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곧바로 자금 문제로 갈등이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산금을 달라고 몇 달째 요구해도 상대방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미루기만 한다는 상담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정산을 맡아 자금을 쥐고 있는 쪽은 흔히 “동업은 이미 끝났으니 지금 남은 돈은 내가 관리하는 내 몫이다”, “정산은 사업 상황을 좀 보고 나서 천천히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몇 달, 심하면 몇 년째 정산을 미룹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실제로 형사 고소를 준비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사정이 있어서 못 준 것뿐이다”, “정산해준다고 말은 계속 했다”는 해명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동업재산에 대한 반환거부가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횡령행위와 같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고, 손익분배 정산이 끝나지 않은 동업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에는 지분비율과 무관하게 처분한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동업자가 정산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 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정산 지연과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정산을 미루거나 거부한다고 곧바로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보관자 지위, 재물의 타인성, 횡령행위, 불법영득의사가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재물을 실제로 써버리는 경우뿐 아니라, 돌려달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것 자체도 별도의 횡령행위 유형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동업 관계에서 정산이 늦어지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정산 금액 자체에 대한 이견, 공동으로 지출한 비용의 정산 반영 여부, 사업 정리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사정 등으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실무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반환을 거부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횡령죄를 인정하지 않고, 거부의 이유와 그 경위에 나타난 의사를 함께 살펴 판단합니다. 정산 요구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거부가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몫을 자기 것처럼 취급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정산을 미루거나 거부한 사실 자체보다, 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횡령죄 성립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2. 정당한 이유 없이 정산을 거부하면 반환거부에 의한 횡령이 될 수 있습니다
핑계만 대며 정산을 미루는 태도는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반환의 거부’를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다음과 같이 판시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고, ‘반환의 거부’가 횡령죄를 구성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그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반환거부의 이유와 주관적인 의사 등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도7487 판결).
즉 정산 요구에 “지금은 줄 수 없다”고 답한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답변에 이르게 된 경위와 태도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취지에서 또 다른 대법원 판례(92도2079)도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곧 정산해준다”는 말만 반복하며 몇 달, 몇 년씩 구체적인 정산 시기나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정산에 필요한 자료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내용증명이나 문자로 정산을 요구해도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가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상대방의 몫을 자기 것처럼 취급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정산 요구를 계속 회피하는 태도는 반환거부에 의한 횡령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손익분배 정산 전에 동업재산을 임의로 처분했다면 이미 횡령이 완성됐을 수 있습니다
정산 거부를 문제 삼기 전에, 애초에 정산할 돈 자체가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정산 거부를 문제 삼는 경우 중에는, 사실 상대방이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미 동업재산을 임의로 써버려서 돌려줄 돈 자체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반환거부의 문제가 아니라, 처분한 시점에 이미 횡령죄가 완성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동업재산의 법적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동업자 사이에 손익분배의 정산이 되지 아니하였다면 동업자의 한 사람이 임의로 동업자들의 합유에 속하는 동업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는 것이므로, 동업자의 한 사람이 동업재산을 보관 중 임의로 횡령하였다면 지분비율에 관계없이 임의로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부담한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
즉 손익분배가 정산되지 않은 상태라면, 설령 자신의 지분이 50%, 70%로 높다 하더라도 동업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금액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내 몫만큼은 미리 썼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다만 동업이 아니라 익명조합 형태였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자자가 영업에 관여하지 않고 이익 분배만 받는 익명조합 구조라면, 출자금은 영업자의 재산이 되어 영업자가 이를 소비했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따라서 실제 관계가 내적 조합인지 익명조합인지부터 먼저 가려야 합니다.
정산 전 동업재산은 지분과 무관하게 동업체 전체의 것이므로, 이미 처분해버렸다면 그 시점에 횡령이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정산 거부가 업무상횡령으로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금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돼 형량이 대폭 높아집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횡령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업자가 자금 관리·경리 업무를 맡아 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던 경우라면 단순 횡령이 아니라 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횡령이 적용되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더해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동업재산은 정산이 늦어지는 동안 조금씩 인출되거나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인출이 반복되면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정산을 요구한 시점에는 소액으로 보였던 금액이, 실제 자금 흐름을 전부 확인해보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해당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정산 거부 사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에 정산 대상 자금과 거부 경위를 자료로 정리해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동업자 정산 거부로 인한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해당한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산 요구에도 답이 없거나 핑계만 반복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업계약서(또는 조합 규약, 정산 합의서)에 정산 시기·방법·비율이 정해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동업재산이 보관된 통장·계좌의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정산 대상 금액과 현재 잔액을 특정합니다.
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 등으로 정산을 요구한 사실과 상대방의 답변(또는 무응답)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반환거부의 경위를 남깁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동업 정산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반환거부에 의한 형사 고소와 정산금 자체를 받아내기 위한 민사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동업자에게 정산을 요구했는데 계속 미뤄지기만 하면, “언젠가는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정작 필요한 자료를 챙기지 못한 채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산을 받아야 할 동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독촉보다, 정산을 요구한 사실과 상대방의 답변을 기록으로 남기고 동업재산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런 자료가 쌓일수록 반환거부에 의한 횡령을 주장하는 형사 고소와 정산금 반환을 구하는 민사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정산을 미루고 있는 동업자 입장에서도 “곧 준다고 말은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충분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정산이 늦어진 정당한 사유가 실제로 있었는지, 그 사유를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동업자 사이의 정산 분쟁에서 정산을 요구하는 쪽과 정산 거부로 고소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거부의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정산 문제로 상대방과 대치 상태에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산해준다는 말만 반복하며 몇 달째 미루기만 하면 횡령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정산 시기·방법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같은 답변만 반복하며 자료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반환거부에 의한 횡령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 판단은 거부의 구체적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정산 금액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른 상태인데도 횡령이 되나요?
A. 금액에 대한 이견 자체는 정당한 거부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그 이견을 이유로 정산 논의 자체를 회피하거나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동업자가 이미 돈을 다 써버려서 돌려줄 돈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는 반환거부가 아니라 처분 시점에 이미 횡령이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손익분배가 정산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지분비율과 무관하게 처분한 금액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제 지분이 작은 편인데도 횡령으로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정산 전 동업재산은 지분 비율과 관계없이 동업체 전체에 귀속되므로, 지분이 작다고 해서 정산받을 권리나 횡령 주장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정산금을 받아낼 방법이 있나요?
A. 있습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계좌 거래내역·진술 등 수사자료가 정산금 반환을 구하는 민사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형사·민사를 병행하는 전략이 실질적인 회수에 유리합니다.
Q. 내용증명까지 보냈는데 상대방이 계속 무시하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A. 내용증명에 대한 무응답 자체가 반환거부의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이 시점부터는 통장 거래내역과 요구·답변 기록을 정리해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