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안 된 외국인 자녀도 친권·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출생신고 안 된 외국인 자녀도 친권·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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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 안 된 외국인 자녀도 친권·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유지은 변호사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부부가 아이를 낳았지만 본국 대사관이나 한국 행정기관에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채 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체류기간을 넘겼거나 본국과 연락이 끊긴 경우, 난민 신청 중이거나 자녀의 국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출생을 증명할 공적 서류를 마련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이 상태에서 부부가 이혼하면 자녀를 누가 키울지,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됩니다.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으니 법적으로 친자관계를 확인받아야하는데 법원에서 불법체류자 자녀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을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헌법재판소는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출생등록 여부는 아동의 친권·양육비 문제와도 연결되는 만큼,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번 결정의 의미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절차를 구분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외국인 자녀를 두고 이혼할 때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할 수 있는지,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부모·자녀 관계를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자녀는 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을까요?

현재 가족관계등록법은 대한민국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을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하는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외국인이라면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도 국민과 같은 방식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규정이 없습니다.

외국인 부모는 일반적으로 자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자녀의 출생을 등록한 뒤 여권을 발급받고, 이를 토대로 국내 체류자격과 외국인등록 절차를 밟습니다. 부모가 미등록 체류 상태이거나 본국법상 요구되는 서류를 구하지 못하면 이 절차를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법률 공백이 외국인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의 부모는 베트남 국적자로, 체류기간이 지난 상태에서 2019년 한국에서 자녀를 출산했지만, 자녀는 한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고 약 11개월 뒤에야 베트남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마쳤습니다.

헌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도 국적과 부모의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는 본국에서 출생등록을 했는지와 관계없이 국내 출생 사실을 공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헌재 2026년 8월 27일 선고 2022헌마255 결정)

출생등록이 없으면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할 수 없을까요?

출생등록은 아동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의 자녀로 태어났는지를 공적으로 기록하고 증명하는 제도입니다. 출생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제 부모·자녀 관계나 부모의 부양의무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혼 과정에서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려면 법원이 해당 아동의 존재와 부모·자녀 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녀의 이름과 생년월일만 기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병원이 발급한 출생증명서와 부모의 여권, 외국에서 발급된 혼인·출생등록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제목에서는 이해하기 쉽게 ‘친권을 청구한다’고 표현했지만, 이혼 절차에서는 부모 중 누구를 친권자로 지정하고 누가 자녀를 실제로 양육할지를 정하게 됩니다. 부모가 합의하면 협의 내용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고, 합의하지 못하면 가정법원이 자녀의 연령과 현재 양육 상태, 부모의 양육환경 등을 살펴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합니다.

국제결혼 가정이라고 해서 항상 한국 민법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사법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의 본국법이 모두 같으면 그 나라의 법이, 서로 다르면 원칙적으로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이 부모·자녀 사이의 법률관계에 적용됩니다. 자녀가 태어난 뒤 줄곧 한국에서 부모와 생활했다면 한국법이 적용될 수 있지만, 부모와 자녀의 국적 및 실제 생활 근거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출생신고 안 된 자녀도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부모는 이혼하거나 별거하더라도 자녀를 부양할 책임이 있습니다. 출생등록이 누락됐다는 이유만으로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 지급 책임에서 곧바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비 심판이나 이혼소송에서 자녀와 상대방 사이의 친자관계가 확인돼야 실제 지급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이고 부부 모두 친자관계를 인정한다면 출생증명서와 혼인관계 자료 등을 통해 관계를 소명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자녀가 아니라고 다투거나 혼인 외의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라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인지하지 않은 상태라면 먼저 인지청구를 검토해야 하며, 재판 과정에서 유전자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국적이 다르면 친자관계의 성립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도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친자관계가 확인되면 장래의 양육비뿐 아니라 혼자 자녀를 키우며 부담한 과거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부모의 소득과 재산, 자녀의 나이와 교육비·치료비, 실제 양육 경위 등을 살펴 부담액을 정합니다. 상대방이 외국에 거주한다면 재판서 송달과 소득자료 확인, 결정 후 집행 방법까지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헌재 결정 후 지금 바로 한국에서 출생신고할 수 있을까요?

이번 위헌 결정은 출생등록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국회의 입법부작위를 확인한 것입니다. 어느 기관에 신고할지, 누가 신고할 수 있는지, 어떤 서류를 제출할지는 앞으로 법률로 구체화해야 합니다.

따라서 헌재 결정이 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 부모가 지금 바로 주민센터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방식으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출생등록을 한다고 자녀에게 한국 국적이나 체류자격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헌재는 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문제와 국적·체류자격 부여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그렇다면 출생등록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이혼과 양육비 문제를 미뤄야 할까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병원 출생증명서 원본, 산모와 자녀의 진료기록, 예방접종 기록, 부모의 여권과 외국인등록 자료, 혼인증명서, 본국 대사관에 출생등록을 문의하거나 신청한 기록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에서 출생증명서나 가족관계 서류를 발급받았다면 번역문과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확인이 필요한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자녀의 출생 사실과 친자관계를 입증할 자료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 이혼소송에서 친권자·양육자 지정과 양육비를 함께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친부가 자녀를 부인하거나 부모의 인적사항조차 분명하지 않다면 인지청구와 유전자검사부터 준비해야 할 수 있습니다.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 자녀의 사건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국적, 출생 당시 혼인 상태, 현재 거주지, 본국 출생등록 유무에 따라 필요한 절차가 달라집니다. 이혼신청서부터 제출하기 전에 출생 사실과 친자관계를 어떤 서류로 설명할 수 있는지 먼저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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