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사건이 벌금형으로 마무리됐는데도, 뒤늦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통지를 받고 당황해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신 분들 중 상당수는 “실형도 아니고 벌금형인데 취업까지 막히겠어요”, “벌금만 내면 그걸로 끝나는 것 아닌가요”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대비 없이 지내다가, 몇 달 뒤에야 취업제한 기간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벌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여기고 지내다가, 제한 대상 기관에서 계속 근무한 사실이 뒤늦게 문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한 취업제한 기간의 기산점을 징역형과 벌금형을 엄격히 구분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재범 위험성 등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장기간 취업을 제한하던 규정이 헌법재판소에서 잇따라 위헌 판단을 받으면서, 지금은 형의 종류와 확정 시점을 정확히 따져 기간을 계산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이 됐습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 취업제한 기간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그리고 그 시작일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법 개정과 판단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범죄 벌금형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대상이 됩니다
벌금형은 가벼운 처벌이 아니라, 취업제한 명령의 독자적인 발동 요건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게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형에는 징역형뿐 아니라 벌금형도 포함됩니다. 조문이 형의 종류를 징역형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초범이고 벌금형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에서 자동으로 빠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벌금형이면 전과가 남는 정도이지 자격까지 제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오해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벌금형은 형사처벌의 한 종류일 뿐, 취업제한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벌금 액수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별다른 대응 없이 넘어갔다가, 취업제한 대상이라는 사실 자체를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취업제한의 대상 기관도 유치원·학교·학원 같은 교육기관에 그치지 않고, 아동복지시설, 청소년활동시설, 체육시설, 의료기관 등 아동·청소년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상당히 넓은 범위의 기관을 포괄합니다. 지금 재직 중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기관이 이 범위에 포함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벌금형이라는 이유로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에서 저절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취업제한 기간은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시작됩니다
징역형은 형 집행이 끝나거나 유예·면제된 날부터, 벌금형은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기산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은 취업제한 기간의 시작점을 형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은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일정기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그 형 또는 치료감호와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징역형이나 치료감호라면 실제로 형 집행이 끝나는 날, 또는 집행유예·면제가 확정되는 날부터 기간이 시작됩니다. 반면 벌금형은 집행을 “종료”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법이 별도로 “그 형이 확정된 날”을 기산점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즉 벌금을 실제로 납부했는지, 완납이 늦어졌는지는 기산점과 무관하고, 오직 판결(또는 약식명령)이 확정된 날짜만이 기준이 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벌금을 다 냈으니 그날부터 계산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실제 기산일과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벌금 납부가 늦어질수록 실제 기산일은 오히려 더 앞당겨져 있는 셈이어서, 취업제한 종료 시점도 그만큼 먼저 옵니다.
벌금형의 취업제한 기간은 벌금 납부일이 아니라, 형이 확정된 날부터 시작됩니다.
3. 선고일이 아니라 확정일이 기준이므로 날짜를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약식명령이면 송달 후 7일, 정식재판을 거쳤다면 상소기간이 지난 날이 확정일입니다.
성범죄 벌금형은 대부분 정식 공판 없이 검사의 약식기소와 법원의 서면심리만으로 진행되는 약식명령 절차로 처리됩니다. 이 경우 피고인이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고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그 7일이 지난 시점에 약식명령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선고일이 아니라 등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이 지난 날이 확정일이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해 공판 절차를 거친 경우라면, 그 재판에서 벌금형을 다시 선고받은 날 자체가 확정일은 아닙니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하지 않고 항소기간이 지나야 확정되며, 어느 한쪽이라도 항소를 포기하는 서면을 제출하면 그 즉시 확정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언제 선고받았는지”와 “언제 확정됐는지”는 사건 진행 방식에 따라 같은 날일 수도, 몇 주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취업제한 기간의 시작일을 스스로 계산하려면 선고일이 아니라 확정일을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선고일과 확정일은 다를 수 있고, 취업제한 기산점은 언제나 확정일입니다.
4. 취업제한 기간은 법원이 재범 위험성 등을 따져 최대 10년까지 정합니다
과거의 일률적 10년 제한은 위헌으로 폐지됐고, 지금은 사건마다 기간이 다르게 정해집니다.
