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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관리단 관리비를 유용하면 업무상횡령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에서 관리단 회장이나 관리인이 관리비를 유용했다는 이유로 형사 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관리단 관계자분들 중 상당수는 “건물 관리에 쓰는 돈이니 이 정도는 재량”, “다음 달 관리비로 채워 넣으면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관리비 계좌의 돈을 개인 용도에 쓴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주 상인들이나 다른 구분소유자가 문제를 삼으면, “관리 목적으로 쓴 것이다”, “이미 다 채워 넣었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관리단·입주자대표기구가 보관하는 공동자금의 업무상횡령 성립 여부를 판단하면서, 적법한 의결 절차와 실제 지출 목적을 함께 살펴 불법영득의사를 엄격하게 가려내고 있습니다. 관리비는 성격상 소액이 정기적으로 걷히는 자금이라 유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임기가 길어질수록 유용 금액도 함께 누적됩니다.

아래에서는 상가 관리단 관리비를 유용한 경우 어떤 요건에서 업무상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의심 정황이 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상가 관리단 관리비는 회장이나 관리인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관리비는 걷은 순간부터 관리단 전체에 귀속되는 공동재산이지, 회장·관리인 개인의 금고가 아닙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제23조는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이면 같은 법 제24조에 따라 관리단을 대표하고 사무를 집행할 관리인을 선임해야 하며, 이 관리인이 각 구분소유자로부터 관리비를 징수·보관·지출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관리단 회장이나 관리인, 경리 담당 직원이 “건물 관리 명목이니 이 정도는 재량”이라는 생각으로 개인 카드 대금, 사적인 접대비, 심지어 본인이 운영하는 다른 사업 경비까지 관리비 계좌에서 지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지출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임기 내내 반복되며 누적된다는 점입니다.

관리인이나 회장은 구분소유자, 즉 상가 소유자·입주 상인 전체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것이므로, 그 지위에서 벗어난 임의 지출은 형사 문제로 이어집니다.

관리비는 걷은 순간부터 관리단 전체의 공동재산이며, 회장이나 관리인 개인이 재량으로 처분할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2. 관리비를 나중에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업무상횡령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인출·지출 시점에 이미 범죄는 완성되며, 사후 변제 의사는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이런 행위를 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형이 무거워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관리단 회장이나 관리인이 관리비 징수·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다면, 단순 횡령이 아니라 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관리비 통장에서 잠깐 빌려 쓴 것이고, 나중에 다시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관리비 계좌에서 잠깐 융통했다가 다음 달 관리비로 채워 넣으면 된다”는 생각은 처벌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관리비는 매달 정기적으로 걷히는 자금이라 돌려막기 식으로 메워 넣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이지만, 인출 시점에 이미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면 이후 실제로 채워 넣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범죄는 성립합니다.

“나중에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지출 시점에 이미 완성된 범죄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3. 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지출은 정당한 업무처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적법한 의결·규약 절차 없이 이뤄진 지출은 ‘관리 목적’이라는 항변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집합건물법 제26조의3은 관리단이 규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관리인이 관리비의 징수·보관·지출 등 중요한 사무를 집행할 때 관리위원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규약에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비 지출이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위법한 임의 처분으로 평가될 소지가 커집니다.

다만 대법원은 절차상 흠결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5도19591 판결은, 아파트 관리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 결의에 따라 부녀회 활동비 명목의 지출에 협조한 사안에서, 그 결의가 유효하다고 믿고 집행에 협력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지출된 자금이 실제로 입주민 공동의 이익을 위해 쓰였다는 사정 등을 근거로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실제 지출 목적이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고, 담당자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횡령이 부정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상가 관리단 관리비 유용 사건 대부분은 이런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회장·관리인 개인의 카드값, 사적 채무 변제,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 경비처럼 애초에 공동체 이익과 무관한 용도로 지출됐다면, 의결 여부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개인적 착복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법한 의결과 공동체 이익을 위한 지출이라는 근거가 없다면, ‘관리 목적’이라는 말만으로는 항변이 되지 않습니다.


4. 유용한 관리비 액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 5억원을 넘어서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뛰어오릅니다.

업무상횡령죄는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상가 관리비 유용은 상가 규모가 클수록 월 관리비 총액 자체가 크고, 회장·관리인의 임기가 통상 1~2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커지는 사례가 흔합니다. 매달 소액을 인출하더라도 임기 전체로 누적되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초범인지, 유용 경위, 반환·합의 여부 등은 횡령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상가 관리비 횡령 사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회계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상가 관리단 관리비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관리단 회장이나 관리인의 관리비 유용을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관리규약(또는 관리단 규약)에 관리비 지출 승인 절차, 관리위원회 의결 요건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관리비 전용 통장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빈도를 정리합니다.

  3.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건물 관리 용도로 쓰였는지, 개인 용도로 흘러갔는지 지출결의서·영수증·세금계산서 등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합건물 관리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가 관리단 관리비 문제는 “그래도 오랫동안 건물을 관리해 온 사람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비를 뜯긴 구분소유자·입주 상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어떤 자료가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장 내역, 관리규약, 지출결의 여부에 대한 기록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관리비 사용을 의심받는 회장·관리인 입장에서도 “건물 관리를 위해 쓴 돈이니 괜찮을 줄 알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의결 절차를 거쳤는지, 지출 목적이 공동체 이익에 부합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상가 관리단·집합건물 관리비 분쟁에서 관리비를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관리비를 잠깐 빌려 쓰고 다음 달에 채워 넣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변상할 의사가 있었더라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환·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치고 지출했는데도 횡령이 될 수 있나요?

A. 의결을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반드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출 목적이 실제로 공동체 이익에 부합했는지, 의결 절차 자체가 규약에 맞게 유효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저는 관리비 회계를 맡은 담당 직원일 뿐인데도 횡령 주체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회장이 아니더라도 관리비를 실제로 보관·집행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면 업무상횡령죄의 주체가 됩니다.

Q. 얼마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임기 동안 반복된 인출은 포괄일죄로 합산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민사 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Q. 관리단 회장이 바뀌기 전에 이미 벌어진 유용 의혹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한 과거 회계연도의 지출도 통장 내역과 지출결의서를 통해 문제 삼을 수 있으며, 시효 경과 여부는 개별 사안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특히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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