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오픈채팅방을 통해 미성년자로 소개된 상대와 대화를 나누거나 만남을 제안했다가,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었으니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아니냐”, “미성년자가 아니었는데 무슨 죄가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십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에 출석해보면, 상대의 실제 나이가 아니라 대화 당시 상대를 미성년자로 인식한 상태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가 쟁점이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범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 상대방의 실제 나이보다 행위 당시 행위자가 인식하고 있던 사정을 기준으로 위험성을 평가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자로 알고 접근했는데 실제로는 성인이었던 경우 형법상 어떤 법리가 적용되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었더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형법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당시 행위자가 무엇을 인식하고 무엇을 하려 했는지를 기준으로 범죄 성립을 판단합니다.
형사처벌의 대상은 객관적으로 벌어진 결과만이 아니라, 행위자가 무엇을 인식하고 실행에 나아갔는지도 포함합니다. 상대를 미성년자로 인식한 상태에서 성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만남·대가 제공을 제안했다면, 그 시점에 이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고의는 갖추어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후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이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사정일 뿐 애초에 없던 고의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몰랐다”가 아니라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는 상황이므로, 착오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에서 흔히 알려진 나이 관련 착오 사안과는 다르게 취급됩니다.
실무에서는 상대 계정의 프로필, 대화 중 스스로 밝힌 나이·학년 등의 표현, 상대를 지칭한 말투 등이 “행위자가 무엇을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로 수집됩니다. 캡처 화면 한 장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실제 나이가 아니라, 행위 당시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범죄 성립의 출발점입니다.
2.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 법리가 이 상황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인식한 대상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불능범, 정확히는 불능미수 조항이라 부릅니다.
이 조항이 다루는 상황은 행위자가 애초에 의도한 결과가 대상의 부존재 때문에 처음부터 발생할 수 없었던 경우입니다. 상대를 미성년자라고 믿고 접근했는데 실제로는 성인이었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 행위자가 노린 “미성년자”라는 대상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상이 없었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와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는 행위 당시 행위자가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의 관점에서 위험성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방식, 이른바 구체적 위험설을 취하고 있습니다. “행위자가 그렇게 믿고 그런 행동을 했다면 일반적으로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가”가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형법 교과서에서 흔히 드는 예처럼, 설탕을 독약으로 잘못 알고 먹여 살해하려 한 경우에는 애초에 위험성이 없어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대상을 놓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정황에서 행위했다면 위험성이 인정되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채팅 상대가 스스로 미성년자라고 밝힌 상태에서 성적인 제안을 했다면, 이런 위험성이 부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상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고, 감경·면제는 법원의 재량 사항일 뿐입니다.
3. 대가를 제안하거나 약속한 순간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성적 행위를 조건으로 대가를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구성요건에 근접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고, 제13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성을 사는 행위”는 실제 성관계에 이른 경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적인 행위를 조건으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구성요건에 근접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화 중 상대가 스스로를 미성년자라고 밝혔는데도 만남이나 대가를 제안했다면, 실제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실무에서는 대가의 액수나 지급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지, 만남 장소·시간을 정했는지 등이 실행의 착수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단순히 나이를 묻는 데 그쳤는지,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는지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성적인 대화 자체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 다른 죄명이 함께 검토되기도 합니다.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는 대화의 구체적 내용과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대화 전체 맥락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대가를 제안하거나 약속한 시점부터 이미 형사책임을 다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함정수사나 위장 계정으로 상대가 처음부터 성인이었던 경우도 처벌 실무는 다르지 않습니다
경찰의 위장수사와 시민단체의 신고 활동으로 상대가 애초에 미성년자가 아니었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단속이 강화되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미성년자인 것처럼 위장해 수사하는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 제도가 도입되어 있습니다. 랜덤채팅이나 오픈채팅방에서 미성년자를 자처하는 상대가 실제로는 이런 위장수사 중인 경찰관이거나, 디지털 성범죄를 감시·신고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처음부터 실존하는 미성년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불능미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대가 애초에 미성년자가 아니었다”는 사정은 오히려 위장수사나 신고 활동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의미에 가깝고,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는 법이 정한 절차와 한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수사기관이나 신고자가 먼저 접근해 범행을 유인·부추긴 정황이 있었는지는 별도로 다툴 수 있는 지점입니다. 대화의 시작이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먼저 성적인 제안을 한 쪽이 누구인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위장수사관이나 신고 활동가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 개시 경위는 방어의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대화 내용과 정황 증거를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인지 및 피의자 조사 → ②디지털포렌식을 통한 대화 내용·기기 압수 및 분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 분류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까지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 애플리케이션에 남아 있는 전체 대화 내용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고, 상대가 나이를 밝힌 시점과 표현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대화가 먼저 시작된 경위, 즉 누가 먼저 연락하고 누가 먼저 성적인 제안을 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실제로 대가 지급이나 만남이 이루어졌는지, 이루어졌다면 그 구체적 내용을 금융 거래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성년자 대상 범죄 및 불능미수 법리에 대한 이해가 있는 변호사와 함께 사건 초기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정한다면, 혐의 자체를 다툴 지점과 양형에서 참작받을 사정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자로 알았는데 실제로는 성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럼 결국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성인이었다는 사실만 강조하다가 정작 방어에 필요한 자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실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막아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위장수사나 시민단체의 신고 활동이 왜 존재하는지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는 제대로 풀리지 않습니다.
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조사를 받는 분들의 방어는 물론, 반대로 실제 피해자·보호자 측 사건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상대의 실제 나이가 밝혀진 이후에도 사건의 결론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대상이 성인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팅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먼저 밝혔는데, 제가 먼저 대화를 유도하지 않았다면 괜찮은가요?
A. 누가 먼저 대화를 시작했는지는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지만, 미성년자로 인식한 상태에서 성적인 제안이나 대가 약속을 했다면 그 자체로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대화 전체 흐름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Q. 만남 장소에 나갔다가 상대가 성인인 것을 확인하고 바로 돌아왔는데도 처벌되나요?
A. 만남 장소에 나간 시점에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처벌 가능성이 남습니다. 다만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자진해서 돌아온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경찰의 위장수사관이었던 것 같은데, 함정수사라서 처벌을 피할 수 있지 않나요?
A. 적법한 절차에 따른 위장수사 자체는 처벌을 피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먼저 접근해 범행을 유인·부추긴 정황이 있다면 그 경위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대화 시작 경위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Q. 대가를 실제로 지급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대가 지급 여부와 별개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약속한 시점에 이미 구성요건에 근접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지급 여부는 혐의의 경중과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입니다.
Q. 불능미수로 인정되면 형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A. 형법 제27조는 감경 또는 면제를 법원의 재량으로 정하고 있어, 반드시 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안의 위험성 정도와 행위 경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과 제출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 분류되면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까지 함께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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