헌법재판소는 재범 위험성 등 개별 사정을 전혀 따지지 않고 성범죄 전력자에게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을 제한한 옛 조항에 대해 잇따라 위헌 판단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 2016. 3. 31. 결정, 같은 해 7. 28. 선고 2013헌마585 등 결정, 그리고 10. 27. 선고 2014헌마709 결정은 모두 이러한 일률적 제한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이 개정되어, 지금은 법원이 범죄의 경중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10년의 범위 내에서 사건마다 다르게 취업제한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 자체를 선고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벌금형이라고 해서 취업제한 기간이 항상 짧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형의 종류는 기산점을 정하는 기준일 뿐, 기간의 길이는 그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법원이 별도로 정합니다. 실제로 몇 년인지는 판결문이나 약식명령 등본에 명시된 기간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취업제한 기간의 길이는 형의 종류가 아니라, 법원이 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정한 기간을 확인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5. 확정일이 애매하다면 확정증명원부터 발급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확정일을 며칠만 잘못 알아도 취업제한 위반 여부가 갈릴 수 있어 서류로 특정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수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약식기소 또는 정식기소 → ③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명령 발령 또는 정식재판 진행 → ④약식명령 확정 또는 상소기간 도과·상소기각에 따른 판결 확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④단계에서 실제로 확정된 날짜가 바로 취업제한 기간의 기산일이 됩니다.
본인이 확정일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약식명령 등본을 분실해 날짜를 특정하기 어렵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식명령 등본 또는 판결문에 적힌 송달일자·선고일자를 먼저 확인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했는지, 청구했다면 그 재판에서 별도로 선고·확정됐는지 확인합니다.
사건을 처리한 법원에 확정증명원 발급을 신청해 확정일자를 공식 서류로 특정합니다.
확정일을 공식 서류로 특정한 뒤에는 그 날짜를 기준으로 취업제한 기간을 역으로 계산해, 지금 재직 중이거나 준비 중인 자리가 실제로 제한 범위 안에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단이 애매하다면 서류를 준비한 상태에서 변호사와 함께 확인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벌금형은 실형에 비해 가볍게 느껴지다 보니,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별다른 대응 없이 지내다가 취업제한 통지를 받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취업제한 명령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생계와 직업선택의 자유가 걸린 문제입니다. 벌금형에 그쳤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제한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가, 확정일과 기간을 뒤늦게 확인하며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이 제도가 지키려는 것은 아동·청소년이 성범죄 전력자와 접촉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확정일과 기간을 정확히 따져 실제로 제한되는 범위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의 형사변호뿐 아니라, 판결 확정 이후 취업제한의 범위와 기간을 둘러싼 상담까지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확정일 하나를 잘못 알고 있어 불필요하게 큰 불이익을 떠안는 사례를 여러 차례 보아 왔습니다.
확정일 하나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형만 받았는데 이미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취업해 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확정일부터 취업제한 기간이 진행 중이라면, 그 기간 동안은 해당 기관에 계속 근무할 수 없습니다. 관계 행정기관이 기관장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확정일과 기간을 먼저 확인하고 대응 방법을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Q. 벌금을 분할납부하고 있는데, 완납해야 기산일이 시작되나요?
A. 아닙니다. 법 조문상 벌금형의 기산점은 “형이 확정된 날”이지 완납일이 아닙니다. 분할납부 중이라도 판결(또는 약식명령)이 확정된 시점부터 이미 취업제한 기간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Q. 선고일과 확정일이 같은 날인 경우도 있나요?
A. 있습니다.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항소를 포기하는 서면을 제출하면 선고 즉시 확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서면이 없다면 항소기간이 지난 날, 약식명령이라면 등본 송달 후 7일이 지난 날이 확정일입니다.
Q. 성범죄 벌금형이면 취업제한 기간은 보통 얼마나 되나요?
A. 정해진 고정 기간은 없습니다. 법원이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10년의 범위 내에서 사건마다 다르게 정하므로, 판결문이나 약식명령 등본에 적힌 기간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은 같은 제도인가요?
A. 다릅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정보를 관리기관에 등록·보관하는 제도이고, 취업제한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정 기관에서의 취업을 금지하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대상과 기간의 기준도 각각 다르게 적용됩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이 끝나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취업할 수 있나요?
A. 기간이 지나면 법률상 제한은 자동으로 해소되지만, 채용 과정에서 기관이 별도로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므로 확정일과 기간이 실제로 만료됐는지를 서류로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확정일을 스스로 특정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요?
A. 사건을 처리한 법원에 확정증명원 발급을 신청하면 확정일자가 공식 서류로 확인됩니다. 약식명령 등본이나 판결문을 함께 확인하면 정식재판 청구 여부와 송달일자까지 대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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