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1심 무죄인데 검사가 항소하면 뒤집히나요
성범죄 1심 무죄인데 검사가 항소하면 뒤집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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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1심 무죄인데 검사가 항소하면 뒤집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고도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무죄가 선고돼도 검사가 곧바로 항소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이제 다 끝난 거 아닌가요”, “검사가 항소해도 1심에서 인정된 사실은 그대로 갈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검사가 항소장을 제출하고 항소심이 진행되면, 1심에서 다퉜던 쟁점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받아야 하고 실제로 결론이 바뀌는 사건도 있어 당혹스러워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항소심이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으려면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법리를 잘못 적용했거나 새로운 사정이 확인된 경우에는 실제로 무죄 판단을 유죄 취지로 파기한 사례도 내놓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검사가 성범죄 1심 무죄 판결에 항소할 수 있는 근거, 항소심에서 실제로 결론이 뒤집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그리고 항소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검사도 무죄 판결에 항소할 수 있고,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심리합니다

항소심은 법률 문제만 판단하는 상고심과 달리, 증거조사와 사실인정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사실심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은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검사의 상소권에는 예외가 없어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라 해도 검사는 이 판단에 불복해 항소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성범죄 사건처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이 된 사건일수록 검사가 항소하는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항소심의 성격입니다. 대법원(상고심)은 법률 해석에 잘못이 없는지만 심사하는 법률심이지만, 항소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증거를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인정할 권한을 가진 사실심입니다. 그래서 검사가 항소하면 1심에서 이미 다퉈 끝났다고 생각했던 쟁점, 즉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나 정황증거의 의미까지 다시 심리 대상에 오릅니다.

또한 무죄 판결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최종 결론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358조에 따라 항소제기기간은 1심 판결이 선고된 날로부터 7일이고, 이 기간 안에 검사가 원심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면 사건은 곧바로 항소법원(1심 관할에 따라 지방법원 항소부 또는 고등법원)으로 넘어갑니다.

검사의 항소로 사건이 항소심에 가면, 1심에서 이미 정리됐다고 여겼던 사실관계 전체가 다시 심리 대상이 됩니다.


2. 그렇다고 항소심이 1심의 무죄 판단을 근거 없이 뒤집지는 못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1심 판단은, 추가 증거조사 없이는 함부로 뒤집을 수 없습니다.

1심이 증인, 특히 피해자를 법정에서 직접 신문하고 진술 태도까지 관찰한 뒤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 판단은 항소심에서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는 형사재판의 심증 형성이 법정에서의 직접 심리에 의해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원칙에서 나옵니다.

대법원은 최근에도 이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원심으로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 판단에 의문이 들더라도, 곧바로 제1심 판단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증인으로 다시 신문하여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관련 법리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대법원 2025. 5. 8. 선고 2025도17983 판결).

이 사건은 사기 사건이지만, 원심이 추가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1회 만에 종결한 뒤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관한 1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한 것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오해한 잘못이라며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례입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라는 점은 성범죄 사건도 마찬가지여서,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성범죄 항소심에서는 검사가 항소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등 별도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심이 직접 신문을 거쳐 형성한 심증은, 항소심이 같은 자료만 다시 보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3. 새로운 증거나 법리 오해가 확인되면 실제로 뒤집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소심이 증인을 다시 신문하거나 법리를 다시 검토해 새로운 결론에 이르면, 무죄가 유죄로 바뀌기도 합니다.

앞서 본 신중함의 요건, 즉 증인을 다시 부르거나 추가 증거조사를 거치는 절차를 실제로 밟았다면, 항소심은 1심 판단을 파기하고 유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무죄가 뒤집히는 것이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1. 6. 16. 선고 2019도12110 판결)도 이를 보여줍니다. 부사관에 대한 지속적인 신체 접촉이 문제 된 이 사건에서, 원심은 “성별 차이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었을 뿐”이라며 무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성립에는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추행에 대한 고의만으로 충분하다는 법리를 원심이 오해했다고 보아 유죄 취지로 파기했습니다. 하급심의 무죄 판단이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상급심에서 얼마든지 유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무적으로는 검사의 항소이유서에 새로운 증거나 구체적인 법리 다툼(사실오인·법령위반)이 제시되고, 이것이 1심이 무죄를 선고한 근거를 실제로 흔들 수 있는 내용인지가 관건입니다.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진술 외에 직접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검사가 항소심에서 피해 직후 진단서, 목격자·주변인 진술, 문자메시지·통화내역 같은 디지털 자료를 보강해 제출하면 1심과 다른 심증이 형성될 여지가 있습니다.

