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면서 전 회사 파일 가져간 게 기술유출로 고소됐어요
이직하면서 전 회사 파일 가져간 게 기술유출로 고소됐어요
법률가이드
사기/공갈기업법무

이직하면서 전 회사 파일 가져간 게 기술유출로 고소됐어요 

김강희 변호사


이직하면서 전 회사 파일 가져간 게 기술유출로 고소됐어요


사건 개요


새 직장으로 옮기기로 마음먹고 나면, 손에 익은 자료 몇 개는 그냥 두고 나오기가 아쉬워집니다. 그동안 만들어 온 설계도면, 거래처 리스트, 견적 단가표, 업무용 소스코드 같은 것들을 개인 이메일로 보내두거나 개인 USB에 옮겨 담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내가 만든 자료니까", "이직해서 참고만 하려던 것뿐"이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 회사로부터 내용증명이 오거나,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날아오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죄명은 대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누설등)과 업무상배임입니다. 당사자는 "그냥 익숙한 자료 챙긴 것뿐인데 무슨 기술유출이냐"며 당혹스러워하지만, 회사는 그 반출 자체를 영업비밀 침해로 신고한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파일을 가져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 자료가 법이 보호하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어떤 목적으로 반출했는지, 실제로 새 직장에서 사용했는지—이 세 가지가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합니다. 같은 반출이라도 이 지점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무혐의로 끝나기도 하고, 실형까지 가기도 합니다.


핵심 쟁점


이 유형의 사건에서 실제 판단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반출한 자료가 영업비밀의 세 가지 요건—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경제적 유용성),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로 관리되었을 것(비밀관리성,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을 갖추었는지입니다. 둘째, 반출 당시의 목적이 업무수행이었는지, 이직 후 스스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넘길 목적이었는지입니다. 셋째, 반출이나 미반환이 재직 중이었는지 퇴사 후였는지, 반환·폐기 의무를 이행했는지입니다. 넷째, 실제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갈립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는 영업비밀을 국내에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외국에서 사용할 목적이거나 사용될 것을 알면서 취득·사용·누설한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 여기까지 이르지 않았더라도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어, 이 네 지점을 초기부터 정확히 짚어야 방어의 틀이 잡힙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반출 자료의 성격과 반출 목적을 다투기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자료가 정말 법이 말하는 영업비밀인가"입니다. 회사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검토합니다.

1) 비밀관리성 요건의 미비를 확인합니다.

판례는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중요한 정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회사가 그 정보에 접근권한을 통제하고 비밀 표시를 하며 보안서약서·사내 보안규정 등으로 실제 관리해 왔어야 한다고 봅니다. 해당 파일이 별다른 접근 제한 없이 사내 공유폴더에 있었는지, 비밀 표시가 있었는지, 반출을 금지하는 서약서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하나하나 확인해, 비밀관리성이 미비하다면 영업비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툽니다.

2) 업무 목적 반출이었다는 정황을 모읍니다.

재택근무나 외부 미팅,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를 위해 상사의 지시나 관행에 따라 자료를 옮긴 경우라면 이는 업무수행의 연장일 뿐 부정한 목적의 반출이 아닙니다. 당시 주고받은 메신저·이메일, 업무 지시 내역, 유사한 방식으로 자료를 옮겨 온 사내 관행 등을 확보해, 반출이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었음을 시점별로 재구성합니다.

3) 이용·유출 목적이라는 고의가 없었음을 소명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위반과 업무상배임 모두 부정한 이익을 취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 즉 고의를 필요로 합니다. 반출한 파일을 실제로 열람·실행한 기록이 없는지, 이직한 회사의 업무나 제안서·개발물에 그 내용이 반영된 흔적이 없는지를 포렌식 자료로 확인해, 파일을 갖고만 있었을 뿐 사용하거나 넘길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형사절차 단계별로 처벌 수위를 낮추기


영업비밀 해당성이나 고의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도, 절차를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조사·압수수색 초기 대응을 정비합니다.

참고인이나 피의자로 출석하기 전에 반출 경위와 사용 여부에 대한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조사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혐의를 넓히는 진술이 나오지 않습니다. 휴대전화·PC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이 이루어질 때는 참여권을 행사해 압수 대상이 이 사건과 무관한 개인정보·업무자료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2) 자료를 자발적으로 반환·폐기하고 그 경위를 기록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보유하고 있던 자료 전량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삭제하고, 그 과정을 문서로 남겨 두면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정상참작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업무상배임은 반환 의무가 있는 자료를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폐기하지 않은 시점에도 기수가 성립할 수 있으므로, 조사가 시작된 즉시 반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3) 기수인지 미수인지를 시점별로 다툽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실제 사용·누설에 이르지 않은 취득·보유 단계의 미수범도 처벌하지만(제18조의2), 기수와 미수는 형량 산정에서 분명히 다르게 취급됩니다. 반출 이후 사용이나 제3자 누설로 나아간 사실이 없다면 이 사건이 미수 단계에 그쳤다는 점을, 업무상배임 역시 반출 또는 미반환 시점을 특정해 그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다툽니다. 초범이고 회사의 실질적 피해가 크지 않으며 자료를 신속히 반환한 경우라면,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기소유예나 선처를 구하는 전략도 함께 검토합니다.


결론


전 회사 파일을 가지고 나온 순간에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지만, 고소장이 접수되고 나면 그 파일 하나하나가 증거로 다시 읽히기 시작합니다. 자료의 성격과 반출 목적, 사용 여부를 초기에 어떻게 정리해 두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금 고소를 당했거나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어떤 자료가 문제 되는지와 그 반출 경위를 먼저 정리한 뒤,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