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소규모 법인이나 가족 회사에서, 회사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부동산을 대표이사 개인 앞으로 이전등기하는 사례로 분쟁이 벌어지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이사분들 중 상당수는 “회사가 사실상 내가 만든 회사니까, 부동산 명의를 내 앞으로 옮겨놔도 문제될 게 없다”,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회사 앞으로 돌려놓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전등기를 진행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주주나 임원이 문제를 삼으면,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정당한 대가를 치렀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회사 소유 재산을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처분한 경우,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횡령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소유권 자체를 대표 개인 명의로 옮기는 행위는 이 원칙이 가장 뚜렷하게 적용되는 유형입니다.
아래에서는 회사 명의 부동산을 대표 개인 앞으로 이전등기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 업무상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의심 정황이 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법인 명의 부동산은 대표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라는 별도 인격체의 재산입니다
지분율이나 실질 기여도와 무관하게, 등기부상 소유자는 법인 그 자체입니다.
주식회사나 유한회사 같은 법인은 설립등기와 동시에 대표이사나 주주와는 별개의 권리주체가 됩니다. 회사 명의로 취득해 등기를 마친 부동산은 법률상 온전히 법인의 소유이고, 대표이사는 그 부동산을 관리·처분할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일 뿐 소유자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내가 자본금을 다 대고 세운 회사인데 이 정도는 괜찮다”거나 “주주가 사실상 나 혼자니 회사 재산이나 내 재산이나 같다”는 인식으로 부동산을 개인 앞으로 옮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1인 주주·1인 대표 회사라 하더라도 법인격이 살아있는 이상 이러한 인식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법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대표이사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회사 재물을 보관하거나, 최소한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이 지위에서 벗어나 부동산의 소유권 자체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행위는 곧 위탁받은 재산에 대한 배신행위가 됩니다.
지분율이나 기여도와 무관하게, 법인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은 대표 개인이 아니라 법인의 재산입니다.
2. 부동산을 대표 명의로 이전등기하면 불법영득의사가 그대로 드러나는 업무상횡령입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순간, 나중에 되돌릴 생각이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범죄는 완성됩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저지르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무거워집니다. 대표이사가 회사 부동산의 관리·처분 업무를 맡고 있었다면 단순횡령이 아니라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회사 명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담보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자기 명의로 돌려놓았다면 이는 재산을 “자기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한 것이어서 불법영득의사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형태입니다.
대법원은 회사 소유 재산을 대표이사 등이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한 경우, 그 처분에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횡령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해왔습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회사 소유의 재산을 제3자의 자금조달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396 판결).
담보 제공보다 더 나아가 부동산 소유권 자체를 대표이사 개인 명의로 옮기는 행위는 회사 재산을 통째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담보 제공 사례보다도 오히려 불법영득의사를 인정받기 쉬운 유형에 속합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순간, 나중에 되돌릴 생각이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업무상횡령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3. “명의신탁이라 처벌 안 된다”는 말은 법인 부동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등기부상 명의자가 진짜 소유자가 아닌 경우와, 법인이 진짜 소유자인 경우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부동산 명의신탁 사건에서 명의를 빌려준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해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면서, “명의만 옮겨놓은 부동산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합니다.
부동산 매수인이자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이 판례는 애초에 등기부상 명의자, 즉 수탁자가 진짜 소유자가 아니고 실소유자가 따로 있는 명의신탁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법인 명의 부동산은 정반대입니다 — 법인이 정식으로 대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취득해 등기까지 마친, 명실상부한 실소유자입니다.
대표이사는 그 법인 재산을 관리·처분할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일 뿐이므로, 명의신탁에서 말하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 없는 위탁관계”가 아니라 회사법과 형법이 정면으로 보호하는 정식 위탁신임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사실상 내 것이니 명의만 바꾼 것”이라는 항변은 법인격 부인 사유가 별도로 인정되지 않는 한 통하지 않습니다.
법인이 실제 등기상 소유자인 이상, 대표이사가 그 부동산을 자기 앞으로 옮기는 것은 명의신탁이 아니라 전형적인 업무상횡령입니다.
4. 부동산 가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구간으로 넘어가고, 등기원인을 꾸미면 혐의가 겹칩니다
부동산 하나만으로도 이득액 기준이 쉽게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갑니다.
업무상횡령죄는 유용한 재산의 가액, 즉 이득액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예금이나 현금과 달리 이전등기 한 건만으로도 시가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재산 유용 사건보다 훨씬 쉽게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진입합니다. 이득액은 통상 이전등기 당시의 시가, 즉 공시지가가 아니라 실거래가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등기원인을 매매나 증여로 허위로 꾸며 이전등기를 마쳤다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실제로 대금을 주고받지 않았는데도 매매를 원인으로 등기했다면, 형법 제228조에 따라 등기관에게 허위신고를 해 공정증서원본에 부실사실을 기재하게 한 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등기부등본과 등기원인 서류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회사 부동산 명의이전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법인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표이사의 부동산 명의이전을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필요하면 폐쇄등기부 포함)을 발급받아 소유권이전등기 시점, 등기원인, 접수번호를 확인합니다.
등기원인 서류(매매계약서·증여계약서·이사회 의사록 등)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대금이 실제로 오갔는지 대조합니다.
부동산의 실거래가나 감정평가액을 확인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5억원·50억원)에 해당하는지 가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인 재산 횡령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나 손해배상 등 민사적 회수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표이사가 회사 부동산을 자기 앞으로 옮겨놓은 정황은 “그래도 회사를 만든 사람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다른 임원이나 주주가 초기 대응을 미루다가 뒤늦게 문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나 다른 주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등기부등본과 등기원인 서류부터 확보해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부동산 명의이전을 의심받는 대표이사 입장에서도,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저는 법인 재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회사·주주 측과 대표이사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 경위와 대가 지급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 지분을 100% 제가 가진 1인 회사인데, 제 앞으로 부동산을 옮겨도 횡령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1인 주주·1인 대표 회사라도 법인격이 살아있는 이상 회사 재산과 대표 개인 재산은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지분율과 무관하게 임의 이전은 횡령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이사회 승인을 받고 이전등기를 했다면 문제없는 것 아닌가요?
A.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 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결의 여부와 무관하게 사적인 용도의 임의 처분이라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Q. 나중에 다시 회사 앞으로 돌려놓으면 괜찮나요?
A.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원상회복할 의사가 있었더라도 이전등기 당시의 불법영득의사 인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환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매매로 이전등기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실제로 시가에 상응하는 대금을 지급하고 정식 매매 절차를 거쳤다면 횡령 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금 지급의 진정성, 시가와의 차이, 이사회 승인 여부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Q. 명의신탁이라 처벌 안 된다고 들었는데, 저희 회사 부동산도 그런가요?
A. 아닙니다. 명의신탁 관련 판례는 등기부상 명의자가 진짜 소유자가 아닌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법인이 정식으로 취득해 등기까지 마친 부동산은 법인이 실소유자이므로 명의신탁 법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Q. 횡령죄와 배임죄 중 어느 쪽으로 처벌받나요?
A. 소유권 자체를 넘기는 행위는 통상 횡령으로, 근저당권 설정처럼 부담만 지우는 행위는 통상 배임으로 다뤄집니다. 다만 업무상횡령과 업무상배임은 형량이 같아, 어느 죄명인지보다 실제 처분 경위 소명이 더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등기 경위와 대가 지급 여부에 대한 소명 방향을 결정하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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