추가 증거조사 없이 근거 없이 뒤집는 것은 위법이지만, 절차를 갖춘 파기·유죄 인정 자체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4. 유죄로 뒤집히면 형량은 새로 정해지고, 무죄 확정보다 결과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무죄가 유죄로 바뀌는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와 무관하며, 항소심이 그 자리에서 형까지 정해 선고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피고인만 항소했거나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검사가 항소한 사건에는 애초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죄를 유죄로 바꾸는 것은 형량의 문제가 아니라 유무죄 판단 자체의 문제이므로, 이 원칙이 끼어들 여지가 원천적으로 없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단되면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 형까지 정해 선고한다는 것입니다. 항소심은 사실심이라 1심과 같은 정도로 재판할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항소심 선고 하나로 유죄 여부와 형량이 한꺼번에 정해집니다.

죄명에 따라 적용되는 법정형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강간(제297조)과 준강간·준강제추행(제299조, 제297조·제298조의 예에 따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벌금형 자체가 없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여기에 친족관계·특수강간 등 성폭력처벌법상 가중유형에 해당하면 형은 한층 더 무거워집니다.


5. 검사가 항소하면 이런 절차로 진행되고, 이렇게 대응해야 합니다

검사의 항소장 제출부터 항소심 선고까지, 1심 무죄의 근거를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곧바로 시작돼야 합니다.

검사 항소 사건은 통상 ①1심 무죄 선고 후 7일 이내 검사가 원심 법원(수원지방법원 등)에 항소장 제출 → ②소송기록이 항소법원(사건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항소부 또는 수원고등법원)으로 송부되고 검사의 항소이유서가 제출되면 피고인·변호인이 답변서로 대응 → ③공판기일이 지정되고, 필요하면 피해자 등 증인을 다시 불러 신문하거나 추가 증거조사가 이뤄짐 → ④변론종결 후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무죄와 형량을 함께 선고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항소심 결과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지만,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지 않는 법률심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검사의 항소장이 접수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1심 무죄 판결문에서 어떤 근거로 무죄가 나왔는지(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증거 부족, 법리 적용 등)를 정확히 정리합니다.

  2. 검사의 항소이유서를 받아 사실오인·법령위반·양형부당 중 무엇을 다투는지, 새로운 증거나 증인 신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3.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증인 재신문이 예정돼 있다면, 1심 반대신문 내용을 바탕으로 반박 논리를 미리 준비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성범죄 항소심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준비한다면, 1심에서 인정받은 무죄 판단을 항소심에서도 지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1심 무죄를 받으면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에 항소심 대응을 미루다가, 정작 검사의 항소이유서를 받고서야 급하게 준비를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하지만 항소기간이 7일에 불과하고 항소심에서 곧바로 유·무죄와 형량이 함께 정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불리해집니다.

어렵게 무죄를 받은 피고인 입장에서는, 1심에서 무엇이 결정적이었는지를 다시 정리해 항소심에서도 같은 심증이 유지되도록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항소를 결정한 검사·피해자 쪽에서도 단순히 1심 결론에 불복하는 것을 넘어, 추가 증거조사를 거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을 항소이유서에 담아야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를 다투는 쪽과, 검사의 항소에 대응해 1심 무죄 판단을 지켜내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항소심 단계에서 준비의 밀도가 결과를 가르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1심 무죄가 항소심에서도 유지될지는 이제부터의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결론이 갈릴 수 있는 이 시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검사가 항소하면 1심 무죄 판결은 바로 효력을 잃나요?

A. 아닙니다. 항소는 판결을 다투는 절차일 뿐이고,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가 기각되면 1심 무죄가 그대로 확정됩니다. 다만 항소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습니다.

Q. 검사만 항소했는데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A. 무죄가 유죄로 바뀌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정해진 형이 없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자체가 문제 되지 않습니다. 유죄로 판단되면 항소심은 법정형 범위 내에서 형을 새로 정해 선고합니다.

Q. 항소심에서 피해자를 다시 신문하지 않고도 유죄로 뒤집을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1심 판단을 뒤집으려면 추가 증거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어, 원칙적으로는 재신문 등 절차 없이 곧바로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서증만으로 판단이 가능한 쟁점이라면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검사의 항소이유서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항소이유서가 사실오인을 주장하는지, 법령위반을 주장하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1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증거관계를 다시 정리해 답변서로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Q.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되면 검사가 또 다툴 수 있나요?

A. 검사가 상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지 않고 법률적 판단만 하므로, 1심과 항소심에서 일관되게 인정된 사실관계를 상고심 단계에서 뒤집기는 한층 더 어렵습니다.

Q. 항소심 진행 중에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검사뿐 아니라 피고인 측도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나 새로운 증인을 신청할 수 있고, 이는 1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유리한 정황을 보강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Q. 항소심 변호인은 1심 변호인과 반드시 같아야 하나요?

A.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1심 무죄 판결의 논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항소이유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므로, 기록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두고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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