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의뢰인은 아파트를 3억 8,300만 원에 팔기로 계약한 매도인이었습니다. 사정이 바뀌어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고 계약을 해제하려 했는데, 매수인은 중도금 지급기일보다 2주 이상 앞서 중도금 3,000만 원을 일방적으로 송금한 뒤 "이미 이행에 착수했으니 해제할 수 없다"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의뢰인은 계약금 배액과 받은 중도금까지 합쳐 1억 660만 원을 공탁하고 방어를 맡겨 왔습니다.
사건의 쟁점
① 매수인이 기일 전에 중도금을 보낸 것이 민법 제565조의 "이행의 착수"에 해당하는가 ② 계약서에 "중도금 지급 전까지 해약금 해제 가능"이라고 정한 조항의 의미 ③ 매도인의 해제 통지와 공탁이 적법한가.
변호사의 조력
대법원은 이행기 전이라도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를 인정합니다. 저는 두 가지 사정을 세웠습니다. 첫째, 계약서에 "중도금 지급 전까지 해약금에 의한 해제가 가능하다"는 해약 기한 조항이 있어 당사자들이 그때까지 해제권을 유보한 것이라는 점. 둘째, 의뢰인이 이미 해제 의사를 밝힌 뒤 매수인이 그 해제권을 소멸시킬 목적으로 기일을 앞당겨 송금한 것은 통상적인 계약 이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해제 통지의 도달 시점과 공탁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매도인의 해제가 절차적으로도 완결되었음을 보였습니다.
결과
부산지방법원은 매수인의 기일 전 중도금 선지급을 이행의 착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의뢰인의 해약금 해제를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매도인이 계약을 되돌리려 할 때 매수인이 중도금을 서둘러 보내는 일은 흔하지만, 계약서에 해약 기한 조항이 있고 매도인이 먼저 해제 의사를 밝힌 뒤라면 그 선지급은 해제를 막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매매계약서의 해제 조항 한 줄이 수억 원의 결과를 가릅니다. 해제를 하려는 쪽도 막으려는 쪽도 계약서 문구와 통지 시점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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