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파기됐지만 이겼다 — 전세권 말소 6년의 기록
대법원에서 파기됐지만 이겼다 — 전세권 말소 6년의 기록
해결사례
매매/소유권 등임대차소송/집행절차

대법원에서 파기됐지만 이겼다 — 전세권 말소 6년의 기록 

조현재 변호사

환송 후 승소

부****

의뢰인이 처한 상황

상가 임대인인 의뢰인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임차인 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임차인은 그 전세권에 제3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임차인이 파산한 뒤 근저당권자가 임대인에게 전세금 1억 원을 달라고 나섰습니다. 의뢰인은 "그 전세권은 실제 전세가 아니라 보증금 담보용이니 말소해 달라"며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쟁점

① 보증금 담보 목적으로 설정된 전세권과 그 설정계약이 유효한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지 ② 무효라면 그 효과가 등기 '말소'까지 미치는지 ③ 근저당권자가 담보 목적임을 알고 있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1심 패소, 항소심 승소, 대법원 파기환송, 환송 후 승소 — 결론이 네 번 바뀐 사건입니다.

변호사의 조력

대법원은 "전세권설정등기 자체는 유효하고, 계약은 임대차와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만 무효"라는 새 기준을 세우며 항소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은 판례공보에 게재된 리딩케이스가 되었지만, 우리 의뢰인에게는 '무효라서 말소하라'는 논리가 막힌 것을 뜻했습니다. 변호사는 환송 후 청구원인을 바꿨습니다. 관련 추심소송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금액이 확정되자 그 금액을 즉시 변제공탁했고, 상대방이 이의 없이 수령하자 "전세권이 담보하던 채무가 소멸했으니 말소하라"는 새 논리를 세웠습니다. 상대가 "지연손해금이 빠졌다"고 다투자, 보증금 반환의무와 전세권 말소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여서 애초에 지체책임이 없다는 점을 논증했습니다.

결과

환송 후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근저당권자에게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명했으며,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추심소송에서 약 2,900만 원의 공제도 함께 인정받았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파기환송은 끝이 아니라 '대법원이 막지 않은 길을 찾으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보증금 담보 전세권 분쟁에서 임대인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등기 말소가 아니라 공제이고, 말소까지 가려면 채무를 소멸시키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공탁금을 받는 쪽은 반드시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해야 한다는 교훈도 이 사건이 남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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