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저는 과거에 경찰에서 교통사고조사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입니다.
경찰대 출신 중에 교통을 전문분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가, 현직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상당한 희소성을 지니고 있는 탓에 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에 관한 질문을 꽤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질문은 바로 음주 초범에 관한 질문입니다.
음주운전,
초범인데 기소유예를 받을 수는 없는걸까요?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야만 할까요?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대한민국의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행위(음주운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혈중알콜농도 0.03% 이상이면 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라는 것은 이제 상식적인 수준이 되었지요.
과거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이면 면허 정지, 0.1% 이상이면 면허 취소에 해당하였던 것에 비하면, 처벌하는 기준치를 낮춤으로써 단속을 더 강화한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2018년과 2019년에는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마련되어 시행되면서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비록 윤창호법은 2021년과 2022년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 현재는 '과거에만 존재했던 법'이 되었습니다만,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데에는 충분히 기여하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벌 기준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존재하였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대검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 부과 건수는 2018년도(12만 9284건)부터 2021년도(6만 6922건)까지 꾸준히 줄어들었다가 2022년도(8만 1560건)부터는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추후에 다시 한번 소개해드리고 싶은 사례이기는 한데 우선 간략하게 결론만 한번 말씀드려보자면, 과거 제가 음주운전재범 인적물적피해 교통사고 건을 변호하였던 미국 국적의 의뢰인이 있었는데, 결국 한국 정부가 추가 사증(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퇴거(추방) 당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적 피해 교통사고와 관련하여서는 피해자들과 신속하게 합의하여 조치하고 물적 피해도 배상하였지만, 결국 현장에서 적법한 단속을 통해 측정된 음주 수치가 존재하였으므로, 음주운전 재범으로 의율되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는 불행 중 다행으로 최선의 선처(소액 벌금형)를 받으면서 맡은 의뢰를 종료하였으나, 후일담으로 의뢰인이 결국 비자 발급을 거부 당하여 퇴거 당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던 사건입니다.
의뢰인이 비록 미국 시민권자이기는 했으나 한국에서 나고 자라 생활해 온 사람이고 직장을 포함한 모든 생활 근거를 한국에 두고 있었기에 선처를 호소했지만,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엄격한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삶이 뿌리에서부터 흔들린 것이지요. 이처럼 음주운전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전직 경찰관으로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은 여기까지 하고, 지금부터는 걱정어린 마음을 들어주신 보답으로 본론에 들어가볼까 합니다.
음주운전이 적발되는 경위는 크게 보자면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단순음주입니다. 음주 단속 현장에서 단순한 음주운전 혐의로만 적발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음주사고입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켜 사고 처리 과정에 단속되는 것이지요.
단순음주 초범은 꼭 변호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께서 단순음주에 초범이고,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소액(5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아도 삶에 큰 지장이 없는 분이시라면 조사를 잘 받고, 반성문과 탄원서를 적절히 제출하시면 됩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기소유예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매우 어려운 경우라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혈중알콜농도 수치가 0.03에 가까운 아주 경미한 정도의 음주운전이고, 운전을 하게 된 상황에 참작할 만한 사정(대리운전을 불렀다가 배정받지 못하였다거나 긴급피난에 가까운 정도의 운전 행위를 한 경우) 등 아주 특수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 한 거의 벌금형에 선고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나는 전과자가 되고 싶지 않으니 어떻게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끌어모아 최선을 다해 싸워보겠다는 마음을 가지신 분이라면 변호인을 선임하여 진행하시고, 그렇지 않은 분은 혼자서 대응하시면 됩니다.
음주운전 재범이라고 해서, 음주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변호인을 선임해서 대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가 아닌) 단순 음주운전 재범인 경우 간혹 약식명령(벌금형을 선고 받는 약식 절차, 통상 출석이 필요하지 않은 간이 재판)을 통해 벌금형을 구형 받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고 구공판(법원 출석이 필요한 정식 재판)으로 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래도 적절히 양형사유를 주장하면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아직은 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음주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사의 면책금이 상향되면서,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고를 발생시킨 사람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손해를 자신의 비용을 들어 물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이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주 가피해가 명확하고 혈중알콜농도가 높지 않은 경미한 정도의 사고는 직접 처리하시면서 적극적으로 합의를 하시는 것이 총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스스로가 어떤 처벌이든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자백을 하시는 경우라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대신 양형사유를 잘 주장하시는 것으로 버텨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단순히 선처를 구하는 것을 넘어 변호인을 선임하여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꼭 필요한 사안들도 있습니다.
3회 이상 재범에 해당하는 경우
음주운전 과정에서 단속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측정거부, 타인 신분증 제공, 운전자 바꿔치기),
면허 행정 처분을 다툴 필요가 있는 경우
음주 단속 중 증거수집에 이의제기하는 경우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
(3주 이상 부상, 피해자 다수인 경우, 사망사고,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
위 사항들은 예시입니다.
위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는 것을 넘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사건도 있고, 생업에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시기를 권해드리고, 최소한 변호사와 상담은 받아 보십시오.
실제로 경찰관과 변호사로서 업무를 하며 다양한 사례를 접해본 만큼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참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 모두 다루기는 어려우니, 앞으로도 음주운전에 관한 각종 소주제를 가져와 포스팅을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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