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스토킹이에요? - 행위로 알아보는 스토킹 범죄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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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스토킹이에요? 행위로 알아보는 스토킹 범죄유형 

이기영 변호사

최근 스토킹 범죄 관련 사건이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법률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이게 진짜 스토킹이에요?"라는 의문입니다.

연락을 여러 번 했지만 이게 스토킹인지 몰랐다거나, 상대방이 왜 갑자기 고소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가해자의 입장과, 반대로 명백히 스토킹 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사기관이 소극적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혼란의 핵심 원인은 스토킹처벌법이 규정하는 '행위 유형'과 '범죄 성립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제2조를 바탕으로 스토킹 행위의 유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각 행위 유형에 부합하는 실제 판례들을 덧붙여 명확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스토킹 범죄의 기본 구조

본격적인 유형 분석에 앞서, 스토킹 처벌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장 핵심적인 법적 기준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다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두 개념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스토킹행위(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아래에서 설명할 행위 유형(가~사목)을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 자체를 말합니다.

스토킹범죄(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는, 위의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일회성의 '스토킹행위'만으로도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 등 보호 조치의 대상은 될 수 있으나, 형사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속성' 또는 '반복성'이 있어야 합니다.

 

나. '불안감과 공포심'은 피해자의 주관이 아닌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확고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이때 법원은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지위, 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태양(모습), 행위 전후의 언동,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주관적으로 무서워하지 않았더라도 객관적으로 불안감을 줄 만했다면 죄가 성립하며, 반대로 주관적 공포심만으로는 무조건 유죄가 되지 않습니다.

 

2. 스토킹범죄의 유형

가. 접근·따라다니기·진로 막기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가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어떤 행위가 해당할까요?

물리적으로 상대방의 신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뒤를 밟고, 앞을 가로막아 이동을 방해하는 가장 전형적인 물리적 스토킹입니다. 특히 '상대방의 주거지 자체에 접근'하는 행위 역시 이 유형의 스토킹에 포함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 관련 판례 분석

- (사안 개요, 수원지방법원 2024고정1228)) 남성 피고인(67세)이 등산로에서 처음 만난 여성 2명(24세)에게 "예쁘다", "짝사랑하던 여자와 닮았다"며 접근했고, 피해자들이 수차례 "먼저 가시라"며 명확히 거절했음에도 하산할 때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피해자들의 걸음에 맞춰 멈추고 움직이며 끈질기게 따라다니고 심지어 피해자들이 피하기 위해 넘어간 펜스까지 넘어 따라왔으며, 하산 후에도 일행이라 우기며 떠나지 않아 주변 등산객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사안이었습니다.

- (법원 판단) 비록 행위가 단 1회에 그쳤으나, 약 2시간 30분 동안 지속적으로 따라다닌 시간은 스토킹범죄의 '지속성'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아 유죄(벌금 50만 원) 선고하였습니다.

- 이 판결은 일회성 행위라도 장시간 계속되면 유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 기다리거나 지켜보기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나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나목은,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어떤 행위가 해당할까요?

상대방의 집 앞, 회사 로비, 자주 가는 카페 등 일상적인 생활 공간 근처에서 서성이며 지켜보는 행위입니다. 가목의 행위(접근하기)와 달리 상대방과 직접 마주치지 않거나 상대방이 그 자리에 당장 없더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단, 상대방과의 실제 '접촉 가능성'이 전제된 형태여야 합니다.

○ 관련 판례 분석

- (사건 개요,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고단2490 판결) 50대 남성인 피고인이 20대 여성 피해자가 근무하는 음식점에 매일 방문하여 지켜보던 중, 피해자의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밤늦은 퇴근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가 차량과 자전거를 이용해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아파트 정문 앞까지 약 20분간 뒤따라가며 지켜본 사안이었습니다.

- (법원 판단) 두 차례에 걸쳐 주거지까지 미행한 행위는 야간이라는 시간대와 피해자의 주거지 정보가 노출된 점을 고려할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상당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스토킹범죄의 반복성과 고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유죄(징역 6월, 집행유예 1년)를 선고했습니다.

 

다. 통신수단을 이용한 접근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상대방등에게 우편ㆍ전화ㆍ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어떤 행위가 해당할까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스토킹 유형으로 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DM, 이메일,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등을 통해 원치 않는 연락을 취하는 행동입니다. 보내는 내용이 협박이나 욕설이 아닌 단순한 안부 묻기나 애원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거부 의사에 반하여 반복 도달했다면 스토킹에 해당합니다.

○ 관련 판례 분석

1) 수원지방법원 2024노4199판결

- (사건 개요) 연인으로부터 새벽에 이별을 통보받고 명확한 연락 거부 의사를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단 하루(만 24시간 미만) 동안 무려 약 300통에 달하는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을 연속해서 보냈으며 주거지 근처까지 찾아갔고, 메시지에는 만남을 종용하거나 협박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던 사안이었습니다.

- (법원 판단) 피해자가 진지하고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단시간에 비정상적으로 대량의 연락을 취한 것은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평온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이므로 포괄일죄의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유죄(벌금 500만 원)를 선고했습니다.

