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강력범죄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사람이 발찌를 억지로 끊거나 분리한 채 잠적하는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부착자분들 중에는 “잠깐 벗었다가 다시 채우면 문제없다”, “고장 나서 어쩔 수 없이 뜯은 것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전자장치를 분리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호관찰소 관제센터에 경보가 뜨고 경찰이 출동하면, “잠깐이었다”거나 “고의는 아니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넘어가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자장치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신체에서 직접 분리·손상한 경우는 물론, 물리적으로 훼손하지 않았더라도 위치추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면 같은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판단 기준입니다.
아래에서는 전자발찌를 억지로 끊어버리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형량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이미 훼손했거나 훼손을 의심받고 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자발찌를 신체에서 억지로 분리·손상하면 그 즉시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전자발찌 훼손은 원래 사건과 별개로 최고 7년 이하 징역까지 가능한 독립된 범죄입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은 위치추적 전자장치가 부착된 사람, 즉 피부착자에게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하거나 전파를 방해하거나 수신자료를 변조하는 등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의무를 위반해 전자장치의 효용을 해한 경우, 같은 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원래 부착명령의 근거가 된 성폭력·강력범죄 사건과는 완전히 별개의 새로운 범죄이므로, 원래 사건이 이미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전자장치 훼손에 대해서는 새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억지로 끊어버린다”는 표현은 대부분 신체에 채워진 발찌 밴드를 물리적으로 절단·파손하거나 강제로 벗겨내는 행위를 가리키는데, 이는 조문상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하는 전형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술기운이나 순간적인 답답함에 발찌를 잘라내는 경우도 있고, 도주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절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동기와 무관하게 훼손 행위 자체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범죄는 성립합니다.
게다가 같은 법 제38조 제2항은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발찌를 끊으려 시도하다가 미처 완전히 분리하지 못하고 발각된 경우에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전자발찌를 억지로 끊는 행위는 원래 사건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7년 이하 징역까지 가능한 별개의 범죄입니다.
2. 물리적으로 훼손하지 않아도 위치추적을 방해하면 같은 죄가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전자장치 자체를 손상하지 않아도 추적 기능을 무력화하면 처벌 대상이라고 봅니다.
조문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행위”라는 표현 때문에, 실무에서는 발찌를 물리적으로 자르거나 부수지 않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입장은 다릅니다.
여기서 ‘효용을 해하는 행위’는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하여 위치를 추적하도록 한 전자장치의 실질적인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전자장치 자체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행위뿐 아니라 전자장치의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도 포함하며, 부작위라고 하더라도 고의적으로 그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한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7719 판결).
이 판결에서 피고인은 발찌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된 자기 방을 벗어나면서 휴대용 추적장치를 가지고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위치추적을 무력화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부작위조차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2도5862 판결도, 피부착자가 휴대용 추적장치를 분실하고도 3일 동안 신고하지 않고 방치한 사안에서 같은 취지로 유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즉 발찌를 절단하는 적극적 행위뿐 아니라, 배터리를 방전시키거나 전파 차단 도구를 사용하거나 추적장치를 두고 다니는 등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모든 행위가 처벌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자르거나 부수지 않았더라도, 위치추적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게 만들었다면 같은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고장인 줄 알았다”거나 “실수였다”는 항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습니다
훼손의 고의는 정황과 사후 행동으로 판단되며, 단순 부인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전자장치 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고의, 즉 자신의 행위로 전자장치의 효용이 해쳐진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이를 행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발찌가 원래 헐거워서 빠진 것”, “목욕 중 실수로 걸려서 끊어졌다”는 식의 주장이 자주 나옵니다.
문제는 피부착자 전원이 부착 초기에 보호관찰관으로부터 전자장치의 구조, 훼손 시 형사처벌 내용,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절차를 명확히 교육받는다는 점입니다. 훼손 직후 곧바로 보호관찰소에 신고하지 않고 상당 시간 방치했거나, 훼손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 확인되면 고의를 부인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진짜 기기 결함이나 불가항력적 사고로 훼손됐다면, 훼손 직후 즉시 보호관찰소에 신고했는지, 신고 시점과 경위가 일관되는지가 고의 여부를 가르는 핵심 정황이 됩니다. 신고를 미루거나 도주 정황이 겹치면 고의가 강하게 추정되는 반면, 즉시 신고하고 현장을 그대로 보존했다면 정당한 사유 주장의 여지가 생깁니다.
