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무원 신분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에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공무원분들 중 상당수는 “벌금형이면 전과만 남는 거지, 직장까지 잘리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벌금 100만원이 확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기관 인사부서로부터 당연퇴직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성립 범위를 기존보다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했고, 공무원에게는 성폭력범죄에 대해 일반 범죄와는 다른 훨씬 엄격한 신분상 잣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공무원이 강제추행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으면 실제로 어떤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강제추행죄는 큰 폭행 없이도 성립하고, 실무에서는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폭행·협박의 인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가벼운 접촉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협박은 반드시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로 강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9월 21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1983년부터 유지해 온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제한적 기준을 폐기하고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객관적 성질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 상황과 맥락,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례 변경으로 과거였다면 강제추행으로 인정되지 않았을 수준의 접촉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게 됐고,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유형력의 정도가 크지 않은 사건에서 벌금형 약식명령이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벌금형이라는 처분 자체가 “가벼운 처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공무원 신분이라면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신분상 효과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강제추행은 큰 폭행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고, 벌금형으로 처벌이 끝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2. 공무원에게는 벌금 100만원이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기준선입니다
금고형이 아니라 딱 100만원 벌금만 확정돼도 3년간 공무원이 될 자격 자체가 사라집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원칙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를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만 보면 “벌금형은 아무리 확정돼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 제6호의3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규정된 성폭력범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의 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스토킹범죄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가 정한 성폭력범죄에 포함되므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6호의3에도 동일한 취지의 조항이 있어, 국가직이든 지방직이든 성폭력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마찬가지로 결격사유가 발생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성폭력범죄라면 제6호의4가 적용되어 결격기간이 최대 20년까지 늘어날 수 있어, 사실상 공직 복귀가 어려워집니다.
일반 범죄와 달리 성폭력범죄는 벌금 100만원이라는 훨씬 낮은 문턱을 별도로 두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3.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별도 징계 절차 없이 당연히 퇴직 처리됩니다
당연퇴직은 징계가 아니라 법률효과이므로,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발생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9조는 공무원이 제33조 각 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당연히”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이나 임용권자의 재량적 판단 없이, 벌금형이 확정되는 순간 법률상 퇴직의 효과가 자동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같은 사건에 대해 소속기관의 징계위원회가 경징계(견책·감봉 등)만 의결했더라도, 형사판결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그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당연퇴직 사유가 별도로 발동됩니다. 인사부서가 보내는 당연퇴직 통보는 새로운 처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법률상 발생한 퇴직 사실을 확인해 알려주는 절차에 불과합니다.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퇴직사유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한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누2036 판결).
이 때문에 당연퇴직 통보 자체를 다투는 소송은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결과를 바꾸려면 그 전제가 된 형사판결 자체를 상소나 재심으로 다투어 벌금액을 100만원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길입니다.
당연퇴직은 징계와 별개의 법률효과이므로, 징계가 가볍게 끝났다고 안심할 문제가 아닙니다.
4. 벌금 액수가 100만원 문턱을 넘는지가 공무원 신분의 운명을 가릅니다
같은 강제추행이라도 벌금이 90만원인지 100만원인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형법 제298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초범이고 유형력의 정도가 크지 않으며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진 사건에서는 상당수가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처리됩니다. 문제는 그 벌금액이 정확히 얼마로 확정되느냐입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3은 “100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확정된 벌금액이 99만원이면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지만 100만원이면 곧바로 발생합니다. 벌금액은 피해의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및 처벌불원 여부, 범행 횟수와 경위, 수사·재판 단계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지므로, 이 단계에서의 대응이 사실상 공무원 신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 형사소송법상 형종 상향금지 원칙에 따라 벌금형이라는 형의 종류 자체가 징역형 등으로 무거워지지는 않지만, 벌금 액수 자체는 심리 결과에 따라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벌금 확정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벌금 액수와, 그에 따른 공무원 신분 유지 여부를 함께 결정합니다.
공무원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약식명령 청구 여부 결정 → ③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명령 또는 정식재판을 통한 벌금액 확정 → ④판결 확정 후 소속기관 통보 및 결격사유 검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사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벌금액이 100만원 아래로 정해질 수도, 위로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강제추행 의심 상황에 놓였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장·수사기록에 기재된 폭행·협박의 구체적 정황과 벌금액 산정에 영향을 미칠 사정을 확인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및 처벌불원 의사를 확보할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어느 시점에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지 확인합니다.
소속기관 인사·감사부서에 형사절차 진행 상황이 어떤 범위로, 언제 통보되는지 확인해 직위해제 등 별도 인사조치 가능성에도 대비합니다.
이러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벌금액을 100만원 미만으로 낮추는 데 집중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무죄를 다툴지에 대한 전략을 형사전문 변호사와 함께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공무원 신분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연루되면, “설마 벌금형 정도로 직장까지 잃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를 받는 공무원 당사자 입장에서는 벌금액이 100만원을 넘는지가 사실상 신분 유지 여부를 좌우하므로, 수사 초기부터 합의와 진술 방향을 신중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호소하는 상대방 입장에서도, 상대가 공무원이라는 사정이 합의 진행이나 처벌불원 시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공무원 신분의 강제추행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호소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벌금액이 100만원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공직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 액수가 정해지기 전, 지금이 바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이 100만원이 아니라 90만원이면 괜찮은가요?
A.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3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기준으로 하므로, 확정된 벌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면 이 조항에 따른 결격사유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속기관 징계 절차에서는 별도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약식명령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벌금액이 낮아지나요?
A. 반드시 낮아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형종 상향금지 원칙상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지는 않지만, 심리 결과에 따라 벌금 액수 자체는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징계위원회에서 견책 등 경징계만 받았는데도 퇴직되나요?
A. 됩니다. 당연퇴직은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69조에 따라 벌금 확정이라는 사실만으로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효과이므로,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퇴직 처리됩니다.
Q.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 벌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아 당연퇴직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소속기관이 직위해제 등 별도 인사조치를 검토할 수 있어, 재판 단계에서부터 대응이 필요합니다.
Q.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결과가 달라지나요?
A. 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성폭력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4가 적용되어 결격기간이 최대 20년까지 늘어나 사실상 공직 복귀가 어려워집니다.
Q. 이미 당연퇴직 통보를 받았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당연퇴직 통보 자체는 법률효과를 확인해 주는 통지에 불과해 이를 직접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결과를 바꾸려면 그 전제가 된 형사판결을 상소나 재심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Q. 지방공무원도 국가공무원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나요?
A. 그렇습니다.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6호의3에도 동일한 취지의 조항이 있어, 국가직이든 지방직이든 성폭력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사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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