2)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6고단10239 판결

- (사건 개요) 피고인이 SNS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욕설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가 해당 계정을 차단하자 즉시 다른 SNS 부계정을 새로 만들어 "더러워!", "한번 주고 싶어서 난리났냐" 등의 메시지를 추가로 전송하는 등 총 4회 연락을 취한 사안으로, 피고인은 갈등 상황에서의 일시적 감정 표출일 뿐 스토킹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 (법원 판단) 피해자가 명확히 차단함으로써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새로운 계정까지 동원하여 반복해서 메시지를 도달하게 한 행위는, 피해자에게 상시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과 추가 위해의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며 유죄(벌금 200만 원)를 선고했습니다.

 

라. 물건 등 전달·방치 및 훼손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라·마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1호 마목은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어떤 행위가 해당하까요?

상대방 집 문 앞에 꽃바구니를 두고 가거나, 직장으로 원치 않는 선물을 배달시키는 행위, 혹은 차량 문틈에 손편지를 꽂아두는 행위가 라목에 해당합니다. 또한, 집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칼로 찢어놓거나 화분을 부수는 등의 행위는 마목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음향(소음)'을 상대방에게 도달시키는 행위 역시 라목의 '물건 등 도달'로 처벌하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습니다.

○ 관련 판례 분석

1)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 (사건 개요) 빌라 아래층에 살던 피고인이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수개월간 이웃들이 잠드는 밤늦은 시각부터 새벽 사이에 반복적으로 도구를 이용해 천장과 벽을 '쿵쿵' 치거나 음향기기를 크게 틀어 위층 피해자들에게 고의적으로 심한 소음을 도달하게 했고, 피고인은 층간소음 분쟁에 따른 정당방위 및 단순 소음 발생일 뿐이라 주장했습니다.

- (법원 판단) 대법원은 '음향'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 역시 스토킹 행위 유형(라목)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면서, 이웃 간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 고의적·반복적으로 소음을 유발해 상대방의 생활 평온을 심각하게 깨뜨렸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는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며 유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 이 판결은, 스토킹처벌법이 남녀 관계뿐 아니라 이웃 간 층간소음 분쟁에도 엄격히 적용됨을 보여준 의미가 있습니다.

2)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 2025고정30 판결

- (사건 개요) 대량의 문자메시지와 전화 공세를 펼치던 피고인이 주차장에서 피해자의 차량을 발견하자, 피해자 승용차 운전석 문틈에 자필로 작성한 손편지("예전처럼 서로 아끼며 살면 안 될까")를 끼워두고 간 사안이었습니다.

- (법원 판단)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던 중, 피해자의 일상 동선인 주차장에서 차량에 직접 접근해 편지를 놓아둔 행위는 피해자에게 '나를 감시하고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줄 수밖에 없으므로 스토킹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이 사안은 위 행위의 스토킹행위와 다른 행위들을 합하여 스토킹범죄로 인정되어 유죄 선고된 사례입니다.)

 

마. 온라인 신원 도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사목)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사목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악질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2023년 7월 11일 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유형입니다.

○ 어떤 행위가 해당할까요?

상대방의 SNS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사칭 계정을 만든 뒤 타인과 대화하거나, 피해자인 척 가장하여 부적절한 글을 작성해 피해자의 평판을 훼손하고 대인관계를 망가뜨리는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이 사칭형 온라인 스토킹의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모든 유형에 공통되는 요소

앞서 열거한 행위들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져야 하고, 그러한 행위를 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없어야’ 하며, 가해자에게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가능성이나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스토킹범죄의 고의)이 있어야,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스토킹 범죄’로 인정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스토킹범죄의 고의가 "상대방을 기필코 괴롭혀서 미치게 만들겠다"는 식의 계획적이거나 악의적인 의도까지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가능성이나 위험'을 인식하고 예견했음에도 행위를 강행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스토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단지 붙잡고 싶었을 뿐이다", "걱정돼서 그랬다", "스토킹법을 전혀 몰랐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고의를 부정하는 사유로 받아들여지기 매우 어렵습니다.

 

4. 마치며

스토킹 범죄는 단순한 남녀 간의 유정 갈등이나 일상적인 이웃 간 분쟁으로 치부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고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중대한 형사 범죄로 다루어집니다.

피해자라면 상대방의 원치 않는 접근과 연락이 발생했을 때 명확하게 거부 의사("더 이상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마라. 계속하면 스토킹으로 고소하겠다")를 표시하고, 이를 문자나 녹음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후 행위가 발생한 날짜, 시간, 구체적 내용, 연락 캡처, CCTV, 블랙박스 등 객관적 증거를 꼼꼼히 수집하여 신속히 고소 및 신변보호 조치(잠정조치, 긴급응급조치 등)를 신청해야 합니다.

이에 반해 피고소인(행위자)이라면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표시한 즉시 모든 접근과 연락을 중단해야 합니다. 억울한 채권 채무 관계나 소송상 목적이 있더라도 법이 허용하는 합법적 절차만을 밟아야 하며, 본인의 행위 횟수, 지속 시간, 경위 등을 분석해 법리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해야 하므로 초기부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스토킹은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더 중한 강력 범죄로의 확대를 막고 평온한 일상을 지킬 수 있습니다.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안전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으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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