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에서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상대와 성적인 대화를 나눴다가, 상대가 실제로는 아동·청소년을 사칭한 경찰관이었다는 사실을 조사 단계에서 알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상대는 애초에 미성년자가 아니었으니 피해자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 “경찰이 먼저 미성년자인 척 접근했으니 함정수사 아니냐”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보십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진행되면,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혐의나 무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청소년성보호법은 이런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온라인상 아동·청소년으로 신분을 위장해 수사하는 것을 정면으로 허용하고 있고, 실제 상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형법의 불능미수 법리에 따라 처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흐름입니다.
아래에서는 상대가 미성년자를 사칭한 경찰이었던 경우 온라인 그루밍죄가 어떻게 검토되는지, 그리고 함정수사 주장이 실제로 통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때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대가 실제로는 경찰이었어도 온라인 그루밍 수사 대상이 됩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경찰이 아동·청소년으로 신분을 위장해 접근하는 신분위장수사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는 자신 또는 상대방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대화 상대방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죄’로,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만 보면 처벌 대상이 되려면 대화 상대방이 실제 아동·청소년이어야 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온라인 그루밍은 특성상 실제 피해자가 신고하기 전에는 적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고, 이 때문에 같은 개정을 통해 청소년성보호법에 디지털 성범죄 수사 특례가 함께 신설됐습니다.
이 특례에 따라 사법경찰관리는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신분을 비공개하거나, 나아가 아동·청소년으로 신분을 위장한 계정으로 채팅방·커뮤니티에 접근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수사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를 사칭한 경찰이었다는 사정 자체는, 애초에 법이 예정하고 만들어 둔 수사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 경찰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온라인 그루밍 수사 대상에서 자동으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2. 실제 피해자가 없어도 형법상 불능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했더라도, 위험성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형법은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에 관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형법 제27조, 불능미수).
여기서 ‘위험성’은 행위자가 행위 당시 인식했던 사정을 기초로,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온라인 그루밍 사안에 대입하면,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 경찰이었더라도 행위자 스스로는 상대를 아동·청소년으로 믿고 성적인 대화를 이어갔다면, 그 인식을 기준으로 위험성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다시 말해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가 아니었으니 무죄”라는 논리는 형법 총칙의 불능미수 법리 앞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실무에서는 상대의 실제 신원보다, 대화 당시 행위자가 상대를 몇 살로 인식했는지, 그 인식의 근거(프로필에 적힌 나이, 대화 중 언급된 학년·학교 등)가 무엇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상대가 실재하는 아동·청소년이 아니었다는 사정은, 행위자가 상대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하고 행위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3. 함정수사였다는 주장이 항상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이 없던 범의를 새로 만들었는지, 이미 있던 범의에 기회만 주었는지가 무죄 주장의 성패를 가릅니다.
수사기관이 신분을 속여 접근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한 함정수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함정수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 판단합니다. 원래 범의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써서 범의 자체를 만들어낸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보는 반면, 이미 범행을 할 마음이 있던 사람에게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길 기회만 제공한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적법하다고 봅니다.
온라인 그루밍 수사는 대부분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채팅방이나 커뮤니티에 경찰이 미성년자로 보이는 프로필의 계정을 만들어 두고, 먼저 접근해 온 이용자와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 경우 경찰이 먼저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거나 만남을 조르지 않고, 상대가 스스로 성적인 발언을 시작했다면 기회제공형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경찰 계정이 먼저 성적인 화제를 꺼내거나, 상대가 거절 의사를 보였는데도 반복적으로 성적인 대화를 유도했다면 범의유발형에 해당할 여지가 생깁니다. 대화 전체의 흐름에서 누가 먼저 어떤 발언을 했는지가 함정수사 위법성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함정수사 주장이 통하려면, 대화를 먼저 성적인 방향으로 이끈 쪽이 경찰이었다는 사정이 대화 내용 자체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4. 대화 내용에 따라 다른 혐의까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성적 대화의 수위와 요구 내용에 따라 처벌 범위와 형량이 달라집니다.
온라인 그루밍죄(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는 이 혐의 하나만 문제 되는 경우보다, 대화 내용에 따라 다른 혐의가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언이나 사진·영상을 전송한 정황이 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검토될 수 있고, 실제 사진·영상의 전송을 요구한 정황이 있다면 그 요구 자체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 경찰이었던 이상, 실제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이 만들어지거나 유포된 것은 아니므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조항까지 함께 적용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혐의가 여러 개로 늘어나는지 여부는 결국 대화 내용 전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반복적으로 이어갔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5. 출석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사 전에 대화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 전체를 좌우합니다.
온라인 그루밍 사건은 통상 ①경찰(주로 사이버수사대, 관할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출석요구서 발송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대화 내용이 구체적이고 반복적일수록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찰 출석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 계정에 남아 있는 대화 내용 전체를 캡처본으로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삭제된 부분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대화 중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표현,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표현이 어느 시점에 누구로부터 먼저 나왔는지 문장 단위로 대조합니다.
상대의 나이를 어떻게 인식하게 됐는지(프로필 정보, 대화 중 언급된 나이·학년 등)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사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혐의 성립 여부와 함정수사 위법성 주장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방어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온라인 그루밍 사건은 “대화만 몇 번 했을 뿐인데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접근한 경우라면, 상대가 우연히 경찰이었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호기심이나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대화가 길어지다 조사 대상이 된 경우라면, 대화 전체의 맥락과 함정수사의 위법성 여부를 정확히 짚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재판까지, 실제 피해자가 있는 사건과 위장수사로 개시된 사건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화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애매한 단계일수록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지금 상황을 정확히 진단받고 싶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이 먼저 미성년자인 척 접근해 왔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경찰의 신분위장수사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상대가 실제 아동·청소년이 아니었더라도 행위자가 상대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하고 행위했다면 형법상 불능미수 법리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만나지는 않고 대화만 나눴는데도 그루밍죄가 성립하나요?
A.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그루밍죄는 만남이나 실제 성적 행위가 아니라, 성적 욕망·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Q. 함정수사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할 수 있나요?
A. 경우에 따라 가능합니다. 경찰이 먼저 성적인 화제를 꺼내거나 반복적으로 유도한 범의유발형이라면 위법성을 다툴 여지가 있지만, 상대가 먼저 성적인 발언을 시작한 기회제공형이라면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대화 중 사진을 요구한 적이 있다면 혐의가 더 늘어나나요?
A. 늘어날 수 있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영상을 요구하거나 전송한 정황이 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다른 혐의가 함께 검토될 수 있으므로, 대화 내용 전체를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Q. 초범이고 실제 피해자가 없는데도 실형이 나올 수 있나요?
A. 실제 피해자가 없다는 사정, 초범이라는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지만, 대화의 수위와 반복 횟수가 심각하다면 실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경찰 조사 출석 통보를 받았는데 지금 바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하면 첫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 초기에 대화 내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함정수사 주장이나 인식 여부에 관한 진술의 신빙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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