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어린이집 보육료·인건비 등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시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이 보조금을 정산 목적과 다르게 썼다가 학부모 민원이나 지자체 감사로 적발되어 형사 고발까지 이어지는 원장님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원장님들 중 상당수는 “보육교사 월급이 밀리는 것보다는 낫다”, “이번 달만 융통하고 다음 정산 때 채워 넣으면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보조금 계좌의 돈을 다른 용도로 쓴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자체 정산 감사나 학부모 민원으로 문제가 불거지면, “결국 전액 보전했다”, “같은 어린이집 운영에 쓴 돈이라 큰 차이 없다”는 식으로 해명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어린이집을 비롯한 보육·복지시설 보조금의 목적외 사용에 대해 보조금이 특정 목적으로 교부된 이상 그 용도 구속성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소액을 돌려 쓴 경우라 하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며, 유용 금액이 커지면 형법상 업무상횡령죄까지 함께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어린이집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썼을 때 어떤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고발을 당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어린이집 보조금은 원장 개인 재산이 아니라 목적이 정해진 국가·지자체 예산입니다
보육료·운영비 보조금은 교부받은 목적대로만 쓸 수 있는, 용도가 구속된 자금입니다.
영유아보육법 제36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어린이집 설치, 보육교직원 인건비, 초과보육에 드는 비용 등 운영 경비를 보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부되는 보조금은 원장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정해진 목적에 맞게 집행해야 하는 공적 자금입니다.
이 때문에 같은 법 제38조의2는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 및 원장은 어린이집의 회계에 속하는 재산이나 수입을 보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건비 계정에서 인출한 돈을 임대료나 개인 채무 변제 등 다른 명목으로 돌려쓰는 것도 이 조항이 금지하는 목적외 사용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같은 어린이집 안에서 쓴 돈이니 큰 문제 아니다”라는 인식이 흔하지만, 법은 항목별로 교부 목적을 구분하고 있고, 그 구분을 벗어난 인출과 지출이 반복되면 정산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나 문제가 됩니다.
보육료·운영비 보조금은 정산 전은 물론 정산 후에도, 교부 목적을 벗어나는 순간 위법한 유용이 됩니다.
2. “나중에 채워 넣었다”는 사정은 형사처벌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보전·반환 의사가 있었어도, 목적 외로 쓴 시점에 이미 위반은 완성됩니다.
영유아보육법 제54조제4항제7호는 제38조의2를 위반하여 어린이집의 회계에 속하는 재산이나 수입을 보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거나 보조금 자체를 유용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54조제2항제1호가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 더해 보조금이 원장이 보관하는 타인, 즉 국가·지자체의 재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법상 업무상횡령죄(제356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실무상 적지 않습니다. 검찰은 통상 법정형이 더 무거운 죄명을 적용해 기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나중에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항변이 자주 나오는데, 대법원은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결국 다 채워 넣었다”는 사정은, 보조금을 목적 외로 쓴 시점에 이미 완성된 위반을 지워주지 못합니다.
“나중에 채워 넣으면 된다”는 생각은, 인출 시점에 이미 완성된 위반과 범죄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3. “내가 세운 시설이니 자유롭게 썼다”는 항변,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원장은 보조금의 소유자가 아니라, 목적에 맞게 집행할 의무를 지는 관리자일 뿐입니다.
본인 명의로 어린이집을 설립하고 운영해왔다 하더라도, 국가·지자체 보조금이 투입된 이상 그 자금은 원장 개인 재산과 분리해 목적대로 집행해야 합니다. “내가 만든 시설이니 내 판단으로 써도 된다”는 인식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비슷한 법리는 대표자가 적법한 절차 없이 법인 자금을 임의로 인출·사용한 사건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같은 법리는 어린이집 원장이 이사회나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조금을 임의로 유용한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제로 개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보조금을 쓴 사안에서, “내가 설립한 시설이니 괜찮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4. 유용 금액과 반복 횟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소액이라도 반복되면 합산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목적외 사용의 형태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단순히 회계상 재산을 다른 용도로 쓴 경우라면 영유아보육법 제54조제4항제7호(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가,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거나 보조금 자체를 유용한 경우라면 같은 법 제54조제2항제1호(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가 적용되고, 여기에 형법상 업무상횡령죄까지 겹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정처분도 함께 진행됩니다. 영유아보육법 제40조에 따라 이미 지급된 비용과 보조금의 반환명령이 내려질 수 있고, 제45조제1항에 따라 최대 1년의 운영정지 또는 어린이집 폐쇄명령까지 가능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제45조의2에 따라 운영정지에 갈음해 3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보조금 유용은 매달 소액으로 시작되더라도 여러 달에 걸쳐 반복되며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형이 크게 높아집니다.
5. 고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발장 접수 전 정산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어린이집 보조금 유용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시설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발장 접수 → ②고발인·피고발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유용 금액이 특경법 적용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발장을 받았거나 지자체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조금 교부결정서와 정산지침을 확인해, 애초에 어떤 명목으로 얼마가 교부됐는지부터 정리합니다.
보조금이 입금된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용도를 정리합니다.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보육 관련 용도로 쓰였는지, 다른 용도로 흘러갔는지 영수증·계약서 등 지출증빙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조금·보육시설 관련 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대응과 반환명령·운영정지 등 행정처분 대응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보조금 유용 의혹이 불거지면 “그래도 결국 아이들을 위해 쓴 돈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조금 유용을 의심받는 원장님 입장에서는 어떤 항목에서 얼마를 어떤 경위로 다른 용도에 썼는지, 반환·보전이 이루어졌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산자료와 지출증빙이 정리될수록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양쪽에서 실질적인 방어가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이를 신고·고발한 학부모나 지자체 입장에서도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교부 목적과 지출 내역이 어떻게 어긋났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조사와 처분이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저는 보조금·보육시설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용 의혹을 받는 원장님을 변호한 경험과, 반대로 이를 신고한 쪽을 대리한 경험을 모두 가진 변호사로서, 정산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조금을 목적과 다르게 썼지만 전액 보전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보전할 의사가 있었더라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환·보전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어린이집 폐쇄 명령까지 받을 수도 있나요?
A. 네, 영유아보육법 제45조에 따라 최대 1년의 운영정지 또는 폐쇄명령까지 가능하고, 사안에 따라 운영정지에 갈음해 3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Q. 형사처벌과 반환명령·운영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동시에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미 교부된 비용·보조금의 반환명령이나 운영정지 등 행정처분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얼마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매달 소액씩 반복 유용된 경우 포괄일죄로 합산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Q. 제가 아니라 이사장이 보조금 관리를 결정했는데, 원장인 저도 처벌받나요?
A. 실제로 자금 관리와 목적외 사용을 주도한 사람이 우선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법인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이라면 영유아보육법 제55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도 벌금형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지자체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정산자료 정리 방향이 사건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고, 유용 금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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