고의 없는 사고인지, 인식하고도 방치한 훼손인지는 신고 시점과 경위로 판가름 납니다.
4. 훼손 방법과 원래 사건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훼손이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많고, 원래 사건의 재범 판단에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전자장치 훼손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한이 넓게 설정돼 있어, 실제 선고형은 훼손의 방법·기간·도주 여부·원래 사건의 성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히 잠깐 풀었다가 다시 채운 경우보다, 완전히 절단하고 장시간 잠적한 경우가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특히 전자발찌 부착명령의 원래 근거가 성폭력·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처럼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된 범죄라면, 법원은 발찌 훼손 자체를 재범 위험성이 현실화된 정황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범이고 훼손 기간이 짧더라도 집행유예보다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발찌를 끊고 도주한 상태에서 경찰에 검거되는 과정에서 저항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면 공무집행방해죄가 별도로 추가될 수 있고, 훼손 사실이 보호관찰 준수사항 위반으로도 함께 평가되면 검사가 부착기간 연장이나 준수사항 추가·변경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4조의2).
5. 훼손이 발각되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훼손 직후의 대응과 자료 확보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전자장치가 훼손되면 통상 ①보호관찰소 관제센터에 즉시 경보가 울리고 담당 보호관찰관이 소환하거나 현장에 출동해 경위를 확인 → ②소환에 불응하거나 연락이 두절되면 검사에게 신청해 구인장을 발부받아 구인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크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경우도 있으며 → ③관할 경찰서(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조사를 거쳐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송치 → ④기소되면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훼손 경위를 의심받고 있거나 이미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훼손 시점·경위(고의인지, 사고인지)와 이후 신고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원래 부착명령을 내린 판결문과 그 안의 준수사항 내용을 확인합니다.
훼손 직후 보호관찰소·경찰과 나눈 통화·문자 등 연락 기록을 모두 확보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전자장치 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고의 여부에 대한 다툼은 물론 원래 사건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자발찌를 훼손한 상황은 대부분 당황과 두려움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간적인 실수나 사고로 훼손했다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훼손 직후 신고 여부와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서둘러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신고 시점이 늦어질수록 고의를 부인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이미 도주하거나 장시간 잠적한 상태에서 검거된 쪽에서도, 훼손 경위와 도주 기간 동안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지에 따라 구속 여부와 형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다 밝혀졌다”는 생각으로 방어를 포기할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전자장치 훼손 사건과 그 근거가 된 원래 형사사건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이 이후 구속 여부와 양형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훼손 직후, 그리고 조사를 앞둔 지금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자발찌가 낡아서 저절로 끊어졌는데도 처벌받나요?
A. 고의가 없다면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훼손 직후 즉시 보호관찰소에 신고했는지, 신고 시점과 경위가 일관되는지가 고의 여부를 가르는 핵심 판단 자료가 됩니다.
Q. 잠깐 벗었다가 바로 다시 채우면 괜찮나요?
A. 괜찮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법원은 짧은 시간이라도 위치추적이 되지 않는 상태를 고의로 만들었다면 효용을 해한 행위로 봅니다.
Q. 발찌를 훼손하면 원래 사건도 다시 재판받게 되나요?
A. 원래 사건 자체가 재심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훼손 사실이 재범 위험성의 근거로 평가돼 부착기간 연장이나 준수사항 추가 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훼손 후 자수하면 형량에 영향이 있나요?
A. 자수와 신고 시점, 도주 여부는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훼손 행위 자체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미수에 그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됩니다. 같은 법 제38조 제2항은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완전히 분리하지 못했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훼손 경위에 대한 초기 진술이 고의 인정 여부와 이후 구속 여부까지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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