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고소 전 확보해야 할 증거들
스토킹 고소 전 확보해야 할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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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고소 전 확보해야 할 증거들 

이기영 변호사

스토킹 피해를 입으면 “일단 고소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고소를 통해 가해자의 스토킹 행위를 중단시키고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지만, 고소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나오려면 스토킹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잘 수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한 번의 행위보다 연락과 접근이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몇 차례 이어졌는지가 중요하게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은 스토킹행위와 스토빙범죄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미행하거나 주거지·직장 주변에서 기다리고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카카오톡 등으로 글·말·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등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스토킹범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해당 여부는 행위의 유형뿐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 정당한 이유, 불안감 또는 공포심, 행위의 지속성·반복성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문자를 많이 받았다”는 설명보다, 행위의 전체 경과를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문자와 카카오톡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화 내용을 삭제하거나 일부만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피해자에게 유리해 보이는 메시지만 골라 캡처하기보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전체 대화의 흐름을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의 프로필, 전화번호 또는 계정 정보가 보이는 화면/ 대화방의 전체 목록/ 날짜와 시간이 표시된 개별 메시지/ 상대방의 메시지와 이에 대한 피해자의 답변/ 읽음 표시, 부재중 전화 표시, 첨부파일·사진·음성메시지/ 차단 전후의 연락 시도/ 다른 번호나 새로운 계정으로 연락한 정황을 모두 저장해 두어야 합니다.

캡처할 때에는 메시지 내용만 잘라내기보다 날짜, 시간, 상대방의 식별정보, 대화의 앞뒤 맥락이 함께 보이도록 저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캡처 파일에는 임의로 글자를 덧붙이거나 색상·내용을 수정하지 않아야 하며, 원본 휴대전화와 원본 대화방도 꼭 그대로 보존해 두셔야 합니다.

문자메시지의 존재 자체가 상대방이 반복적으로 연락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그 내용이 아니라 메시지 자체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문자내역은 내용의 진실성 자체보다 해당 문자가 실제로 반복적으로 도달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고, 원본 내용과 출력물의 동일성이 확인되면 증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사건일지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스토킹 피해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개별 연락의 순서와 횟수, 당시의 감정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간단한 사건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일지를 작성할 때는, ① 날짜와 시간 (연락·방문·미행이 발생한 정확한 시각 또는 추정 시간), ② 장소 (집, 직장, 주차장, 대중교통, 상점 등 구체적인 장소), ③ 행위 유형 (전화, 문자, 카카오톡, 방문, 대기, 미행, 선물 전달 등), ④ 구체적 내용 (메시지의 핵심 내용, 상대방의 말과 행동 등), ⑤ 이에 대한 피해자의 대응 (답변, 거부 의사 표시, 차단, 경찰 신고 여부 등) ⑥ 주변 상황 (목격자, CCTV 위치, 동행자, 차량번호 등), ⑦ 피해 결과 (불안·공포, 외출 곤란, 수면장애, 병원 방문 등)를 나누어서 이런 정보를 모두 기재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표현만 길게 적기보다 사실과 평가를 구분해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판례도 피해자의 진술을 판단할 때 진술 자체의 합리성·일관성뿐 아니라 CCTV, 112 신고내역, 문자내역, 잠정조치결정 등 객관적 자료와의 부합 여부를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객관적인 자료와 대체로 부합한다면 일부 세부사항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부정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3. CCTV는 언제 확보해야 할까

CCTV는 가능한 한 빨리 확보를 요청해야 합니다. 많은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덮어쓰기 되거나 삭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피해자가 직접 CCTV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보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안전합니다.

관리사무소·건물주·상점·회사에 사건 발생 시각 전후 충분한 범위의 영상 보존을 요청하고, 요청 날짜와 담당자의 이름을 기록해 둡니다. CCTV 설치 위치와 촬영 범위를 사진으로 남기고, 현관뿐 아니라 주차장, 엘리베이터, 건물 출입구, 주변 도로 영상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경찰 신고 시 CCTV 위치와 관리주체를 정확히 전달합니다.

CCTV 영상 중 일부 장면만 캡처하면 전체 동선이나 행위의 전후관계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캡처 사진만이 아니라 영상 파일 자체 또는 수사기관이 확보할 수 있도록 보존 요청을 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112 신고 기록의 활용 방법

112 신고는 단순한 연락처가 아니라 피해가 발생한 시점과 당시의 긴급성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신고 후에는 신고 일시, 신고 장소, 신고 내용, 출동 경찰관의 안내, 상대방이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경찰이 상대방에게 경고하거나 분리 조치를 했는지, 사건 처리번호 또는 신고 관련 안내 내용 등을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같은 사람이 다시 찾아오거나 연락해 온 경우에는 과거 신고 사실을 설명하면서 “이전 신고 이후에도 재접근했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야 합니다. 긴급한 위험이 현재 발생하고 있다면 고소장 작성 여부와 관계없이 112 신고 및 현장 보호 요청이 우선될 수 있습니다.

 

5. 반드시 함께 정리할 자료

다음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매우 좋습니다.

- 문자·카카오톡 전체 대화

- 발신·수신 및 부재중 전화 내역

- 차단 및 차단 해제 기록

- 현관·주차장·직장 주변 CCTV

- 택배·선물·편지 사진

- 112 신고 내역

- 주변인에게 보낸 메시지나 연락 내용

- 상대방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한 자료

특히 “연락하지 말라”, “찾아오지 말라”는 의사를 표시한 자료는 중요합니다.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녹음, 제3자를 통한 전달 등 어떤 방식이든 당시의 명확한 거부 의사가 드러나도록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표시한 이후 한두 차례 답장을 하거나 상대방을 만났다는 사정만으로 과거의 모든 행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연락을 주고받은 경위, 당시의 두려움이나 압박, 만남의 목적, 그 전후의 반복적인 연락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상대방의 반복적인 연락이나 위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만나거나 답변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 전후 경위에 비추어 연락을 허용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6. 고소장 제출 전 최종 점검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에는 다음 사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연락과 방문을 날짜순으로 정리했는지

- 전체 대화와 일부 캡처본을 구분했는지

- 상대방에게 거부 의사를 표시한 자료가 있는지

- 112 신고번호와 출동 내용을 정리했는지

- CCTV 보존 요청을 했는지

- 사건일지와 증거 파일의 날짜가 일치하는지

- 주변 목격자와 연락처를 정리했는지

- 원본 파일을 별도로 보관했는지

 

스토킹 사건의 핵심은 캡처의 양이 아니라 사건의 구조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연락과 접근이 시작되었고, 피해자가 어떻게 거부했으며, 그럼에도 상대방의 행동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위험한 만남을 시도하거나 일부러 자극적인 연락을 유도하는 것은 절대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긴급한 위험이 있다면 고소장 준비보다 112 신고와 현장 분리, 안전한 장소로의 이동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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