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해외에서 오래 생활했다면 현지 아파트나 토지, 임대보증금처럼 국내 재산조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재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혼 이야기가 나온 뒤 재산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거나 내 명의로 산 집이니 당신과 상관없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 해외 부동산의 경우는 재산분할에 포함되더라도 한국 판결만으로 현지 등기를 바로 이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배우자가 가진 국내 아파트나 예금으로 대신 정산받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해외 부동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기준과 배우자가 재산을 밝히지 않을 때 확인하는 방법, 국내 재산으로 정산받기 위한 소송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배우자 명의의 해외 부동산도 재산분할 대상일까요?
한국 법원이 한국 민법에 따라 재산분할을 심리하는 사건이라면 부동산이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부부가 함께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여러 사정을 고려해 법원이 분할액과 방법을 정하도록 규정합니다. 혼인 중 부부의 소득으로 해외 아파트를 샀거나, 한 사람은 경제활동을 하고 다른 사람이 가사와 자녀 양육을 맡았다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등기 명의가 배우자 한 사람 앞으로 되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인 전부터 보유한 부동산이나 부모에게 증여·상속받은 부동산은 판단이 달라집니다. 다만 다른 배우자가 대출을 함께 갚았거나 수리비를 부담하고 임대관리를 맡는 등 재산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 기여했다면 그 내용을 분할에 반영할 여지가 있습니다.
해외 부동산의 가치는 매입가격만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시점과 가까운 현지 시세에서 담보대출 등 관련 채무를 뺀 순가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환율, 매각 비용과 세금도 실제 정산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해외 부동산을 밝히지 않으면 어떻게 찾을까요?
가정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에서 당사자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제출된 목록만으로 재산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당사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하는 절차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재산조회가 세계 각국의 부동산 등기와 은행계좌를 한꺼번에 찾아주는 절차는 아닙니다. 어느 나라에 어떤 재산이 있는지 최소한의 단서가 있어야 현지 등기자료를 구하거나 법원에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 수월합니다.
해외 부동산의 주소를 모르더라도 국내 계좌에서 빠져나간 송금 내역을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매매대금이나 계약금이 해외로 송금된 기록, 현지 대출 원리금이 정기적으로 출금된 내역, 임대료가 국내 계좌로 들어온 기록은 부동산의 존재를 추적하는 단서가 됩니다.
배우자가 가족에게 보낸 사진과 메시지, 이메일에 첨부된 매매계약서, 재산세 고지서, 해외 은행의 대출 안내문도 도움이 됩니다. 소재 국가와 주소를 확인했다면 현지 등기부, 세금 납부자료, 임대차계약서와 시세자료를 확보하고 필요한 번역을 준비해야 합니다.
다만, 배우자의 계정에 몰래 접속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자료를 내려받는 방식은 별도의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부부가 공동으로 관리했던 서류와 계좌내역 등 적법하게 확보한 단서부터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해외 부동산 대신 국내 재산으로 정산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한 방법입니다.
법원은 부부의 모든 분할 대상 재산을 확인한 뒤 각자에게 어떤 재산을 귀속시킬지 정하고, 한쪽이 자신의 몫보다 많은 재산을 갖게 되면 상대방에게 차액을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는데요, 이를 대상분할이라고 합니다.
대법원도 특정 재산을 한쪽 소유로 정하고 상대방에게 일정한 돈을 지급하게 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재산을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 명의의 해외 아파트 순가치가 5억 원이고 국내 아파트 순가치도 5억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부의 재산분할 비율이 각 50%로 정해진다면 배우자가 해외 아파트를 보유하고, 다른 배우자가 국내 아파트를 갖는 방식으로 정산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국내 재산을 직접 이전받는 대신 금전 지급 판결을 받은 뒤 배우자 명의의 국내 예금이나 부동산에 집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해외 현지에서 별도의 승인·집행 절차를 밟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원하는 국내 재산을 반드시 선택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재산의 명의와 가치, 담보대출, 현재 거주자, 각자의 생활 기반과 지급 능력을 함께 살펴 법원이 분할 방법을 정합니다. 해외 부동산의 소유관계나 가액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 재산을 전체 재산에 넣어 계산하는 것부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먼저 해외 부동산이 있는 국가와 도시, 대략적인 주소, 취득 시기와 매입가격을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확한 주소를 모른다면 해외 송금 내역과 대출금 출금계좌, 임대료 입금 기록에서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의 국내 아파트와 예금, 주식 등 집행할 수 있는 재산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국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거나 예금을 다른 계좌로 옮기는 정황이 있다면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압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해외 재산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국내 재산까지 처분되면 판결을 받고도 돈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부동산 재산분할은 재산의 존재를 밝히는 단계와 가치를 계산하는 단계, 판결 내용을 실제로 집행하는 단계가 이어져 있습니다. 소송을 시작할 때부터 해외 부동산은 배우자에게 귀속시키고 국내 재산이나 금전으로 정산받을지, 현지 집행까지 진행할지를 정해 두어야 불필요한 절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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