을 먼저 소명하면, 고의를 뒷받침할 가장 강력한 정황 중 하나를 처음부터 걷어낼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형사 절차 단계별로 방어선을 세우기


고의 없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갖췄다면, 그다음은 수사·재판 단계에 맞춰 방어 전략을 구체화하는 일입니다.

1)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는 지점을 정확히 짚습니다.

전세사기 사건은 대개 임대인에 대한 고소로 시작해 관련자인 중개사에게 조사가 확대되는 구조입니다. 최초에는 참고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가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도 흔한데, 이 전환 시점을 놓치면 준비 없이 진술이 먼저 나가 버립니다. 조사 전에 사건 기록과 확보한 자료를 먼저 검토해, 어떤 질문에 어떤 근거로 답할지 미리 정리해 두어야 진술의 일관성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2)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분리해 대응합니다.

확인·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일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문제이지 곧바로 사기죄의 고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제조합 보증이나 보증보험을 통해 임차인의 피해 회복에 성실히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형사 절차에서 가담 정도가 경미했다는 정상참작 사유로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민사 배상과 형사 방어를 별개로 취급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가담이 일부 인정되는 최악의 경우에도 처단형의 차이를 다툽니다.

수사 결과 중개사의 인식 정도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더라도, 사전 공모 없이 임대인의 범행을 사후적으로 용이하게 한 정도에 그쳤다면 공동정범이 아닌 종범으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종범은 정범의 형보다 법률상 반드시 감경되므로(형법 제32조 제2항), 가담의 시점·정도·인식 수준을 구체적으로 다투는 것만으로도 처벌 수위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생깁니다.


결론


깡통전세 사건에서 공인중개사가 공범으로 몰리는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몰랐다'는 그 한마디를 뒷받침할 확인·설명 절차의 기록, 다른 거래와의 비교 자료, 금전 흐름의 소명 자료를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어 두었는가입니다.

참고인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어떤 자료를 모으고 어떤 순서로 진술할지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출석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면, 자료를 정리한 뒤 형사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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