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별거 중인데 상간소송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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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별거 중인데 상간소송 가능할까? 

김채린 변호사



안녕하세요, 상간소송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김채린 변호사입니다.

상간소송 상담에서 의외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사실 몇 년째 별거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도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반대로 소장을 받은 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부부는 이미 졸혼하기로 협의해서 이혼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제가 왜 위자료를 물어야 하나요?"

졸혼, 별거, 주말부부.

부부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상태였는지'가 상간소송의 핵심 쟁점이 되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부가 '졸혼협약서'까지 작성하고 별거 중이었던 사건에서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는지 실제 판결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졸혼·별거라는 사실만으로는 소송을 막지 못합니다

법원은 졸혼협약서를 쓰고 몇년째 각각 국내와 해외에 살며 별거 중이던 부부의 사안에서도 상간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사건의 내용: 졸혼협약서 쓰고 필리핀 별거 중이던 남편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원고 부부는 1997년 혼인신고를 한 27년차 부부로, 성년 자녀 둘을 두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사업 때문에 필리핀 마닐라에 거주했고, 아내인 원고는 대구에 살면서 장기간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리고 부부는 2020년 2월, 성년 자녀 두 명이 증인으로 서명한 '졸혼협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남편은 필리핀 한인모임에서 피고(상간녀)를 만나 2022년 4월경 성관계를 갖는 등 교제를 했고, 아내가 피고를 상대로 위자료 5,000만 원의 상간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피고는 "이미 졸혼협약서까지 쓴 부부다. 부부공동생활은 파탄된 상태였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습니다.

과연 이 졸혼, 별거 항변이 통할 수 있는지 여부가 오늘의 주제입니다.

법리: '파탄 후 상간'은 위자료 책임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

원칙적으로,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면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3년 12월,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는 등으로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이후 제3자가 부부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이혼 전이라도 '실질적 파탄 이후의 부정행위'라면 위자료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졸혼·별거 사안에서는 "부정행위 당시 혼인이 실질적으로 살아 있었는가"가 승패를 가르는 질문이 됩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왜 졸혼이 '파탄'이 아니라고 봤을까?

흥미로운 것은 법원이 졸혼협약서의 내용 자체를 근거로 파탄 항변을 배척했다는 점입니다.

법원이 주목한 졸혼협약서 조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남편이 국내에 체류할 때는 원고가 거주하는 자택에서 거주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서로 휴대폰 위치추적 기능을 공유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상대방이 요구하면 인증샷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셋째, 자녀들이 증인으로 서명했고, 협약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가족회의를 거쳐 이혼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법원은 이 협약서는 혼인을 끝내기 위한 문서가 아니라, 떨어져 지내면서도 혼인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사생활을 제약한 문서라고 본 것입니다.

즉 졸혼협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근거로,

졸혼협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혼 의사가 합치되었다거나, 배우자의 성적 성실의무를 면제해 주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부부가 협의이혼 신청을 한 적이 있으나 쌍방 2회 불출석으로 이혼이 성립하지 않았던 사정도 같은 맥락에서 읽혔습니다.

'졸혼'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졸혼을 하게 된 경위, 졸혼협의의 구체적인 내용 등 그 실질을 본 것입니다.

위치를 공유하고, 심야에 인증샷을 요구할 수 있는 관계라면, 그 혼인은 법적으로 여전히 살아 있는 혼인입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가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 교제한 사실을 인정하고, 혼인 기간과 형태(장기 별거),

부정행위의 내용과 기간을 특정할 수 없는 점,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여 위자료 1,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이 말해주는 것

별거 중이라는 사정, 졸혼 이야기가 오갔다는 사정만으로 포기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관건은 혼인의 실질이 남아 있었다는 점의 입증입니다.

생활비 송금 내역, 가족 행사 참여, 자녀와의 관계, 연락 기록, 이 사건처럼 서로의 생활을 확인하던 정황이 모두 증거가 됩니다.

다만 반대로 각자 이성교제를 상호 용인하기로 합의했다거나 수년간 연락조차 없던 관계라면 파탄 법리에 따라 기각될 수 있으므로,

소송 전에 내 사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냉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내 사건은 어느 쪽일까

'졸혼·별거 중 상간소송'은 사실관계 한 끗 차이로 인용과 기각이 갈리는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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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 결과는 판례 데이터 기반의 참고용 예측이며, 법률 자문이나 결과 보장이 아닙니다.

별거·졸혼 사안은 특히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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